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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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 “여의도봄꽃축제에서 자연·문화 생동감 느끼길”

“다양한 즐길 거리 갖춘 친환경 축제… ‘문화도시’ 영등포의 위상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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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3-04-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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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 [김도균]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 [김도균]

    서울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제17회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봄꽃축제)가 영등포구 여의서로 국회 뒤편을 무대로 4월 4일 개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지다 4년 만에 재개된 봄꽃축제다. 본격적인 개막을 앞둔 4월 1~2일 주말 50만여 명이 축제가 열리는 벚꽃길을 찾았다. 오랜 팬데믹 끝에 찾아온 봄다운 봄이 반가워서일까. 예년보다 이른 개화로 축제가 예정보다 빨리 열린 셈이다. 개막식 이튿날인 4월 5일 봄비 속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떨어지는 꽃잎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63)는 “예년보다 꽃이 빨리 져 아쉽지만, 봄꽃축제에는 꽃 말고도 시민들이 즐길 만한 문화 콘텐츠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와 함께 봄꽃축제를 주최하는 영등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총본부와도 같은 곳이다. 올해 1월 취임한 이 대표는 세종문화회관 예술단·문화사업기획 기획위원, 경기아트센터 공연본부장을 거쳐 종로문화재단과 성북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문화예술 전문가다. 이 대표를 만나 4년 만에 열린 봄꽃축제의 다양한 콘텐츠와 영등포문화재단의 활동상에 대해 들었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기는 ESG 축제”

    오랜만에 열린 봄꽃축제에 감회가 남다를 듯한데.

    “물론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열리는 축제인 만큼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서울의 봄을 알리는 봄꽃축제를 4년 만에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열게 됐다. 시민들이 자연이 주는 선물인 봄꽃과 수변 문화를 마음껏 향유했으면 좋겠다.”

    이번 봄꽃축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올해 봄꽃축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특히 친환경 축제로 꾸렸다. 푸드마켓에선 1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아트마켓에는 ‘친환경 콘텐츠 특별존(zone)’을 마련했다. 축제에 참가한 예술가들의 작품도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아 친환경 소재로 제작됐다. 사회적 가치 차원에선 축제 운영의 공정성을 제고했다. 버스킹 공연, 아트마켓, 푸드마켓 참가자를 공모 방식으로 공정하게 선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행사 기회가 줄어든 예술가들에게 문호를 활짝 연 것이다. 또한 영등포문화재단이나 영등포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시민 및 예술가와 머리를 맞대고 축제 방향과 테마를 구상했다.”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영등포문화재단은 물론, 영등포구와 경찰, 소방서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안전한 축제 진행을 위해 협의했다. 축제 개막 전 주말(4월 1~2일)에 많은 시민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금요일부터 일찌감치 교통 및 인파 통제를 실시했다. 시민들이 통제에 잘 협조해준 덕에 주말에 50만여 명이 몰렸음에도 안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축제에서 눈여겨보면 좋을 콘텐츠는.

    “우선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아트마켓에선 깊이 있는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푸드마켓에서 맛보는 먹을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전통 한지를 활용한 예술 작품 전시회 ‘한지 아트웍’과 지역 사진협회, 미술협회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회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가 열리는 여의도는 한강을 품고 있다. ‘도시수변축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와 ‘봄꽃 요트 투어’ 등 시민들이 봄꽃과 한강 수변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해놓았다.”

    제17회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현장. [영등포문화재단 제공]

    제17회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현장. [영등포문화재단 제공]

    “영등포에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할 것”

    봄꽃축제는 4월 9일 막을 내리지만, 영등포문화재단의 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고민과 실험은 ‘연중무휴’다. 영등포구는 2021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선정한 ‘문화도시’다. 문화도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뼈대다. 서울 유일의 문화도시로 선정된 영등포구는 5년 동안 약 150억 원 예산을 지원받아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영등포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사업의 주역을 맡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영등포는 예술인이 모인 문래창작촌, 다문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대림동 중앙시장, 안양천과 도림천의 수변 문화 등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갖췄다”면서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과 함께 도시 수변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의 문화 인프라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우선 ‘영등포아트홀’의 기획공연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분기별 시즌제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재단의 주요 접점인 공연시설의 문화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문래동의 ‘술술센터’의 경우 예술-기술 융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기술인이 교류하는 창작 전초기지로 기능하게 할 것이다. ‘YDP창의예술교육센터’에는 지역주민, 특히 청소년이 문화적 소양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려 한다. 영등포구의 여러 공공도서관도 중요한 문화 거점이다. 최근 도서관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네트워크 공간으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공공도서관을 독서 문화 거점이자 시민 교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향후 포부는.

    “영등포구는 ‘문화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도시로 선정돼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조성할 여건이 무르익었다. 주민, 예술가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다양한 예술 사업을 추진하고 문화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만의 독특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는 초석을 마련하고 싶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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