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AI의 빠른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 성능이다. 엔비디아나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는 반도체만큼이나 전기에너지도 중요하다. AI 성능을 높이려면 막대한 전기에너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AI 시대 승자는 전기에너지를 어떻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전기에너지 수요의 수도권 집중화가 화두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4월 기준 국내 161개 데이터센터의 6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수도권 전력 공급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전력망으로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AI 서비스 운영에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이유는 AI의 기반이 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수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하기 때문이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러한 연산 작업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컴퓨터 작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보다 수 배에서 수십 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망 건설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AI 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GPU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반도체, LLM 등 AI 모델을 개발하는 문제 이전에 전력 확보 문제가 AI 성장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달성하지 못하면 AI 운영은 지속될 수 없다.
반도체와 달리 에너지 생산과 공급 방식은 국가별로 파편화돼 있다. 각국은 자국의 자원, 지형적 조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발전 방식을 다르게 채택해왔다. 한국은 원자력과 석탄, 액화천연가스(LNG)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중국도 석탄 발전 비중이 크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키우고 있다. 미국도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이러한 차이는 각국 AI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AI 산업에서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것이 세계적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이에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은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도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또한 에너지 전략 재정비가 시급하다. 에너지 자립도 제고와 친환경 전력 공급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별도의 친환경 전력 공급체계를 마련하거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AI 시대 경쟁력은 이제 반도체 우위만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 반도체와 에너지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AI라는 쌍두마차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전략을 마련할 때 한국은 비로소 글로벌 AI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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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려면 2030년까지 현 전력량의 2배인 945TWh(테라와트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4월 전망했다. AI 개발 및 운영에 얼마나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한지를 가늠케 하는 수치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3년 미국 데이터센터가 미 전체 전력의 4.4%를 소비했으나 2028년에는 6.7~12%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만에 전력 수요가 1.5배에서 2.7배까지 늘어나는 것이다.한국에서는 전기에너지 수요의 수도권 집중화가 화두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4월 기준 국내 161개 데이터센터의 6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수도권 전력 공급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전력망으로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AI 서비스 운영에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이유는 AI의 기반이 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수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하기 때문이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러한 연산 작업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컴퓨터 작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보다 수 배에서 수십 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망 건설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AI 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GPU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반도체, LLM 등 AI 모델을 개발하는 문제 이전에 전력 확보 문제가 AI 성장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달성하지 못하면 AI 운영은 지속될 수 없다.
반도체와 달리 에너지 생산과 공급 방식은 국가별로 파편화돼 있다. 각국은 자국의 자원, 지형적 조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발전 방식을 다르게 채택해왔다. 한국은 원자력과 석탄, 액화천연가스(LNG)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중국도 석탄 발전 비중이 크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키우고 있다. 미국도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이러한 차이는 각국 AI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AI 산업에서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것이 세계적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이에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은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도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도체와 함께 에너지산업 혁신이 필요하다. 사진은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미래 에너지 시스템 상상도. 김지현 제공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 운영 방안 모색해야
따라서 정부는 AI 경쟁력을 갖추고자 에너지 정책과 AI 전략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현재 10%가 채 안 된다. 세계시장에 상품을 만들어 팔려면 상품을 제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탄소중립 같은 글로벌 친환경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과 시장 접근에 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또한 에너지 전략 재정비가 시급하다. 에너지 자립도 제고와 친환경 전력 공급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별도의 친환경 전력 공급체계를 마련하거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AI 시대 경쟁력은 이제 반도체 우위만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 반도체와 에너지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AI라는 쌍두마차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전략을 마련할 때 한국은 비로소 글로벌 AI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