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는 말은 전라도의 식담(食談)이다. 여기에 덧달아 ‘덩달아 게란 놈도 뛰다 등판 깨진다’고 한다.
짱뚱어는 뻘밭을 뭉개고 살고 망둥어는 뻘강을 뭉개고 산다. 짱뚱어는 생선 중 유일하게 열두 구멍 뻘 속의 대문을 닫아걸고 겨울잠을 자는 놈으로 알려졌다. 짱뚱어는 올챙이처럼 눈알이 툭 불거져 있다. 그래서 부릅뜬 눈을 ‘짱뚱이 눈’ 이라고도 표현한다. 꼬리로 어기적거리며 기어다니는 모습이 도마뱀 같기도 하지만 항상 집 가까이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잡아내기가 힘들다. 또 뻘구멍을 많이 파놓고 살기 때문에 어느 구멍 속에 숨어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밀물 때는 문을 걸어 잠그고, 썰물 때 뻘밭이 드러나면 기어 나와 활발하게 움직인다.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남해안의 진펄 속에 번식하므로 뻘이 단단한 곳에서는 서식이 그만큼 힘들다.
서해안에 낙지가 없고(변산반도), 남해안에 주꾸미가 희귀하듯 짱뚱어도 뻘이 깊은 영암만이나 강진만이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암만은 서호방조제로 인해 뻘밭이 말랐고 강진만 일부도 방조제 때문에 말랐다. 섬진강 재첩(강조개)이 영암만 뻘강에서 다량 생산되어 섬진강으로 반입되고 있다. 이렇듯 국토 환경 생태계는 바뀌고 있다.
강진만 뻘밭가에는 40년째 짱뚱어만을 잡아 생계를 유지해온 이순임 여사(54)가 살고 있다. 자칭 짱뚱어 박사다. 강진읍의 동해회관(061-433-1180) 주인이다. 이씨는 짱뚱어의 생태나 음식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짱뚱어는 갯벌이 살아 있는 곳에서만 잡힐 뿐 아니라 자웅동체로 일광욕을 하고 살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양식을 할 수 없고 “아무리 과식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소화제 그 자체” 라고 말한다.
특히 짱뚱어는 11월 초에서 4월 초까지, 즉 첫서리 때부터 봄꽃이 필 때까지 겨울잠을 자는 유일한 생선이다. 그처럼 잠을 잔다 해서 잠둥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생에 필시 짱뚱어 넋이 들렸을 거라고 말하는 이순임씨는 매일같이 강진만에 나가 맨손으로 짱뚱어를 잡는다. 짱뚱어는 들어가는 입구는 하나지만 ‘방공호’가 열두셋이어서 그만큼 잡기가 힘들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짱뚱어가 나와 있지 않은 것은 ‘흑산도’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이었겠지만 아직까지도 수산학자들의 변변한 논문 하나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 NHK에서 짱뚱어 다큐멘터리를 찍으려고 이순임씨를 오랜 시간 취재한 것을 보면 저간의 사정도 짐작이 간다.
어쨌든 짱뚱어가 스태미너 영양식인 것만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동해회관에서는 짱뚱어회는 물론 탕, 구이, 전골 등을 단골 메뉴로 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전골은 특미에 든다. 짱뚱어탕이 살을 털고 머리뼈를 갈아서 시래기와 된장에 갖은 양념을 해서 끓여내는 진국물이라면, 전골은 콩나물과 마른나물, 즉 고사리 고구마순 토란대 머윗대, 무 양파 호박 감자 바지락 미더덕 등에 짱뚱어를 통째로 넣어서 끓여내는 것을 말한다. 짱뚱어를 통째로 살리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맛이 진국물의 찐득찐득한 맛과는 차별화된다. 또 짱뚱어꼬치구이는 6년 산이나 7년 산을 꼬치에 통째로 꿰어 소금구이로 내는 것을 말한다. 즉석에서 직접 굽기 때문에 군둥내가 고소하게 풍긴다.
살아 있는 생물들을 촬영하다 보니 지느러미를 날개처럼 활짝 펴는 아름다움도 뜻밖에 느껴보는 즐거움이다. 물 위를 오종쫑 걷기도 하는 짱뚱어. 고담백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오줌소태(방광염)엔 특효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강진만이나 영암만에 짱뚱이밭이 일어서면 칠게와 농발꽃게들이 식욕이 왕성해져서 뜀틀체조를 하고, 곤봉을 휘둘러대는 여름날의 그 장엄했던 풍경들이 사라지고 오늘은 겨울바람만이 을씨년스럽게 불고 있다. 칠게나 농발꽃게밭이 일어서면 그 알을 먹으려고 멸치떼가 덮치고, 멸치떼가 덮치면 농어떼와 도미떼가 덮치던 그 먹이사슬도 이젠 끊겨버렸다. 이 시대엔 그저 열두 대문 닫아걸고 복지부동으로 태평천하의 잠을 자는 짱뚱어 같은 놈도 있긴 있을 터이다.
