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4

2007.05.08

프리미어리그 노크 4수생 이천수 소원 이루나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입력2007-05-07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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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영국에 있을 때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가끔 상대팀 감독들이 그를 만날 때면 몇몇 한국선수 이름을 들면서 “너(박지성)만큼 잘하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때마다 박지성은 난감할 따름이다. “나만큼 잘한다”고 하자니 자기 자랑이 되고 “나보다 못한다”는 말은 할 수도,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지성은 그냥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짧게 대답하며 웃음으로 때운다고 한다. 박지성은 기자에게 “한국선수에 대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면서 “많은 한국선수가 잉글랜드 그라운드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4월14일 울산 현대 사무실에 공문이 하나 도착했다. 풀럼의 데이비드 맥널리 단장이 이천수(26·사진)를 영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온 것이다. 풀럼은 2월 자신의 홈구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한국-그리스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골을 터뜨린 이천수의 영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당시 그리스전을 직접 구경했던 이집트 부호 알 파예드 풀럼 구단주가 이천수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풀럼은 올 7월1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1년간 이천수를 임대조건으로 영입한 뒤, 내년 1월7일 이전까지 완전 이적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봉은 130만 파운드(세금 포함, 약 23억4000만원)이며 이적료는 200만 파운드(약 36억원)를 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울산 구단은 1월 위건 어슬레틱 진출이 좌절됐을 때처럼 완전 이적을 요구하고 있다.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의 임대료가 지나치게 저렴한 데다 완전 이적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구단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이천수는 “나머지 임대료는 내 연봉으로 내고라도 진출하겠다”며 배수진을 치지만 여전히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천수를 영입하겠다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또 등장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풀럼행이 좌절되면 협상에 나설 히든카드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천수는 2002년 사우스햄턴, 2006년 포츠머스, 2007년 위건행 좌절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진출 4수생이다. 이번에는 잉글랜드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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