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2007.03.13

틈새 평형 피하고 지역난방 택하라

아파트 실수요자 위한 알짜 청약 노하우

  • 성종수 부동산 포털 ㈜알젠(www.rzen.co.kr) 대표

    입력2007-03-07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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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새 평형 피하고 지역난방 택하라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다.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때문에 청약 시기를 9월 이후로 미루는 새 아파트 수요자들이 늘면서 분양시장은 봄철이 됐는데도 여전히 싸늘하다. 그러나 실수요자에게는 분양시장이 흔들리고 있을 때가 입지 좋은 알짜 아파트를 분양받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몇 개 단지만 선택해 집중 분석하라

    한 달에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현장만도 수십 군데에 이른다. 일반인들이 이를 모두 찾아 다니고 분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먼저 신문과 인터넷에서 공급 공고를 스크랩하거나 메모해 관심 단지를 3~4곳으로 압축한다. 많은 단지를 탐색하면 좋지만 이는 욕심이다.

    이어 집중 분석에 나선다. 전체 분양시장 상황이 호황기인지, 침체기인지, 조정기인지를 짚어본다. 다음은 개별 관심 단지의 투자 전망과 소비자 선호도를 객관적인 눈으로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분양받을 만한 단지라고 결론이 서면 모델하우스와 현장 방문을 통해 청약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청약률과 계약률은 다르다



    주택업체들은 청약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청약률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청약률은 몇 사람이 신청했느냐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계약률은 실제 몇 사람이 계약금을 내고 분양받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500가구를 분양한 아파트에 2500명이 신청했다면 청약 경쟁률은 5대 1이다. 그러나 계약률이 50%였다면 당첨자 가운데 250명만 정식 계약을 했다는 말이다. 당첨자 중 절반이 계약을 포기했으니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이 미분양으로 남은 것이다. 따라서 청약률만 보고 인기가 있다거나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지구의 실상을 알라

    틈새 평형 피하고 지역난방 택하라
    분양광고에서 눈에 띄는 문구 중의 하나가 ‘지구’다. ‘지구’라고 하면 언뜻 택지개발지구와 혼동할 수 있다. 택지개발지구는 토지공사, 주택공사,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기 때문에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투자가치가 높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택지지구를 좋아한다는 점을 이용해 ‘지구’라는 문구를 붙이는 분양광고가 많다. 따라서 공공업체에서 개발하는 택지개발지구인지 아닌지를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특히 택지지구 주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지구’라는 명칭을 붙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택지지구로 오인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역세권도 옥석을 구별하라

    요즘은 지하철과 전철망이 잘 정비돼 있어 웬만한 곳은 다 역세권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80~90%가 역세권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하철 8호선까지 개통됐고, 9호선은 올해 완공된다. 그렇게 되면 서울 전역이 지하철 이용 거리에 들어가게 된다. 지하철 역세권의 희소가치가 과거보다 떨어지는 셈이다.

    이제는 진정한 역세권이 어디인지를 평가해야 한다.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15분 넘게 걸리는 아파트 단지를 역세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차를 타기도, 걷기도 모호하다. 지하철역까지 보통 걸음으로 10분 안에 닿을 수 있어야 역세권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나 홀로 아파트’라면 대단지에 붙어 있는 곳을 골라라

    서울이나 도심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 대단지를 찾아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동시분양에 나오는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한두 동짜리 ‘나 홀로 아파트’다. 이런 단지 중에는 위치가 괜찮은 곳이 많다. 단지 규모가 작다고 해서 무조건 외면하지 말고 위치가 좋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단지보다 투자가치는 떨어지지만 분양가가 싸고 교통과 학군은 대단지 못지않은 곳이 꽤 있다.

    ‘나 홀로 아파트’에 청약할 때는 주변에 대단지를 끼고 있는 단지가 낫다. 대단지와 붙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파트 군락을 이루므로 단지 규모가 작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틈새 평형은 피하라

    단지 안에서 가구 수가 적은 틈새 평형은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수요층이 두껍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평형은 단지 전체의 설계를 맞추다 보니 자투리로 끼워놓은 평형을 말한다. 향이나 배치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32, 43, 48, 54평형으로 이뤄진 1000가구 단지가 있다고 치자. 나머지 평형은 모두 200가구가 넘고 남향인데, 48평형만 한 동인 20가구에 불과하고 동향으로 배치됐다면 입주 후 제값을 받기 어렵다. 값을 더 주더라도 남향의 43평형이나 54평형을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틈새 평형은 늘 거래에서 뒷전으로 밀린다.

    시행사와 시공사를 구별하라

    분양받을 때는 시행사와 시공사를 구별해야 한다. 대형 건설업체의 이름으로 분양하지만 사업 시행자가 다른 사업장이 즐비하다. 요즘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과거처럼 무리하게 땅을 사지 않는다. 시행사나 개발업체가 산 땅에 공사만 해주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경우 사업의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시행사다. 시공사는 공사비를 받고 집만 지어준다. 아파트 브랜드는 대형 건설업체로 되어 있지만 실제 사업 주체는 이름 없는 시행사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다른 사업장은 ‘대체로’ 분양가가 비싸다. 이익을 나눠 먹기 때문이다.

    교통여건은 발로 확인하라

    분양광고에서 가장 부풀리는 문구는 ‘쭛쭛에서 5분 거리’라는 표현이다. 걸어서 5분 거리인지 승용차로 10분 거리인지 명확하지 않다. 걸어서 5분 거리라고 선전한 경우도 실제로는 15분 이상이 걸리는 게 다반사다. 입주 후에 속았다는 생각을 하면 늦다.

    분양받을 때는 현장에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직접 걸어보고 출퇴근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변에 인터체인지가 있다면 진입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경전철이나 전철 건설 계획도 과장된 사례가 많다. 교통여건의 변화는 부동산의 가치를 전망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므로 번거롭더라도 지자체를 통해 알아봐야 한다.

    난방 방식을 살펴라

    단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기름이나 도시가스로 개별난방을 하는 아파트는 관리비가 비싸다. 32평형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난방비는 열병합발전을 이용한 지역난방이 가장 싸고 기름난방과 LPG 개별난방, 도시가스(LNG) 중앙난방은 이보다 비싼 편이다.

    지역난방은 한겨울에도 난방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안전하다.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아파트 지구는 대부분 지역난방을 채택하고 있다. 때로 중앙난방이 지역난방보다 연료비가 적게 나오기도 하는데,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棟1월 초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한 은행의 민영 아파트 청약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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