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매수매도 기법’ 저자 김영옥 씨. [지호영 기자]
김영옥 씨는 24년간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며 중단기 매매와 공매도로 100억 원대 수익을 낸 슈퍼개미다. 그는 우량주뿐 아니라 테마주, 바이오주, 급등주, 상장주 등 고위험 종목에도 투자하며 전략을 세웠고, 그 원칙대로 주식투자를 해오고 있다. 5월 30일 김영옥 씨를 만나 어떤 장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전략에 대해 들었다. “올해 남들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데, 왜 내 주식계좌만 마이너스지?”라며 한숨이 깊은 투자자라면 그의 현실적인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수익 내는 습관 길러야
주식투자를 잘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가운데 95%가 손실을 본다고 한다. 주식투자는 시작할 때부터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가지고 수익을 내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초심으로 돌아가 최대 500만 원으로 5개 종목 정도를 꾸준히 매수하길 권한다. 투자액은 10번 이상 수익을 실현한 뒤 조금씩 늘려라. 무엇보다 리딩방이나 유튜브를 보고 투자해선 안 된다. 주식투자는 스스로 종목을 선정하고 매매하면서 깨우쳐야 한다. 또한 주식시장은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과거를 공부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과거 하락장 이후 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 살펴본다면 향후 1~2년 증시도 예측 가능하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훅 하나면 된다. 얄궂은 기술은 필요 없다는 얘기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어렵게 생각하다 보니 손실이 반복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심플한 투자 원칙을 세워라.”
이평선 모일 때가 매수 적기
요즘 같은 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매전략이 있나.“24년간 주식투자를 해오면서 깨우친 다양한 매매전략이 있는데, 그중에서 일반 투자자가 따라 하기 쉬운 것이 ‘강남 기법’과 ‘첫 양봉 기법’이다.”
최근 출간한 주식투자서 ‘실전 매수매도 기법’에도 소개된 ‘강남 기법’이 무엇인가.
최근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우량 종목은 대부분 양지차트로 바뀌지 않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조정 중인 2차전지 관련주는 음지차트인 반면, 반도체 관련주는 양지차트다. 건설주는 횡보 중이다. 강남차트는 매일 새롭게 나온다.”
횡보하다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알아채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보통 음지차트에서 양지차트로 바뀌는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중대형주인 코스피200과 코스닥100은 음지차트에서 횡보차트로 바뀐 뒤 20~40일 지나면 상승할 확률이 높다.”
목표 수익률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나.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20~30% 수익이 난다. 만약 최근 에코프로처럼 역사적인 신고가를 넘으면 수익률이 100~200%까지 가는 종목도 있다.”
게임주·바이오주 투자하지 마라
‘첫 양봉 기법’은 어떤 투자전략인가.“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다 양봉이 처음 나타났을 때 매수하는 전략이다. 급락 뒤 양봉이 나타나면 그때가 저점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봉이 나왔지만 재차 하락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면 개인투자자가 절대 투자해선 안 되는 종목도 있나.
“테마주와 게임주, 바이오주, 4대 메이저를 제외한 엔터테인먼트주, 그리고 신규등록주(상장주)는 절대 피해야 한다. 테마주는 실적과 무관하게 군중심리로 움직여 언제 버블이 꺼질지 모른다. 게임주는 최근 중국 업체에서 좋은 게임들이 나와 한국 기업들이 밀리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삼가야 한다. 바이오주는 호재가 있어도 내부에서만 알고 노출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투자자는 뒷북을 칠 확률이 높다. 하이브, JYP, YG, SM 등 4대 메이저를 제외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90% 이상 적자고, 신규등록주는 상장 시 고평가됐을 개연성이 크다. ‘증거금100’인 종목도 피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증거금20’ 종목이다. 즉 삼성전자는 20만 원만 있어도 100만 원어치 매수가 가능하지만, ‘증거금100’ 종목은 100만 원이 있어야 100만 원어치를 매수할 수 있다. ‘증거금100’ 종목은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뜻이다.”
투자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종목이 있다면.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이나 역사적인 신고가가 나온 종목은 매수와 매도 균형이 깨져 있어 공매도 물량이 많아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 이 경우 대부분 오버슈팅한다. 올해 들어 상승한 AI, 로봇주, 2차전지 관련주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역사적인 신고가가 나오고 너무 과열됐을 때는 절대 따라가선 안 된다. 단기 급등한 종목은 100% 조정이 온다.”
2차전지 관련주 조정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나.
“역사적 신고가로 오버슈팅한 2차전지는 가격뿐 아니라 기간, 거래량 조정이 더 필요해 보인다. 코스피가 2600을 넘어가도 2차전지보다 그동안 반등이 없던 섹터들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익과 손실은 어떻게 관리하나.
“투자자는 손실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주식은 손절매를 안 할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테마주나 급등주에 투자해 손실이 발생했다면 -15%에서는 손절해야 한다. 이익이 났을 때는 무조건 실현한 뒤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코스피 2900까지 상승할 듯
올해는 언제 이익을 실현해야 하나.“연말에서 내년 초쯤 되면 코스피가 2900~ 3000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삼성전자가 많이 상승했고, 앞으로 8만 원까지는 더 상승할 여력이 있어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6만2000원대에 매수해 현재 10%가량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들은 보통 30% 정도에서 수익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그럼 코스피는 삼성전자를 따라 2900~3000까지는 오를 것이다. 따라서 우량주를 보유 중이라면 코스피 2900 무렵에서 수익을 실현하면 된다.”
코스피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코덱스 레버리지는 코스피가 1% 오르면 그 2배인 2%가 상승하는 ETF인데, 코스피 2500 초반에 매수하면 연말쯤 삼성전자보다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
향후 시장 주도주를 꼽는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반도체 부품주 가운데 실적이 좋은 종목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주도주까지는 아니지만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업종은 조선주와 건설주, 제약주다.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 대우건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괜찮아 보인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기획] ‘상생‧나눔’ 실천 판촉물 전문기업, 주식회사 그린기프트
[기획]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외식프랜차이즈, (주)올데이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