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최대 명절 설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이런 자리에 우리 술이 빠질 수 없다. 우리 술 한 병에는 맛과 역사,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사랑과 정을 나누는 데 한잔의 전통 술은 윤활유 구실을 한다.
- 이번 명절은 좋은 우리 술과 함께해보자.

송화백일주
신라시대부터 명맥 이어온
국내 유일 사찰법주


감홍로
‘38이북의 으뜸! 평양 3대 명물,조선3대 명주’

솔송주
정여창 선생 집안 500년 비법 고스란히 담겨
500여 년 동안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던 솔송주 빚는 비법은 박흥선 명인에게 전수돼 꽃을 피웠다. 솔송주는 알코올 도수 40도의 증류주로 5년간 저온 숙성시킨다. 맑은 물과 노송이 있는 청정지역 지리산 자락에서 빚는 술로, 은은히 퍼지는 소나무 순의 향과 솔잎의 신선한 느낌을 입안 가득히 느낄 수 있다. 뒤끝이 깨끗하며 오래 숙성시킬수록 맛과 향이 깊어진다. 도수가 높은 술이지만 목 넘김이 다른 주종에 비해 굉장히 부드럽다. 명절 음식으로는 갈비찜을 추천한다. 함양에서는 흑돼지로 만든 갈비찜에 솔송주를 곁들인다고 한다. 솔송주가 고기 맛을 더욱 부드럽게 해주고 갈비찜 양념과 부드럽게 잘 어우러진다. www.solsongju.com 055-963-8992~3
오메기술
신에게 올리던 술로 화이트 와인 닮아
오메기술은 묘하게 화이트 와인을 담았다. 화산섬 제주는 토양 자체가 화산회토이고 물이 잘 빠져 예로부터 벼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옛날 제주 사람들의 주요 식량은 조와 보리. 그중에서도 조는 제주 사람의 주요 식량이었는데,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떡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 바로 오메기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13도. 처음 입에 넣었을 때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향취가 느껴지는데, 차갑게 해서 와인 잔에 따라 마시면 느낌이 확 바뀐다. 입안 가득히 미네랄 풍미가 가득 느껴진다. 오래전에 바다였던 지역을 메워 만든 포도밭에서 나오는 화이트 와인을 닮았다.
전이나 부침개 등 담백하면서도 기름기가 있는 음식의 느끼함은 오메기술 특유의 감칠맛이 잘 잡아준다. 제주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해산물로 만든 전, 옥돔구이, 갈치조림 등이 추천 안주다. 명절에 온 가족이 나누는 떡도 좋은 안주가 될 수 있다. “떡과 술?”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의외로 잘 어울린다. 곡류의 차진 단맛과 술이 만나 입에 착 붙는다. www.jejusaemju.co.kr 064-799-4225
삼해소주
서울 풍류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김 명인은 시민, 관광객 등을 상대로 시연회를 열거나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으며 최근 식품명인에 지정됐다.
삼해소주는 여러 번의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깊다. 농축미가 돋보이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상쾌한 맛이 일품이다. 마실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조금씩 바뀌며, 마지막 세 번째 잔에서 그 맛과 향이 극대화되는 만큼 세 번에 걸쳐 맛보길 권한다. 쌀의 농축미가 강한 삼해주는 고기류보다 맑은 탕, 찜 등이 잘 어울린다. 명절에는 생선찜을 곁들여보자. 070-8202-9165
이강주
소주를 좋아하는 어른들을 위한 술
이 술은 직접 만든 소주에 배(梨)와 생강(薑)이 들어간다고 해 이강주(梨薑酒)라 불리게 됐다. 아주 옅은 노란색을 띠어 술꾼 사이에서는 ‘여름 밤 초승달 같은 술’로 불린다.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맛으로 숙취가 없고 뒤가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그 비결은 바로 울금에 있다. 술에 울금을 쓰는 것은 드문데 중국 황실에서 썼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수라간에서 음식 재료로 썼다고 전해진다. 희석식 소주만 찾는 소주파도 이 술을 맛보면 그 맛에 엄지를 척 세운다.
이강주는 기름진 음식과 최강의 조합을 보여준다. 한식을 비롯해 까르보나라, 아란치니 같은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서양음식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론 프라이드치킨을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꼽는다. 역시 어울리는 명절 음식으로는 전이나 튀김, 치킨 등을 추천한다. www.leegangjumall.com 063-212-5765
한산소곡주
명절 요리에 지친 어머니도 한 잔
한산소곡주의 주재료는 찹쌀과 메주콩, 엿기름, 밀누룩, 말린 생강, 말린 국화, 홍고추 등. 찹쌀로 고두밥을 찐 뒤 홍고추를 제외한 재료들을 섞어주고 밑술을 넣어 발효시킨다. 항아리에 정성스레 넣고 마지막으로 발효가 잘 되게 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붉은 고추를 세워 꼽는다. 일반 전통주가 물과 쌀의 비율이 1.6 대 1인데 비해 한산소곡주는 0.6 대 1이다. 이처럼 물을 적게 사용하는 건 원재료의 풍미와 영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소곡주의 원래 이름은 소국주. 누룩을 적게 넣어 만든 술이라는 뜻이다.
한산소곡주가 제대로 된 술맛을 내기 위해서는 100일을 기다려야 한다. 한산소곡주는 연한 미색으로 단맛이 돌면서 끈적거리고 들국화의 그윽한 향과 맛이 난다. 명절에 지친 여성에게 한산소곡주를 온더록으로 맛보게 하자. 청량감이 더해져 기분이 경쾌하게 살아난다. www.sogokju.co.kr 070-7017-4712
자희향
120일 저온 숙성, 향이 좋아 삼키기 아깝다고?
온 가족이 명절 음식을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술로 자희향(自喜香)을 골라봤다. ‘스스로 그 향기에 기뻐하다’는 의미를 담은 술로 나비 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에서 생산된다. 자희향은 ‘그 향이 좋아 차마 삼키기 아깝다’는 뜻에서 석탄주(惜呑酒)라고도 한다. 300년 전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한 술이다.
술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는 유기농 찹쌀과 전통 밀누룩. 멥쌀로 죽을 만들고, 거기에 전통 방식의 밀누룩을 섞어 항아리에서 나흘간 발효시켜 밑술을 얻는다. 여기에 다시 유기농 찹쌀로 고두밥을 찌는데, 이때 직접 재배한 국화꽃을 함께 넣고 익혀서 고두밥에 국화향이 배게 만든다. 숙성이 끝난 술을 걸러 전통 옹기에서 120일간 저온 숙성시키면 알코올 도수 15도의 자희향이 완성된다.
자연스러운 단맛과 와인 같은 부케 및 국화향이 일품이다. 합성 감미료 등을 전혀 넣지 않았고, 유리병으로 고급화한 프리미엄 막걸리로 손꼽힌다. 삼성 사장단 만찬주로 채택되면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은은한 달콤함이 있어 차갑게 해 식전주로 건배하며 분위기를 살리거나, 식사 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과일, 한과와 함께 즐기기에 좋다. sinyoga.co.kr/shop 010-5100-4036
추성주
마시면 신선 … 은은한 황금색 일품
추성주는 은은한 황금색을 띠며, 한약재에서 우러나오는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알싸한 맛이 일품이고, 특히 뒤끝이 깨끗하다. 주원료는 찹쌀, 멥쌀, 구기자, 오미자, 산약, 갈근 등이다. 깔끔한 맛과 향이 양주와 흡사한데 전통주 가운데 가장 많은 약재가 들어간다. 각종 한약재를 혼합해 발효시킨 술을 증류해 40도의 증류주를 만들고, 여기에 다시 약재 추출물을 가미하면 25도의 추성주가 만들어진다. 추성주를 한 모금 마시면 다양한 약초의 향이 목울 타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맛과 향이 더해진다. 차게 보관하면 맛이 더욱 좋아지는데,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반주로 한 잔씩 하면 제격이다. 명절 음식 중에는 담백한 불고기 요리나 구수한 쇠고기 무국을 추천한다. www.chusungju.co.kr 061-383-3011

