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동반 참석한 이정재(왼쪽)와 임세령 대상 부회장. [뉴시스]
다양한 글로벌 행사에 동반 참석
수차례 열애설에 휩싸였던 임 부회장과 이정재는 2015년 1월 인터넷 매체 ‘디스패치’에 의해 데이트 모습이 포착됐고, 이후 교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이정재는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등을 통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30년 가까이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로 활동하고 있다. 임 부회장은 소비자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참신한 마케팅으로 주목받아온 대상의 3세 경영인이다.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이자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로,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2009년 이혼했다. 2012년 12월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사해 식품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2016년 전무로 승진한 뒤 대상 마케팅 담당 중역을 맡아왔고, 지난해 3월 대상홀딩스와 대상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나섰다. 동생인 임상민 전무와 그룹 내 주요 사업을 주도하며 재계에서는 보기 드문 자매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기준 대상홀딩스 지분율은 임 부회장 19.9%, 임 전무 35.8%다.지인 소개로 만난 임 부회장과 이정재는 패션·예술·부동산 등 공통분모들이 있어 대화가 잘 통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이정재 못지않게 임 부회장의 패션 감각도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 희귀 매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옷을 먼저 구매할 만큼 패션 트렌드에 발 빠르다. 그가 착용한 명품 아이템은 완판되는 경우도 많다. 임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겸 디저트 카페 ‘메종 드 라카테고리’는 둘의 데이트 장소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두 사람은 교제 인정 후 다채로운 글로벌 행사에 동반 참석하는 등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연례 자선행사 ‘LACMA(라크마: LA 카운티미술관) 아트+필름 갈라’에 2018년과 2019년, 2021년 3차례 참석했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2019년 홍콩에서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 ‘제7회 아트바젤 홍콩’에도 함께했다. 당시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홍콩에서 데이트를 즐겼고, 이정재의 절친인 정우성도 동행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아트 펌 어드바이저(Art Firm Advisor·AFA) 인스타그램에 두 사람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배우 이병헌, 강동원과 함께한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5월에는 이정재의 첫 영화 연출작 ‘헌트’가 제75회 칸영화제에 초청되자 임 부회장이 공식 상영회에 동행해 힘을 보탰다. 이정재 역시 ‘헌트’ 엔딩 크레딧 말미에 ‘감독과 제작자는 다음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임 부회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둘의 결혼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상 글로벌 사업에 시너지 효과
대한민국 대표 스타인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으로 명실상부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감독 데뷔작인 ‘헌트’ 역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면서 관객 수 433만 명을 넘겼다. 재계에서는 최근 대상이 힘 쏟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 두 사람의 공개 연애 행보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콘텐츠 열풍의 중심축인 일명 ‘이정재 효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상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올해 창립 66주년을 맞이한 대상은 국민 조미료 ‘미원’과 ‘청정원’ ‘종가집’으로 대표되는 종합식품회사다. 지난해 매출 3조4700억 원, 영업이익 1532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임 부회장 주축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종가집 김치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치 세계화’가 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가집의 글로벌용 김치(왼쪽).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세워진 대상의 김치 공장. [사진 제공 · 대상]
K-컬처 인기 힘입은 K-푸드 선전 기대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대만, 홍콩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3월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1만㎡ 규모의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방탄소년단과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김치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대상의 김치 공장 역시 증가하는 미국 내 김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對美)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5% 늘어난 2825만 달러(약 394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종가집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7.8% 증가한 1617만 달러(약 225억7000만 원)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을 종가집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에까지 현지화된 김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지화된 소스로 진화하고 있는 청정원 순창고추장도 해외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72개국에 수출 중이며, 향후 100여 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상의 글로벌 매출은 성장을 거듭해 2020년 9714억 원, 지난해 1조1681억 원을 기록했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세령 부회장은 대상 오너가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한류 붐을 이끄는 연인 이정재와 공식석상에 동반 참석함으로써 K-푸드와 K-컬처가 맞물리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이어서 “사업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데 이정재의 인기가 일종의 파생효과를 일으켜 그에게 관심 있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임 부회장이 속한 기업이나 제품의 호감도,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나 전자에 비해 F&B(식음료) 분야가 부진한 편인데 K-컬처 인기에 힘입은 K-푸드의 선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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