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형태를 갖춘 무화과(왼쪽)와 잘 익은 무화과.
꽃이 없는 열매라는 무화과(無花果). 우리가 무화과의 ‘열매’라고 하는 것은 꽃잎, 꽃받침, 암술, 수술이 모여 달리는 ‘꽃턱’이다. 그 안에서 꽃이 피어나고 그대로 열매가 영그니 우리 눈에는 꽃이 피지도 않은 채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인다.
무화과는 여름과 가을 사이, 즉 8월부터 시장에 나왔다 11월이 되면 자취를 감춘다. 무화과는 빨리 무르고, 자칫하면 눌리거나 터져 보관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제철이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얇게 썰거나 통째로 말려 보관할 수 있지만 싱싱한 무화과의 맛은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무화과는 통통한 물방울 주머니처럼 생겼다. 색깔은 초록으로 영글기 시작해 익을수록 짙은 자줏빛으로 변한다. 잘 익은 무화과는 껍질이 얇아 말랑하고, 맛은 꿀보다 달고 부드러우며, 씨가 톡톡 씹힌다. 수박이나 석류처럼 흰 테두리 안에 붉은색 속살이 꽉 찼고, 겨자 같은 씨가 빼곡히 들어 있다. 껍질부터 속까지 색이 다양하고 고와 반달로 썰든, 원형으로 납작하게 썰든 어떻게 잘라도 모양이 예쁘다. 단단한 꼭지만 잘라내고 껍질과 씨를 모두 먹어야 제맛을 볼 수 있다.
무화과를 곁들인 디저트(위)와 무화과 오픈 샌드위치.
후숙(과실 등을 수확한 뒤 일정 기간 보관해 더 익히는 것)이 많이 된 무화과가 있다면 디저트로 활용해보자. 무화과 여러 개를 준비해 사과 주스나 레드 와인에 통째로 넣고 10~20분 뭉근하게 끓여뒀다 먹기도 한다. 먹을 때는 작은 그릇에 무화과와 국물을 던 다음 숟가락으로 무화과를 조금씩 잘라 국물과 함께 먹는다. 무화과는 살살 녹으며 넘어가고 달콤한 맛과 향은 오래 남는다. 차게 먹을수록 맛있다. 초콜릿 머핀이나 브라우니의 재료, 토핑으로 올려도 되고, 씨가 꼭꼭 씹히는 맛좋은 잼으로 만들어두면 오래 그 맛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