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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간선택제 교사로 고용률 늘리기?

교육부 입법예고에 교원단체, 교대생 강력 반발…교육부에선 유연성과 안정성 강조

  • 김정아 객원기자 picesgirl@hanmail.net

시간선택제 교사로 고용률 늘리기?

시간선택제 교사로 고용률 늘리기?

전국 교대생들이 교육부의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도입에 반대하며 동맹휴업에 들어간 4월 11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소속 학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지대였던 교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3월 7일 교육부가 9월부터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를 시행하겠다며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입법예고한 뒤 교원단체와 예비교사인 교대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는 주 2~3일 근무하고 전일제 교사와 같은 기준의 4대 연금, 승진, 보수 체계를 적용받는 제도다. 얼핏 생각하면 전일제 교사 1명에게 주는 임금으로 시간선택제 교사 2명을 고용하니 ‘일자리 나누기’와 유사하고 결국 고용률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단순히 교사 수가 늘어나는 고용 확대로 보기엔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예비교사들은 이 제도가 향후 자신을 ‘반쪽 임금 노동자’로 전락하게 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4월 11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회(교대련) 소속 12개 교대는 동맹휴업을 선언하고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교육부는 교대련과의 면담을 통해 전일제 교사의 시간선택제 전환을 1년간 시범 운영하고, 신규 채용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협의해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교원단체와 교대련 모두 제도 철회를 원하는 현실이라 논란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는 1일 4시간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를 검토 중이라 했다가 교원단체와 교대생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자 수정안을 내놓았다. 근무 형태는 1일 4시간에서 주 2~3일 근무로, 대상은 신규 교사에서 현직 전일제 교사 가운데 희망자로 바뀌었다. 제도 취지도 일자리 창출보다 교원과 학생의 권익 향상으로 바뀌었다. 교원이 직장과 가정 일을 병행할 수 있게 하고, 학생은 수요가 적은 아랍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과목의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반쪽 임금 노동자 양산”

4월 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양승실 연구위원은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의 연착륙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듯한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의 시행은 육아에 의한 교사의 경력 단절을 줄일 뿐 아니라, 학생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학생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그 취지에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일단 전일제 교사 가운데 육아와 간병 등의 사유로 시간선택제를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시범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교육부 교육정책실 서기관은 “시간선택제로 일하다 다시 전일제로 복귀할 수 있다. 필요한 시기에 잠시 선택하는 제도”라며 제도 유연성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선 교사는 이 ‘유연성과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가기는 쉬울 겁니다. 하지만 전일제로 복귀하고 싶을 때 곧바로 복귀할 수 있을까요. 회사에서도 장기간 휴직했다 오면 책상을 치워버린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면 교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쩌면 자연스럽게 교원 정원을 줄이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원하는 시점에 바로 복귀되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리가 나는 즉시 전일제로 복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선택제는 ‘본인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교육부는 7월 안에 현직 교사 가운데 희망자에게 신청을 받아 9월부터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대 교원단체는 교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는 불필요하며, 나아가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 업무는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교과 지도, 생활 지도, 진학 지도, 그리고 행정 업무다. 이 가운데 교원단체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사와 학생 간 신뢰 구축의 어려움, 그리고 업무의 연속성 단절과 업무 협조의 어려움이다. 그리고 교사라는 직업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일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사는 책임감을 갖고 학생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시간선택제를 통해 복수담임제를 하게 되면 그 책임감이 옅어질 수 있다”며 “더욱이 복수담임제는 시행했다 파기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본적으로는 시간선택제에 반대 의견을 갖고 있지만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면 정부와 협의해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데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총보다 더 강하게 반발한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전일제 교사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한다지만 그 빈자리를 정규 교사로 채우긴 어렵다. 또 신규 교사는 대상이 아니라지만 결국 신규 교사도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또 시간선택제 교사가 승진, 연금 모두 전일제 교사와 같은 기준이라는 것도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본다. 전일제 근무 교사가 35년 걸려 교감, 교장이 된다면 시간선택제 교사는 70년이 걸려야 하고, 연금도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니 반 토막 연금을 타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새 정책과 국정 운영 로드맵

시간선택제 교사로 고용률 늘리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권정오 울산지부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권찬우 울산본부장 등 노조간부들이 3월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간선택 공무원 및 교사 채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 교원과 전일제 공무원 충원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교대련은 4월 11일 교육부와의 협의 내용을 믿고 당분간 시범 운영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교대는 동문과 부모 가운데 교육부 직원이나 교육전문가가 많아 이번 공동휴업에 동참하지는 못했지만 개별적으로 시위에 참가했다. 사범대생들은 전국 단위 협의회가 없어 공동 입장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모임을 결성하는 대로 교대련 활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많은 이가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라는 새 교육 정책의 배경에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국정 운영 로드맵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정부로서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고용률 높이기와 교사 발령 적체를 모두 해결할 안성맞춤형 대안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원단체와 교대생들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 정도인 것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0명으로 낮추면 된다는 것이다. 교원 수를 줄이거나 시간선택제 교사를 채용하지 않아도 되니 교사에게도 좋고, 담임의 세심한 배려를 받고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학생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시간선택제 교사제의 가장 큰 취지인 일과 가사 병행에 대해 당사자인 여교사들의 반응도 의외다. 경력 20년 차 여교사 K씨의 말이다.

“여교사는 방학도 있고, 출산 휴가에 6년까지 육아 휴직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육아를 위해 또 다른 정책을 만들어 여 교원의 경력 단절을 막는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작 일선 교사의 생각을 묻는 사전조사도 없이 제도를 일방적으로 시행한다는 것도 당혹스럽습니다.”

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무엇보다 불안해하는 이들은 예비교사다. 한 교대생의 말이다.

“교사는 겸직을 할 수 없습니다. 한 달에 110만 원을 받고 70년을 일해야 교감, 교장이 될 수 있다면 누가 교사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제도의 최대 수혜자도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은 자고 나면 새로운 정책으로 속속 모양을 바꾸고 있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취업 전망은 아직 흐림이다.



주간동아 2014.04.21 934호 (p42~43)

김정아 객원기자 picesgi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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