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모든 것에 반대한다
마크 그리프 지음/ 기영인 옮김/ 은행나무/ 420쪽/ 1만7000원
헨리 소로와 조지 오웰, 수전 손태그의 뒤를 잇는 에세이스트로 꼽히는 마크 그리프의 에세이 모음집. 그가 창간한 도발적 문예잡지 ‘n+1’에 10년간 실린 에세이와 미발표 에세이를 묶었다. 일상을 전복적으로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게끔 도와주는 글을 만날 수 있다. 보여주기를 위한 운동과 ‘먹방’을 의식한 건강식에 반대한다. 욕하는 맛에 남몰래 보게 되는 리얼리티쇼와 아마추어 포르노를 지향하는 유튜브 영상을 비판한다. 아이들을 성적 대상화하면서 아닌 척하는 대중문화의 위선을 폭로하고, 흑인 청소년의 랩 가사를 흥얼거림으로 소비하는 백인의 허위의식도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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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일탈주의자
프란체스카 지노 지음/ 김정혜 옮김/ 한국경제신문/ 376쪽/1만6000원
‘반항아’ 하면 질서를 무너뜨리고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다. 간단하고 쉬운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혼란을 야기한다고도 여겨진다. 그러나 진실은 다르다. 비전통적 관점으로 세상을 좀 더 좋게 변화시키는 사람 중에는 반항아가 많기 때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세계적 행동과학자인 프란체스카 지노 박사는 10년 이상 전 세계 다양한 조직의 반항아들을 연구했다. 그는 반항아가 언제 어떻게 왜 규칙을 깨뜨리는지, 그러한 일탈적 행동이 어떻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개인의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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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생각법
이승훈 지음/ 한스미디어/ 312쪽/ 1만6000원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기업이 유행처럼 생겨났다. 시간이 흘러 오늘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만 살아남았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플랫폼으로 각광받던 싸이월드, 네이트 같은 기업이 그 시절의 명성을 잃고 껍데기만 존재하고 있다. 왜 이들의 운명은 확연히 갈렸을까. 싸이월드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이승훈 가천대 IT대학 교수는 ‘생각법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는 책을 통해 성공한 플랫폼 기업의 생각법을 분석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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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으로 본 제국주의 역사
최성환 지음/ 인간사랑/ 495쪽/ 2만5000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세계는 제국주의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점령의 매개가 무력에서 자본이나 영향력 등으로 바뀌었을 뿐, 국가 간 지배구조는 상존한다는 것. 책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제국주의의 모습을 설명한다. 역사적 순간에 제국주의가 어떤 기능을 했는지는 물론,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이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까지 언급한다. 무거운 내용과 달리 이해는 쉽다. 중간 중간 포함된 재치 있는 비유와 농담이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