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대회와 가장 많은 갤러리가 찾는 대회는 뭘까. 더불어 가장 많은 선수가 참여하는 대회와 가장 큰 규모의 대회는 또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모두 제각각이다. 최고 인기 대회가 마스터스라면, 가장 많은 갤러리를 자랑하는 대회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이다. US오픈챔피언십이 가장 많은 참가 선수로 붐비는 반면, 최대 규모 대회는 디오픈챔피언십이다. 대회 특성과 운영 방식, 매력 포인트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도 확연히 갈린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마스터스는 매년 4월 첫째 주 오거스타내셔널GC(골프클럽)에서만 개최된다. 미국에서 케이블TV 시대가 열린 1981년 이래 지난 36년간 압도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보여왔다. 그중 97년 타이거 우즈가 2위와 12타 차로 우승한 대회의 시청률은 14.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 일요일 시청률 역시 우즈가 활약한 마스터스였다. ‘타이거슬램’이 달성되던 2001년 대회 마지막 날의 시청률은 13.3%에 이르렀다. 세 번째 시청률은 우즈가 성 추문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투어에 복귀했던 2010년 대회로 10.7%였다. 마스터스를 제외하면 시청률은 US오픈, PGA챔피언십, 디오픈 순으로 높았다. US오픈의 최고 시청률은 1981년과 2002년의 8.9%이다.
하지만 갤러리가 가장 많은 대회는 최근 애리조나 주 TPC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피닉스오픈이다. 총상금 670만 달러(약 76억7500만 원)의 평범한 대회지만 갤러리가 65만5434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 라운드 최다 갤러리 기록도 3라운드 20만4906명으로 집계돼 지난해의 기록 20만1003명보다 3903명이 더 많았다. 최고 인기의 마스터스도 전체 갤러리 수는 32만 명 미만이다. 입장객이 하루 4만 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30만 명 내외의 갤러리가 찾는 US오픈보다도 2배 많은 인파가 몰린 셈이다.
피닉스오픈에 갤러리가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용인원 2만 명에 달하는 16번 홀의 갤러리 스탠드 때문이다. 이곳에선 매일 라운드가 끝나면 나이트클럽이 열리고 라운드가 진행되는 낮에는 맥주와 버거를 판매한다. 갤러리는 선수가 샷을 할 때마다 환호와 야유를 쏟아내며 마치 야구장에 온 것처럼 골프를 즐긴다. 주차 편의성도 한몫한다. 대회 기간 골프장 주변 사막이 주차장으로 변모하는데 수요일 6만2000대, 목요일 12만3000대, 금·토요일에는 18만9000대 차량이 주차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는 내셔널타이틀인 US오픈이다. 2014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파인허스트CC(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에는 1만127명이 출전 신청을 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토록 엄청난 신청자가 몰리는 이유는 핸디캡 1.4 이하 증명서만 내면 누구나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인허스트CC가 유명한 퍼블릭 리조트 코스라는 점 또한 골퍼들의 대회 참가를 부추기는 요소다.
가장 규모가 큰 대회는 올해 146회째로 사상 최고(最古) 역사를 가진 디오픈이다. 디오픈은 9개국에 44장의 출전 티켓을 주는 퀄리파잉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청권은 각종 해외 투어의 뛰어난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6월 열리는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의 1, 2등 선수에게도 초청권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어떤 선수가 출전 티켓을 확보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