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4

2008.02.26

노인 고혈압 나이 탓 마세요

  • 류재춘 류재춘심장내과 원장

    입력2008-02-20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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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고혈압 나이 탓 마세요

    노인 고혈압은 나이 탓으로 돌리고 방치하다 보면 합병증 유발 등 위험이 뒤따를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나이 들면서 혈압 좀 높아진 건데 귀찮게 치료할 필요가 뭐 있어?”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들이 혈압이 높다고 진단받으면 흔히 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평균 수축기 혈압은 점차 상승하는 반면, 이완기 혈압은 60세까지 높아지다가 이후로는 낮아진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에 따른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혈관의 탄력성 감소에 의한 이차적인 병적 현상임을 반드시 인식하고 치료해야 한다.

    수명 연장으로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노인층에서 가장 빈발하는 질환은 심혈관 질환이며, 이는 주된 사망원인이다. 이러한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고혈압은 노인층에서는 매우 흔하다.

    고령자에 대한 고혈압 정의는 젊은 연령층과 마찬가지로 140/90mmHg 이상을 기준으로 하며, 고연령군에서 자주 동반되는 수축기 고혈압의 정의는 이완기 혈압 90mmHg 미만,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노인의 혈압 상승과 관련한 심혈관 및 뇌혈관 위험도는 젊은 층에 비해 매우 높다. 수축기 고혈압은 노인 고혈압의 절반을 넘는데, 이는 노화에 따른 동맥 강직과 동맥 탄성이 손상된 결과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은 노인의 상승된 혈압을 낮추는 것이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으로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줄인다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치료는 수축기 고혈압 환자의 뇌중풍(뇌졸중), 심장발작, 심부전 발생률을 줄이는 데도 유익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치료되지 않은 고혈압과 관련한 위험도 젊은 환자보다는 노인 환자에게서 더 높다. 두 군(群) 사이에서 치료와 관련된 상대적 이익을 비교해보면, 항고혈압제 치료의 경우 비용 면에서 노인 집단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례로 한 건의 뇌중풍을 예방하려면 98명의 젊은 고혈압 환자를 치료해야 하지만, 노인 고혈압 환자의 경우 단지 39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 고혈압 환자의 치료에서도 저염식, 절주, 금연, 운동, 체중 감량 등 일반적인 생활요법을 시행해야 하며, 약물을 사용할 때는 적은 양에서 시작해 서서히 하강시켜야 한다. 혈압 치료는 혈압을 낮춰 혈관벽의 손상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제는 이뇨제나 작용시간이 긴 칼슘차단제를 권장하지만 다른 질환(심부전, 당뇨병, 협심증 등)이 있을 경우 이들 질환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노인 고혈압 나이 탓 마세요
    혈압 치료는 수축기 혈압 140mmHg 이하, 이완기 혈압 90mmHg 이하를 목표로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노인 고혈압을 방치하지 않고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 몸의 혈관에 병(중풍, 심장발작, 신부전, 시력 상실 등)이 찾아든 뒤 후회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류재춘 류재춘심장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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