짱뚱어는 뻘밭을 뭉개고 살고 망둥어는 뻘강을 뭉개고 산다. 짱뚱어는 생선 중 유일하게 열두 구멍 뻘 속의 대문을 닫아걸고 겨울잠을 자는 놈으로 알려졌다. 짱뚱어는 올챙이처럼 눈알이 툭 불거져 있다. 그래서 부릅뜬 눈을 ‘짱뚱이 눈’ 이라고도 표현한다. 꼬리로 어기적거리며 기어다니는 모습이 도마뱀 같기도 하지만 항상 집 가까이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잡아내기가 힘들다. 또 뻘구멍을 많이 파놓고 살기 때문에 어느 구멍 속에 숨어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밀물 때는 문을 걸어 잠그고, 썰물 때 뻘밭이 드러나면 기어 나와 활발하게 움직인다.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남해안의 진펄 속에 번식하므로 뻘이 단단한 곳에서는 서식이 그만큼 힘들다.
서해안에 낙지가 없고(변산반도), 남해안에 주꾸미가 희귀하듯 짱뚱어도 뻘이 깊은 영암만이나 강진만이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암만은 서호방조제로 인해 뻘밭이 말랐고 강진만 일부도 방조제 때문에 말랐다. 섬진강 재첩(강조개)이 영암만 뻘강에서 다량 생산되어 섬진강으로 반입되고 있다. 이렇듯 국토 환경 생태계는 바뀌고 있다.
강진만 뻘밭가에는 40년째 짱뚱어만을 잡아 생계를 유지해온 이순임 여사(54)가 살고 있다. 자칭 짱뚱어 박사다. 강진읍의 동해회관(061-433-1180) 주인이다. 이씨는 짱뚱어의 생태나 음식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짱뚱어는 갯벌이 살아 있는 곳에서만 잡힐 뿐 아니라 자웅동체로 일광욕을 하고 살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양식을 할 수 없고 “아무리 과식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소화제 그 자체” 라고 말한다.
특히 짱뚱어는 11월 초에서 4월 초까지, 즉 첫서리 때부터 봄꽃이 필 때까지 겨울잠을 자는 유일한 생선이다. 그처럼 잠을 잔다 해서 잠둥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생에 필시 짱뚱어 넋이 들렸을 거라고 말하는 이순임씨는 매일같이 강진만에 나가 맨손으로 짱뚱어를 잡는다. 짱뚱어는 들어가는 입구는 하나지만 ‘방공호’가 열두셋이어서 그만큼 잡기가 힘들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짱뚱어가 나와 있지 않은 것은 ‘흑산도’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이었겠지만 아직까지도 수산학자들의 변변한 논문 하나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 NHK에서 짱뚱어 다큐멘터리를 찍으려고 이순임씨를 오랜 시간 취재한 것을 보면 저간의 사정도 짐작이 간다.
어쨌든 짱뚱어가 스태미너 영양식인 것만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동해회관에서는 짱뚱어회는 물론 탕, 구이, 전골 등을 단골 메뉴로 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전골은 특미에 든다. 짱뚱어탕이 살을 털고 머리뼈를 갈아서 시래기와 된장에 갖은 양념을 해서 끓여내는 진국물이라면, 전골은 콩나물과 마른나물, 즉 고사리 고구마순 토란대 머윗대, 무 양파 호박 감자 바지락 미더덕 등에 짱뚱어를 통째로 넣어서 끓여내는 것을 말한다. 짱뚱어를 통째로 살리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맛이 진국물의 찐득찐득한 맛과는 차별화된다. 또 짱뚱어꼬치구이는 6년 산이나 7년 산을 꼬치에 통째로 꿰어 소금구이로 내는 것을 말한다. 즉석에서 직접 굽기 때문에 군둥내가 고소하게 풍긴다.
살아 있는 생물들을 촬영하다 보니 지느러미를 날개처럼 활짝 펴는 아름다움도 뜻밖에 느껴보는 즐거움이다. 물 위를 오종쫑 걷기도 하는 짱뚱어. 고담백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오줌소태(방광염)엔 특효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강진만이나 영암만에 짱뚱이밭이 일어서면 칠게와 농발꽃게들이 식욕이 왕성해져서 뜀틀체조를 하고, 곤봉을 휘둘러대는 여름날의 그 장엄했던 풍경들이 사라지고 오늘은 겨울바람만이 을씨년스럽게 불고 있다. 칠게나 농발꽃게밭이 일어서면 그 알을 먹으려고 멸치떼가 덮치고, 멸치떼가 덮치면 농어떼와 도미떼가 덮치던 그 먹이사슬도 이젠 끊겨버렸다. 이 시대엔 그저 열두 대문 닫아걸고 복지부동으로 태평천하의 잠을 자는 짱뚱어 같은 놈도 있긴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