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시 중심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차량 통제 조치로 텅비어 있다(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있다. [CNS, CCTV]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악마”
우한 병원의 의료진들이 우한폐렴에 걸린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후베이 데일리]
하지만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악마”라고 말했듯이 우한 폐렴은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우한 폐렴 때문에 춘제 특수가 사라지면서 서비스 산업이 초토화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분야는 관광 산업이다. 중국 정부의 국내외 단체 관광 금지 조치에 따라 주요 관광지들은 이미 폐쇄됐다. 최대 관광지인 베이징의 자금성을 비롯해 만리장성의 바다링(八達嶺)을 포함한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시안의 인기 관광지인 진시황릉 병마용, 항저우의 서호,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 각 지역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게다가 영화관을 비롯해 뮤지컬이나 음악회 등이 열리는 각종 공연장들도 휴업에 들어갔다. 중국 영화업계는 이번 춘제 연휴 기간에 영화 개봉을 연기했으며 일부 영화관 체인들은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국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식당, 쇼핑몰, 백화점, 호텔 등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중국 국민들은 대부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가족끼리 조용히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가계소비와 맞물린 서비스 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춘제 기간 소매상들과 음식점들은 1조 위안(14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관광 수입은 5139억 위안(750억 달러)을 기록했다. 또 중국 영화업계는 1년 농사를 좌우하는 대목인 춘제 기간의 지난해 매출만 100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매출이 반 토막 이상 줄어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2000만 명 실업사태 발생 가능성
우한 시민들이 약품을 사기위해 약국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China News Service]
특히 우한 폐렴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중국 경제에 더욱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사스는 2002년 11월 광둥성에서 시작돼 2003년 7월까지 37개국으로 확산됐었다. 당시 8096명이 감염됐었고 774명이 사망했으며, 경제피해도 엄청났었다.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가 내놓은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로 중국 경제의 피해액은 253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GDP 성장률은 1~2%p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었다. 각국 경제연구소도 중국의 GDP 성장률이 사스로 인해 1~2%p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었다. 그런데 중국 서비스 산업은 사스 때보다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이번 우한 폐렴에 따른 피해 규모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서비스산업의 GDP대비 비중은 2003년 39%였는데 지난해에는 59.4%를 차지했다. 스위스 은행인 UBS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단기간에 잡히지 않으면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중심으로 중국의 소매 매출과 관광, 호텔 등 서비스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Plenum)은 “우한 폐렴으로 인해 서비스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최대 4%p 하락한 2%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우한 폐렴으로 6%를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스 당시인 중국의 2003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11.1%였지만 2분기는 9.1%를 기록하며 급속히 둔화했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통화 완화 등 부양 정책을 통해 3분기 성장률을 10%로 끌어올렸다. 그런데 2003년은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톈레이 황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은 대규모 재정적자 상태”라면서 “사스 때처럼 경기 부양을 시도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우한 폐렴사태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무색한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을 빠르게 통제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중기적으로 전 산업이 타격을,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올해 경제성장률 5%대 하락 전망
중국 보안요원이 충칭공항에서 한 어린아이의 체온을 재고 있다. [China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