
‘옐로우 몬스터즈’는 멤버마다 캐릭터가 살아 있는 전통적인 남성 3인조 록 밴드다.
21세기 들어 이 기본 구성마저 깨뜨린, 말 그대로 파격적인 틀이 많이 생겼다. 얼마 전 해체를 발표했지만 이름 그대로 지난 10년을 주름잡았던 ‘화이트 스트라입스(White Stripes)’는 베이스 없이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만으로 몇만 명이 들어가는 공연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우리나라의 2인조 록 밴드 ‘밤섬해적단’에는 심지어 록음악의 얼굴인 기타 연주자가 없다. 같은 3인조라도 사소하게 변화를 줌으로써 신선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기타 대신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던 ‘몰핀’ 같은 밴드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록 밴드의 포메이션에서 3인조 구성은 뭔가 촌스럽고 한물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남성 3인조 록 밴드의 매력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옐로우 몬스터즈(Yellow Monsters)’의 공연이다. 보컬 겸 기타 용원, 베이스 한진영, 드럼 최재혁으로 구성된 이들은 세계 최초 슈퍼 밴드로 불렸던 ‘크림’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하다. 이들이 보여준 3인조 록 밴드의 매력은 멤버 전원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쇼맨십 강하고 화끈한 기타리스트 용원은 남성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딱 좋다. 20~30대 여성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화보를 연상케 하는 베이시스트 한진영의 몸매에 높은 ‘충성심’을 드러낼 것이다. 드럼 세트를 부술 듯 두드리는 드러머 최재혁에게는 관객 모두가 열광한다.
멤버 전원이 데뷔 10년 이상 된 프로이자 록음악계 스타지만, 무대는 패기와 혈기로 가득 차 있다. 최근 가창력 좋은 ‘1급’ 가수들이 출연한 MBC‘나는 가수다’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3인조 밴드끼리 혈투를 벌이는 광경을 보는 재미도 꽤 좋을 것 같다. 옐로우 몬스터즈와 좋은 승부를 펼칠 ‘1급’밴드로 먼저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아폴로 18’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실정상 ‘우리는 밴드다’ 같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좋은 록 공연이 무척 많기 때문. 올여름에 있을 록페스티벌을 기다릴 것도 없이 당장 4월 옐로우 몬스터즈의 결성 1주년 공연이 있다. 4월 16일 홍대 앞 롤링홀에서 이들의 진가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3인조 밴드의 매력을 알아버린 당신은 당장 주말 밴드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3인조. 딱 2명만 더 끌어들이면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