이화주
명절은 집에서! 혼술족에게 딱이야
예전엔 논 3.3㎡에서 1년 동안 수확하는 쌀로 막걸리를 14병을 만들 수 있는 반면, 이화주는 단 1병만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쌀의 풍미가 농축돼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탁주다. 알코올 도수는 12.5도. 요구르트처럼 새콤한 향, 걸쭉하면서도 벨벳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운 촉감, 농후한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화주는 디저트처럼 가볍게 떠 먹어도 좋고, 막걸리와 반반 섞어서 조금 더 묽게 먹어도 좋다. ‘혼술’ 하면서 곁들이기 좋은 안주로는 호두강정 같은 견과류를 추천한다. 이화주를 위에 뿌려서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과일로는 딸기를 강력 추천한다. 딸기 위에 토핑처럼 뿌려 먹어도 되고, 딸기에 찍어 먹어도 좋다. 혼자 먹는 술이니 천천히 음미하며 맛보는 것이 좋다. www.ksdb.co.kr 080-0035-100
민족 최대 명절 설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이런 자리에 우리 술이 빠질 수 없다. 우리 술 한 병에는 맛과 역사,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랑과 정을 나누는 데 한잔의 전통 술은 윤활유 구실을 한다. 이번 명절은 좋은 우리 술과 함께해보자.
이지민은 ‘대동여주도’(www.facebook.com/drinksool), ‘언니의 술 냉장고 가이드’(www.facebook.com/nsooln) 콘텐츠제작자이자 F&B 전문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PR5번가를 운영하며 우리 전통주를 알리고 있다. 술과 음식, 사람을 좋아하는 음주문화연구가다. prnpr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