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 이구용은 자신의 한국 문학 해외 수출 경험담을 정리한 ‘소설 파는 남자’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세계 출판시장에서 통하는 매력 포인트이자 세일즈 코드로 세 가지를 들었다. ‘잃어버린(혹은 상실한) 대지(엄마)의 목소리’ ‘엄마(혹은 아내)에 대한 방치와 무관심, 그리고 무시’ ‘다른 나라 소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한국 어머니에 대한 정서’가 바로 그것이다.
문학평론가 강경석은 21세기 첫 10년의 한국 문학을 정리한 ‘세계 문학으로 가는 길’에서 “현대사의 특수한 흐름 위에 독특하게 형성된 한국의 농촌 가정과 도시 가족 문제”를 다룬 ‘엄마를 부탁해’가 세계시장에 진출한 데 대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속설을 재확인”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서구적 보편주의에 입각한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전망이 일정한 위기를 맞았다는 예후”로 읽었다.

국내에서만 170만 부가 팔린 이 소설이 세계적으로 이만한 반응을 몰고 온 데는 크노프로부터 선인세 7만5000달러를 받아낸 미국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의 노력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1997년 블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출간할 원고를 찾던 미국 스콜라스틱 출판사 편집 이사 아서 레빈이 영국에서 초판 500부밖에 발행하지 않은 ‘해리포터’ 1권을 발견하고 선인세 10만5000달러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해리포터’ 신화는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또한 ‘사카이’ 에이전시의 노력이 없었다면 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