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배우, 휑한 무대, 영리한 각색](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5/07/06/201507060500016_1.jpg)
이 작품은 앞서 뮤지컬해븐과 일본 프로덕션 호리프로가 공동제작할 예정이었지만 뮤지컬해븐의 재정 문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다 공연제작사 씨제스컬쳐가 첫 작품으로 ‘데스노트’를 선택하며 빛을 보게 됐다. 작품은 4월 일본에서 먼저 관객을 만났고, 6월부터 국내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때로 어설픈 각색은 원작의 매력까지 반감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일까. 뮤지컬 ‘데스노트’는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며 정공법을 택했다. 수시로 뉴스 화면이 등장하고, 사신들이 무대를 활보하며, 라이토와 L은 원작에서처럼 테니스 한판 승부를 벌인다. 연출가 구리야마 다미야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주인공이 살인을 하고 ‘왜 살인을 했느냐’ ‘원인이 뭐냐’라는 질문에 ‘태양이 눈부셔서’라고 답했다. 일본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벌어지는 부조리한 범죄나 사건들을 무대화했다”고 말했다.
![튀는 배우, 휑한 무대, 영리한 각색](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5/07/06/201507060500016_3.jpg)
작품 완성도보다 배우가 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화려한 배우진과 국내 초연이라는 점 때문에라도 대극장을 포기할 수 없었겠지만, 중극장이었다면 더 밀도 있는 작품이 됐을 거라는 아쉬움도 든다. 무대 곳곳에 노출된 휑한 구석은 “중극장에서 올렸다면 더 흥행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파리의 연인’을 연상케 했다. 원작에는 L 외에도 M, N 등 라이토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 여럿 등장해 라이토의 숨통을 죄어오지만, 뮤지컬에서는 L과 라이토가 정면승부를 하게 된다. 과연 무대 위 치열한 두뇌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8월 15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