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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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태워 잠든 봄을 깨웁니다

  • 입력2006-07-18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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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을 태워 잠든 봄을 깨웁니다

    겨우내 묵었던 볏짚을 태우는 시골 들판의 풍경.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아버지는 겨우내 나무 허리에 둘둘 감아주었던 볏짚을 풀어내서 태우곤 하셨다.

    추운 한 철 벌거벗은 여린 나무에 온기를 나눠주다, 이제는 묵은 옷 되어 벗기워진 볏짚이 허연 머리 풀어헤친 연기로 훠얼훨 피워오른다. 아이구 매워. 눈물 찔끔 흘리며 연기 사이로 바라본 하늘에는 이미 봄빛이 머금어져 있었다.

    묵은 것 태워올린 자리에 새싹이 트기를 기다리고 있는 봄 들판.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인지라, 해마다 추운 겨울 물러나는 이맘때면 가슴 속에 희망의 싹이 곰실곰실 피어오른다.

    놀라운 생명력으로 세상을 소생시키는 기적의 계절 봄. 지난 한 철 쌓였던 고난함과 아쉬움일랑 묵은 볏짚처럼 태워버리고 새 힘 새 희망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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