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콘란샵’ 창업자인 테렌스 올비 콘란 경이 매장 스토리에 관해 써놓은 ‘콘란블루’ 컬러의 벽면. [김도균]
‘더콘란샵’은 영국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기사 작위를 받은 테렌스 올비 콘란(Terence Orby Conran) 경이 1974년 설립했다.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 총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한다’는 의미를 담아 럭셔리 가구와 주방 식기, 홈 액세서리, 소형 가전, 리빙 소품, 패션잡화 등 260개 넘는 브랜드를 취급한다. 핀란드의 ‘아르텍(Artek)’, 덴마크의 ‘칼한센앤선(Carl Hansen&Son)’과 ‘루이스폴센(Louis Poulsen)’, 미국의 ‘놀(Knoll)’과 허먼밀러(Herman Miller), 이탈리아의 ‘까시나(Cassina)’ 등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자체 PB 제품도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신관 2개 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어 매장 규모만 3300m²에 달한다. 11월 15일 첫 오픈하고 주말까지 사흘간 3만6000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실험실 콘셉트의 매장과 올비 카페
1 영국 아티스트 존 부스가 작업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1층 매장. 2 1층에서는 그릇과 자잘한 생활 소품도 판매한다. 3 1층 매장은 제품이 돋보이도록 화이트 톤으로 꾸몄다. [김도균]
국내외 업체가 리빙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근래 들어 한국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렌시아(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경향),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포미(for me)족처럼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층의 확산이 그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리빙시장은 2014년 10조 원에서 2017년 12조 원으로 커졌다. ‘더콘란샵’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의 리빙 콘텐츠가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커피 맛이 일품인 명소 ‘올비 카페’. [김도균]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은 칼한센앤선의 자이언트 의자. [김도균]
명품 리빙 갤러리 분위기
명품 디자이너의 가구 갤러리 같은 느낌을 풍기는 2층 매장 모습. [김도균]
기자가 구매하고 싶었던 제품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 ‘놀’의 그린 컬러 바르셀로나 라운지체어와, 미국의 찰스-레이 임스 부부가 디자인한 허먼밀러의 플라스틱 쉘체어였다. 놀 제품은 1000만 원 넘는 가격에 구매를 포기했지만, 쉘체어는 구매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1, 2 ‘책 조명’으로 불리는 루미오’. 3 인기 조명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조명 코너. 4 다양한 종류의 의자와 서적도 보기 편하게 정리돼 있다. [김도균]
매장 곳곳을 둘러보다 호기심이 생긴 공간은 VIP룸과 VVIP룸. 고객이 고가의 제품을 구입할 때 상담 장소로 활용되는 장소다. 최고급 소파와 테이블은 물론, 콘란 경이 좋아하는 위스키 80여 종과 시가, 도서, 오브제 등으로 장식돼 있어 ‘고급의 끝판왕’ 같은 느낌을 준다.
수천만 원짜리 소파에 앉아보니
1 집처럼 꾸며놓아 인테리어 아이디어도 배울 수 있다. 2 의자에 앉거나 제품을 편하게 만지면서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3 위스키가 가득한 VVIP룸. 4 다양한 가격대의 패브릭 아이템도 판매한다. [김도균]
한국 매장을 위해 특별히 인테리어한 컬러풀한 화장실. [김도균]
다만 럭셔리,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곳인 만큼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고, 다른 편집숍이나 해외직구와 비교해 가격 메리트가 별로 없다는 게 한계점으로 꼽힌다. 매장에서 만난 인테리어 전문가인 30대 김모 씨와 40대 주부 양모 씨는 “제품은 하나하나 너무 탐나지만 ‘사악한’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더콘란샵’이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여느 편집숍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더콘란샵’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하고, 고객들이 직접 고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밝혔다. 또 “3000가지 옵션이 가능한 소파 오더베이스, 공간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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