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5

2007.05.15

작가와 대중, 작업실에서 ‘매력적 만남’

  • 뉴욕=황진영 전시기획자

    입력2007-05-09 1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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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대중, 작업실에서 ‘매력적 만남’

    일반에게 공개된 트라이베카 지역 한 작가의 작업실 내부.

    뉴욕엔 전시공간이 많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이 작가다. 소호, 첼시 다리 건너 브루클린에까지 포진한 그 많은 전시공간도 이들을 모두 소개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 스스로 대중과 직접 만나기 위한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맨해튼 남부의 트라이베카 지역에서 작가의 작업실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행사(Tribeca Open Artists Studio Tour)가 4월27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이 행사엔 입장료가 없다.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작년에는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올 행사에 참가한 작가는 모두 100명. 한국 작가도 4명이 참가했다. 작업실을 공개하는 방식은 작품 성향만큼이나 다양했다. 어떤 작가는 깔끔한 실내에 조명을 갖춘 자그마한 전시장을 꾸몄는가 하면, 어떤 작가는 작업실 한구석에 수북이 쌓인 작업 용구와 먼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종이상자로 벽을 쌓은 설치작품 앞에서 작가에게 작품 의도를 물었다. 작가의 솔직한 대답. “아, 가리개가 좀 필요했어요.” 그러고 보니 방문객에게 차마 보여줄 수 없는 살림살이가 ‘설치작품’ 뒤에 숨어 있다.

    작가들은 작품의 제작자이자 전시기획자, 손님을 맞는 집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중간 이윤 없이 바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방문객을 불러모으는 요소다. 오픈 스튜디오는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제한된 공간, 선택적 전시, 일방적 소통이라는 기존 전시장의 한계에 비춰볼 때 작업실에서 작가와 대중이 만나는 일은 분명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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