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2022년 11월 G20 환영 만찬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들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표 참조). 시작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국정자문위원 임명 요청 등 각종 민원 부탁과 함께 받은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이었다. 김 여사는 이 일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 출범 이후 명품 수수 의혹 줄줄이
하지만 올해 7월 특검이 출범한 이후로는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의 실체가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김 여사가 통일교 측이 건넨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000만 원 상당의 샤넬백 2개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특검은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이 물건들을 건넸으며, 김 여사는 물품 대가로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고 의심했다.특검은 8월 실물 확보를 하지 못한 채 정황 증거를 근거로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재판 도중 전 씨가 그동안 행방불명이던 가방과 목걸이를 제출하면서 퍼즐이 맞춰졌다. 김 여사는 11월 5일 줄곧 수수한 적 없다고 밝혔던 입장을 뒤집고 가방 2개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받은 적이 없고, 건네받았던 가방들 또한 모두 전 씨에게 반환했다며 통일교와의 공모나 청탁·대가 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8월에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2022년 3월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비롯해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다이아몬드 미니 귀걸이(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3종) 등 총 1억 원대 보석을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맏사위 박성근 전 검사의 공직 청탁을 하며 보석을 건넸다는 자수서와 함께 실물을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박 전 검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또한 김 여사는 2023년 1월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1점을 수수한 의혹도 받는다. 김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그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 후 국정원장 법률특보로 임용된 바 있다.
이 밖에 특검은 서성빈 드론돔 대표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경호 시험사업 계약을 맺으려고 김 여사에게 2022년 9월 5000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건넨 혐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2022년 3월 위원장직을 부탁하며 5돈짜리 금거북이 등을 선물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11월 6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디올 3종과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은 새롭게 추가된 물품이다. 특검은 디올 3종에 대해 2022년 4~8월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이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낸 대가로 김 여사에게 건넸다고 의심한다.

특검 “김, 통일교 인사 비례대표 공천 약속”
특검은 또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의 아내가 건넨 100만 원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에서 ‘당대표 당선 감사’ 문구가 담긴 카드를 발견했고 선물이 전달된 시점과 편지 속 표현, 전달 경로 등을 확보해 대가성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배우자끼리 예의 차원에서 인사한 것”이라며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김 여사 측도 “어떠한 대가 목적이나 청탁도 없었다”고 밝혔다.특검은 11월 24일 김 여사를 추가로 소환해 ‘대가성 명품 수수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조사에선 디올 3종 물품, 나토 순방 3종 귀금속, 명품 클러치백과 시계 수수 등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뇌물죄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범죄이지만,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부부가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특검은 11월 7일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입당시킨 혐의(정당법 위반)로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바랐던 김 여사와 전 씨가 교인 입당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 및 교단 인사의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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