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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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리사이클링 부각한 유럽판 IRA ‘핵심원자재법’

3월 핵심원자재법 초안 공개… 본격적인 시장은 4~5년 이후 형성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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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4-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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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브제크돌니에 위치한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폴란드 브제크돌니에 위치한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3월 16일(현지 시간)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 Act·CRMA) 초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특정한 제3국산 핵심원자재 수입 비율을 EU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핵심원자재는 니켈·리튬·천연흑연·망간을 비롯해 구리·갈륨·희토류 등 총 16가지다. 이를 위해 EU는 2030년까지 EU 연간 소비량의 10%에 해당하는 핵심원자재를 EU 내에서 채굴할 계획이다. EU 내 핵심원자재 가공과 재활용 비율은 각각 EU 연간 소비량의 40%, 15%까지 높인다.

    목표는 중국 광물 의존도 낮추기

    3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CRMA의 핵심 목적은 특정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 확대 등을 통해 EU 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CRMA 입법에는 1∼2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CRMA는 미국 IRA와 달리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항이나 현지 조달 요구 조건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CRMA는 핵심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이며, 폐배터리 재활용을 장려한다. 이에 주목받는 분야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이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은 크게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인 스크랩을 재활용하는 것과 폐배터리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것으로 나뉜다(그림 참조). 전기차 폐배터리는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재조립해 사용할지,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 등 유기금속만 추출해 재활용할지 결정된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배터리 제조사의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을 중심으로 리사클링이 이뤄지고 있지만, 2026년부터 폐배터리가 폭발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하면 시장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며 “단,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가 폐배터리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ESS로 재사용될 경우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리사이클 시장의 개화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리서치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2025년 78만6000t으로 예상되며, 2030년 143만6000t, 2040년 500만9000t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그래프 참조). 특히 폐배터리는 2030년 30만7000t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액 기준으로는 2030년 535억6900만 달러(약 70조6000억 원), 2040년 1741억2000만 달러(약 230조 원) 규모다.

    관련 기업 중장기적 수혜 전망

    이안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RMA 초안은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망간, 천연흑연, 백금 등 핵심원자재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리사이클링 비율을 정하고 있다”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선두 기업은 성일하이텍이며 포스코홀딩스, 새빗켐, 코스모화학, 고려아연 등도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하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표 참조).



    이 가운데 유럽에서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고 있는 성일하이텍과 포스코홀딩스가 주목받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21년 7월 헝가리에 배터리산업 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헝가리 제2 리사이클링파크’를 완공했다. 이곳에서 성일하이텍은 연간 5만t의 배터리 스크랩을 처리할 수 있으며, 약 2만 대의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생산도 가능하다. 현재 성일하이텍은 독일에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3월 배터리 재활용 자회사 PLSC를 설립하고, 지난해 8월 폴란드 브제크돌니에 연산 7000t 생산능력을 갖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를 준공했다. 이곳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스크랩과 폐배터리에서 만든 블랙 매스(Black Mass: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채취한 검은 분말)를 포스코HY클린메탈에 공급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할 계획이다.

    CRMA에 대한 기대감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성일하이텍 주가는 1월 2일 종가 9만9600 원 대비 65.3% 상승한 16만4700원에 마감했다. 포스코홀딩스(37.3%), 새빗켐(55.6%), 코스모화학(216%)도 크게 올랐다. 박제영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전기차 폐배터리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려면 4~5년은 더 있어야 하기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의 가시적 실적은 그 후에나 기대된다”며 “주가가 기대감만으로 오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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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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