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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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에 당신이 실패한 이유

[돈의 심리] 지난 10년간 170배 상승했지만 매매 시점 잘못 짚으면 허사

  • 최성락 경영학 박사

    입력2024-03-1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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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이 나에게 어떤 투자 종목이 좋으냐고 물어본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가 참 어렵다. 어떤 종목이 좋은지 말하는 게 상대방의 투자에, 특히 상대방의 수익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종목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10년간 170배가량 오른 종목이 있다. 7년 전보다 85배, 5년 전보다는 8배 올랐다. 그리고 지난 1년 사이에도 3배 상승했다. 이 정도면 정말 엄청나게 오른 것 아닌가. 투자와 관련해서는 가히 최고 종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오른 종목으로 막상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을 벌었다 해도 용돈 수준이고, 큰돈을 번 사람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이 종목을 구입했다가 돈을 잃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10년 사이 170배 이상, 5년 사이 거의 10배, 1년 사이 3배 오른 종목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어떤 종목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나는 말한다. “종목은 중요하지 않다.” 투자에서 중요한 건 매매 방법, 매매 철학이지 종목 선정이 수익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투자 철학과 방법이 수익 결정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170배가량 올랐지만, 막상 큰 수익을 얻은 사람은 많지 않다. [GettyImages]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170배가량 올랐지만, 막상 큰 수익을 얻은 사람은 많지 않다. [GettyImages]

    미국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로 알려진 것 중에는 피터 린치의 마젤란 펀드가 있다. 린치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면서 2700% 수익률을 올렸다. 이 실적으로 린치는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가 됐다. 하지만 막상 마젤란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이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대부분 적은 수익만 얻었고, 오히려 절반 정도는 손실을 봤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에 가입했어도 주가가 높을 때 펀드를 구입했다가 주가가 떨어졌을 때 펀드를 팔고 나오니 손실이 난다. 13년간 2700% 오른 펀드 종목에 투자했어도 매매를 잘못하면 손해를 보는 것이다. 종목은 중요하지 않다. 투자 철학과 투자 방법이 수익을 결정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10년에 170배, 5년에 10배, 지난 1년 사이 3배 오른 종목이 뭘까. 많은 사람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비트코인이다. 분명 지나온 기간에 크게 오르긴 올랐는데, 막상 큰 수익을 얻은 사람은 별로 없고 손해를 본 사람이 더 많은 종목이다. 이렇게 많이 오른 종목에서 원하는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매매 방법이나 투자 방식에 뭔가 오류가 있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은 자신의 투자 방식 오류를 점검해주는 거울이다.

    비트코인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소수만 은밀히 아는 숨겨진 종목이었다면 투자 오류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2017년 말 소위 광풍이 불면서 사회적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그 전까지는 비트코인에 대해 몰랐어도 2017년 말 이후에는 대부분이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 최고가와 비교해도 그 후 지금까지 4배가량 올랐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해 전혀 몰라서 투자하지 않았고, 그래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건 투자자로서 설득력 있는 변명이 되기 힘들다. 종목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투자하지 않았다는 건 그 나름 일리가 있어도, 비트코인처럼 유명세를 탄 종목을 몰라서 투자하지 않았다는 건 제대로 공부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가 비트코인이 실체가 없는 환상이고 투기일 뿐이라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17세기 네덜란드의 유명한 튤립 버블 파동처럼, 비트코인도 일시적 투기 광풍이라고 판단해 손을 대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버블일 뿐이고, 결국 가치가 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실체 없는 투기 광풍이라고 하기엔 너무 오래 가지 않나. 튤립 버블 파동은 한 번 폭등한 후 투기 목록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그냥 유지도 아니고, 가격이 계속 폭등하면서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는 투기 영역

    “사람들이 뭘 모르고 무식해서”라는 대답은 하지 말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소수의 사람을 계속해서 속이거나 다수의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다수의 사람을 계속해서 속일 수는 없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10년 넘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무식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비트코인 상승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한 미국 월스트리트가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고 엘리트가 모여 있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뭘 모르는 것이고, 나 자신이 뭔가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비트코인은 버블, 환상, 투기 외에 다른 요소들이 있다. 그래야 10년 넘게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면서도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설명된다. 비트코인이 버블, 실체 없는 환상, 투기일 뿐이라고 판단하는 건 실제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요소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겠지만, 최소한 비트코인이 버블, 환상, 투기일 뿐이라서 손을 대지 않는다는 건 제대로 된 투자자의 판단이 될 수 없다.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 구입한 사람이라고 해서 제대로 투자를 하는 건 아니다. 비트코인은 2017년 봄 이후 7년간 80배 올랐지만, 그사이 수익을 올린 사람보다 손실을 본 사람이 더 많다. 이렇게 올랐는데도 손실을 본 이유는 대부분 크게 올랐을 때 사서 폭락했을 때 팔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내렸을 때 사서 올랐을 때 팔았다면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비트코인이 올랐을 때 산 게 아니라 엄청나게 올랐을 때 사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100만 원 하던 비트코인이 600만 원을 넘어서자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2만 달러(약 2670만 원) 하던 비트코인이 6만 달러(약 8020만 원)가 넘어서자 언론에서 계속 거론되고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3배 올랐는데, 지금에서야 사기 시작한다. 1년 사이 3배가 오르면 이제는 미지수다.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 이렇게 오른 종목은 변동성이 워낙 커서 투자라기보다 투기 영역, 도박 영역이다.

    수익을 얻는 데는 종목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언제 사고 언제 파느냐가 중요하다. 언론에서 떠들어대고, 이미 몇 배 오른 상태에서 사는 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안정적으로 제대로 수익을 얻는 투자를 하려면 크게 오르기 전 시장에 들어왔어야 한다. 이것도 투자 오류다.

    시장에 일찍 들어와 수익을 올렸다 해도 제대로 된 투자였다고 보기는 힘들다. 비트코인은 지난 몇 년간 몇십 배 올랐다. 이런 종목에서는 단순히 수익을 올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큰 수익을 올려야 정상이다. 그런데 막상 비트코인으로 큰 수익을 올린 사람은 극히 적다. 수익을 올리긴 올렸어도 20%, 50% 수익이 대부분이다. 2배 이상 번 사람을 찾기 어렵다. 시장에 일찍 들어와 비트코인을 사기는 샀는데, 너무 일찍 판 경우다. 판 시점이 잘못돼 정말 큰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또 설령 몇 배 이익을 얻었더라도 투자금 자체가 많지 않아 수익이 적은 경우도 있다. 3배를 벌기는 벌었는데 100만 원 투자해 300만 원을 벌었으면 제대로 된 수익이라고 할 수 없다. 종목 선정을 잘하고 매매 시점이 좋아도 투자금 배분을 잘못하면 기회를 놓친다.

    투자 방식 되돌아봐야

    지난 10년 사이 170배 오른 종목이 있는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투자자로서 굉장한 행운이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계속 옆에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보통 사람은 그 기회를 알지도 못한 채 그냥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는 그래선 안 된다. 이는 자신의 투자 방법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방증한다. 종목을 알아보지 못했든, 구입 시점이나 판매 시점을 잘못 잡았든, 투자금 배분을 잘못했든 뭔가 치명적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다.

    “나는 왜 비트코인 투자에 성공하지 못했을까.” 이 질문은 많은 투자자에게 자신의 투자 방법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자로서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고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기 위한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비트코인이 투자 세계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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