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3

2015.01.26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0시 1분 전’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5-01-26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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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마이클 돕스 지음/ 박수민 옮김/ 모던타임스/ 664쪽/ 3만3000원

    1962년 10월 27일 토요일 새벽 2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알렉세예프 소련대사를 만나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5%”라고 경고했다. 알렉세예프는 암호실에 들어가 흐루쇼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에게 전보를 보냈다. ‘긴급 일급비밀. 카스트로의 판단에 따르면 침공은 거의 불가피하고 약 24~72시간 내 벌어질 것임.’ 훗날 사람들은 이날을 ‘검은 토요일(Black Saturday)’이라 불렀다.

    카스트로가 흐루쇼프에게 공동의 적(미국)을 상대로 핵공격을 촉구하는 전보 내용을 구술하면서 시작된 쿠바 미사일 위기는, 케네디 대통령 형제가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면 미국은 터키에 배치한 미사일을 포기하겠다고 은밀히 제안하면서 끝났다. 하지만 그사이 벌어진 미·소 간 긴박한 상황과 움직임 하나하나가 즉시 핵공격을 촉발할 만큼 모든 것이 아슬아슬하게 진행됐다. ‘쿠바 미사일 위기’라고 부르는 이 사건을 역사학자 아서 마이어 슐레진저 2세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라 했다.

    ‘워싱턴포스트’ 소련 주재 특파원 출신인 저자는 이 사건의 조짐이 나타난 1962년 10월 16일 화요일부터 모든 위기가 해소되는 10월 28일 일요일 아침까지 벌어진 일들을 분 단위로 촘촘히 재구성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진짜로 밝히고 싶었던 건 케네디와 흐루쇼프가 사건을 통제하길 ‘원했는지’가 아니라 ‘통제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1962년 케네디와 흐루쇼프는 전쟁을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작동하기 시작한 전쟁기계는 자체적 관성으로 움직였고, 곧 지도자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책 제목에 쓰인 ‘운명의 날 시계’는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고자 맨해튼 프로젝트 과학자들이 만든 개념으로 ‘핵과학자회보’ 표지에 시간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처음 게재된 1947년에는 0시 7분 전이었고, 1953년 미·소가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0시 2분 전까지 임박했다, 전략무기감축 협정이 체결되고 소련이 해체된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으로 늦춰지기도 했다. 2015년 1월 현재 시곗바늘은 0시 5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이것이 책이다



    로더릭 케이브·새러 아야드 지음/ 박중서 옮김/ 예경/ 288쪽/ 3만5000원


    ‘100권의 책으로 본 책의 역사’라는 부제를 붙이며 저자들은 선정 기준을 놓고 고민했을 것이다. 끈(결승문자)으로 만든 책, 점토판과 파피루스, 종이책까지 100권의 책을 통해 지식을 향한 인류의 도전을 살펴본다.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핀볼효과

    제임스 버크 지음/ 장석봉 옮김/ 궁리/ 500쪽/ 2만3000원


    ‘커넥션’ ‘우주가 바뀌던 날’ 같은 과학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유명한 저자가 사소한 사건들을 연결해 과학기술사의 근원을 추적했다. 1906년 영국 런던에 살던 한 미용사가 붕사를 이용한 것과 미국의 골드러시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열국지 사상 열전

    신동준 지음/ 을유문화사/ 388쪽/ 1만5000원


    550년에 달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소설 형식으로 쓴 ‘열국지’.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 12명을 중심으로 당대 역사와 문화, 사회상 등을 정리했다. 재벌이 된 공자의 제자 자공, 군자의 롤모델이 된 자산 등의 이야기를 통해 동양사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문명과 지하공간

    김재성 지음/ 글항아리/ 396쪽/ 2만5000원


    변변한 도구 하나 없던 시대 인간은 어떻게 바위를 뚫어 동굴을 만들었을까.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해 지하공간의 역사와 용도를 소개했다. 고대 포도주 저장소와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의 공통점은 지하에 있다는 것.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1조 원의 승부사들

    박동휘·좌동욱 지음/ 한국경제신문/ 304쪽/ 1만5000원


    사모펀드는 소수의 비공개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자금으로 운영하는 펀드의 한 종류로, 주로 기업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올려 되파는 ‘바이아웃’을 한다. 금융시장의 새로운 권력이 된 사모펀드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치킨게임, 핵전쟁을 막아라
    2014~2015 동아시아 해양안보 정세와 전망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360쪽/ 1만5000원


    미국의 재균형 전략, 중국의 21세기 해양실크로드 전략,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한국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인도네시아의 해양 중심축 전략의 공통점은 해양을 중시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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