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 결과는 수험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모의평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학생이 꾸준히 실력을 다져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평균 고3 학생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성적표를 하필이면 수능에서…’라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6월이나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를 기준으로 보면 수능 성적이 낮게 나왔다고 할 수 있고, 수능을 기준으로 하면 6월이나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을 치르는 집단이 자그마치 10만 명이나 차이가 난다. 전체 60만 응시자의 6명 중 1명은 다른 수험생이라는 의미이며, 따라서 6월 또는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은 당연히 결과가 다르다.
어쨌든 9월 모의평가가 수시 지원의 기준이 된다.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에 지원할 대학의 범위를 가늠해보고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약간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가령 2등급 2개를 요구하는데 9월 모의평가에서 빠듯하게 2등급 2개가 됐다면 수능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 그러면 9월 모의평가 이후 꼭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첫째, 수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의평가는 말 그대로 연습이다. 수험생도 연습이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연습이다. 연습 성적이 좋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고, 연습 성적이 나쁘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보완해 실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된다.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과목별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성적 결과는 빨리 잊고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많은 학생이 모의평가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하면 실제 수능에서 점수가 안 나온다. 반면 모의평가에서 부족함을 느낀 학생의 수능 점수가 잘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마라톤과도 같은 수험생활에서 긴장감이 없어지면 결과는 뻔하다.
둘째, 수시 6회 지원할 때 대학을 선택하는 순서도 중요하다.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이 아니라 가장 낮은 대학을 먼저 선택하라. 이 대학(학과)에 입학하면 재수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대학(학과)이 어디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많은 학생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을 먼저 선택한다. 그 순서로 지원하다 보면 6회 지원 모두 상향 지원이 되는 경우가 있다.
셋째, 수능이 쉬워도 변별력은 충분히 있다. 수능이 쉬우면 변별력이 없다고 하지만, 이 말은 상위권 수험생에게만 해당한다. 2등급이 넘어가는 경우는 문제가 쉬워도 어려워도 거의 비슷하게 변별력을 갖는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니 수능에서 대박이 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실패를 부른다.
수시전형은 최저학력을 제외하면 수능과는 거의 관계가 없고, 모의평가는 수능이 아니다.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대학을 너무 높이거나 너무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초심으로 돌아가 당당하게 지원하고 당당하게 합격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