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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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갈아타기로 연이자 900만 원 절감”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첫날 474억 원 이동… 시장 선점 경쟁도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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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06-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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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저축은행에서 8000만 원 신용대출을 받은 A 씨는 연 15.2% 금리를 적용받고 있었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 첫날 대출비교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러 대환대출 상품을 비교한 A 씨는 연 4.7% 은행 대출로 갈아탔다. 터치 몇 번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1216만 원에서 376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온라인·원스톱 대출 갈아타기 시스템인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5월 31일부터 시작됐다. 이에 금융소비자는 은행, 카드·캐피털사 등 53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기존 신용대출을 금리가 낮거나 한도가 더 높은 신용대출로 온라인을 통해 바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표 참조). 과거 소비자가 금융회사 2곳의 영업점을 방문하고 최소 2영업일을 기다려야 했던 불편이 15분 정도로 크게 개선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5월 31일 개시한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현황을 확인한 결과 금융회사 간 총 1819건의 대출 이동을 통해 대출 자산 약 474억 원이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소개한 A 씨 외에도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리를 낮춘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한다. 저축은행에서 연 19.9% 이자로 1500만 원 신용대출을 받았던 B 씨는 연 8.7% 은행 대출로 갈아탔다. 캐피털사에서 연 16.9% 금리로 1800만 원 신용대출을 받았던 C 씨는 연 11.9% 카드사 대출로 이동했다. 카드론의 경우 각각 2.9%p, 3%p 금리를 낮춰 다른 카드사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

    53개 금융사 신용대출 15분이면 갈아타

    대환대출 인프라는 온라인에서 금리를 비교한 뒤 온라인을 통해 더 낮은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온라인 비교’와 ‘온라인 갈아타기’가 핵심이다. 기존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민간 ‘대출비교 플랫폼’이나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 앱에 대출 갈아타기 과정을 편리하게 만든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앱은 네이버페이,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KB국민카드, 웰컴저축은행 등 대출비교 플랫폼이다. 플랫폼 앱에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기존 대출을 확인하고, 여러 상품의 대출 조건을 비교한 후 낮은 대출금리를 취급하는 금융회사로 갈아타면 된다. 앱에서는 연계된 타사 신용대출과의 대출 비교까지 가능하다. 5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주요 금용회사 1개 이상이 대출비교 플랫폼과 제휴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6월 이후 플랫폼별 제휴 금융회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별 금융회사 앱에서도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등 3대 인터넷전문은행 등 19개 은행 앱, JT·KB·다올·모아·신한·페퍼·한국투자 등 7개 저축은행, KB국민·롯데·우리·삼성·신한·하나·현대 등 7개 카드사, BNK·DGB·JB우리·NH농협 등 4개 캐피털사에서다. 다만 개별 금융회사 앱을 통해서는 다른 회사 신용대출 상품을 비교할 수 없다.

    대환대출 서비스 대상은 53개 금융사에서 받은 10억 이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이나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다. 기존 대출을 새희망홀씨대출, 징검다리론, 새희망드림대출, 사잇돌중금리대출, 햇살론 등 서민·중저신용자 대상 정책대출로 갈아타는 경우는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하다. 다만, 일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경우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기존 대출로 조회되지 않아 갈아타려는 금융회사 앱에서 이용해야 하는데, 7월 1일부터는 대출비교 플랫폼에서도 모든 카드론을 조회해 다른 대출로 갈아탈 수 있을 전망이다.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시간은 은행 영업시간인 매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서비스 이용 횟수는 중도상환수수료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 일반신용대출은 갈아타는 횟수에 제한이 없는 반면, 마이너스통장과 카드론 등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은 대출계약 실행 후 6개월이 경과한 후에 갈아탈 수 있다. 한편 스마트폰 이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자의 경우 주요 은행 등 영업점을 방문해 대출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다. 금융회사 간 상환 처리를 전산화한 대출이동시스템을 통해 새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해도 본인의 기존 대출을 확인하고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을 희망할 때는 대출비교 플랫폼 또는 금융회사 앱 내 대환대출 서비스를 선택해 기존에 받은 대출금리, 갚아야 할 금액 등을 먼저 확인한다. 그다음 자신의 소득과 직장,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확인하고, 대출 갈아타기로 아낄 수 있는 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비교한다. 모든 정보를 감안해 새 대출을 최종 선택하면 해당 금융회사 앱에서 대출 계약을 진행한다. 계약이 완료되면 기존 대출금은 대출이동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상환된다. 소비자가 기존 대출 상환과 새 대출 실행을 확인하면 절차가 끝난다.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할 때는 플랫폼별로 공급하는 대출 상품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각 플랫폼이 대출을 공급하는 금융사와 각각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대출 상품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가 은행 7곳, 토스가 은행 6곳, 네이버페이가 은행 4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

    신규 고객엔 우대금리, 기존 고객엔 금융쿠폰

    한편 금융당국은 서비스 개시에 맞춰 발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에 대해 수사당국과 협조해 집중 대응할 예정이다. 소비자 또한 서비스와 관련해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플랫폼이나 금융회사 앱 이외에 특정 앱 설치, 특정 계좌 입금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출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과도하게 낮은 금리 등을 제시하며 특정 금융회사로 갈아탈 것을 유도하는 경우에도 의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11조 원 규모의 온라인 대환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 간 경쟁도 뜨겁다. 먼저 우리은행은 자사 대출로 갈아탄 고객에게 연 0.5%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6월 말까지 대출을 갈아타느라 발생한 중도상환수수료 등 부수비용을 인당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금리인상 속도가 더딘 ‘신잔액 기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환대출 특화상품을 선보였는데 5월 31일 기준 금융채를 제공하는 일반 모바일 대출금리(연 5.354%)에 비해 낮은 연 4.634%였다. 신한은행은 첫 달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기존 대출 고객을 지키기 위해 이탈이 예상되는 대출 고객에게 2만 원 상당의 금융쿠폰을 제공했다.

    금융위원회는 대환대출이 활성화되면 금융사들이 금리인하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 또 표준화가 쉬운 아파트 담보대출을 우선으로 12월 주택담보대출도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갈아타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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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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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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