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6

..

“거시기 어쩌겄어” … “와 해주노”

지역별 반응 평소 정서와 정반대 … 서울·수도권 넥타이 부대 눈에 띄게 이탈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10-15 13:4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거시기 어쩌겄어” … “와 해주노”
    ”어, 이게 아닌데….”

    최근 민주당에 입당, 전남지역 출마를 노리고 있는 S씨는 각 언론사의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 자기가 알던 정서와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분당의 책임을 묻던 평소 분위기대로라면 재신임 비율도 저조해야 하지만 호남권 재신임 비율은 현재 전국 최고에 이른다. S씨는 이 이중성이 내년 총선 결과와 직결될까 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노대통령의 재신임과 관련한 지역별 반응이 묘하다. 이런 묘한 반응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수치로 나타난다. 현재 두드러진 점은 충청·강원과 호남 등지에서 재신임 비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반면 서울과 수도권, 영남지역의 경우 불신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정치환경을 평면적으로 분석해볼 경우 노대통령에게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야 할 지역에서 재신임 비율이 높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야 할 지역에서 불신임 비율이 높다. 이 ‘역설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행정수도’ 이전 기대심리 충청지역 재신임 56%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의 노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높다. KBS가 10월11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호남의 재신임률은 67.2%로 전국 최고였다. 12일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역에서의 재신임률이 74.1%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S씨처럼 어리둥절한 사람이 많다. 민주당 인사들은 “지역에 전화를 해보면 노대통령의 ‘심정’은 이해하나 성급한 결정”이라며 비판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재신임률이 높은 것은 “이보다 더 큰 혼란이 초래될까 두렵다”는 안정희구 세력이 다시 결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다 정치적 판단에 능한 기관장들은 “‘광주’가 뽑은 대통령인데 조금 잘못한다고 팽개칠 수 있느냐는 생각도 내비친다”는 게 S씨의 전언이다. 그 가운데 일부는 고차방정식을 풀듯 재신임 정국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의 판단에는 “노대통령이 불신임받을 경우를 가정, 상대적으로 집권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도 내재돼 있다는 것.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물론 민주당 구주류 등이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정치환경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재신임 비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부산·경남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로 이동했다. 부산에서 활동하던 인사들 상당수가 청와대와 내각으로, 또 정부 기관장으로 발탁돼 ‘따뜻한 봄날’을 맞고 있어 양자간의 ‘밀월’은 기정사실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재신임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10일 오후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부산·경남지역의 불신임 비율은 51.8%에 달했다. 반대로 재신임 비율은 36.6%에 불과했다. 노대통령의 부산 386 측근으로 통하는 J씨는 “대통령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고 말했고, 통합신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선거용 카드로 오해하고 있다”고 저조한 재신임 비율의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 사나이’답게 보일 것 같지만 상식 밖의 행동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 리서치 앤 리서치(R&R)가 10일 오후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 ±3.46%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대전·충청지역의 재신임 비율이 56%로 호남과 함께 가장 지지율이 높은 지역임이 확인됐다. 충청권의 이 같은 정서는 혼란에 대한 견제심리도 있지만 노대통령 공약사항인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역민심과 재신임 비율이 비례한 유일한 곳이 충청지역이다. 11일 KBS 여론조사 결과 서울지역의 불신임 비율은 52.6%.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불기 시작한 ‘노풍(盧風)’을 뒷받침했던 30∼40대 넥타이 부대의 이탈이 눈에 띈다. 최전방을 앞마당에 둔 강원도의 경우 무엇보다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다. 강원도의 민심은 서울과 영남보다 호남 및 충청권과 이웃하는 쪽을 택했다.

    “거시기 어쩌겄어” … “와 해주노”

    (전국 만 20세이상 성인남녀(제주제외),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46%)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