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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마당

바다의 성분

바다의 성분

바다의 성분


최초의 인간이 흘렸던 한 방울 눈물 안에 모든 시대의 슬픔이 녹아 있듯 바다에는 소금이 녹아 있다. 뺨을 흘러내렸던 최초의 한 방울이 머금고 있었던 가장 순결한 푸름, 바람이 불타는 누런 보리밭에서 낫질하는 사람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방울 안에 바다가 있다. 낯선 도시 밤하늘 먼 불빛을 쳐다보는 눈에 고이는 눈물 안에 바다가 있다.



바다 안에는 어머니가 있다. 발가숭이 알몸의 내가 탯줄을 몸에 감고 최초의 물을 온몸으로 느꼈던 기억 이전의 바다. 어머니 사랑처럼





바다에는 한계가 없다.



벚꽃이 떨어진 동네공원을 산책하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꽃잎 한 장을 본다. 보았다. 야, 정말 크고도 넓은 세상이었다. 땀방울과 눈물과 바다, 그리고 어머니. 떨어진 꽃잎과 바로 옆에서 막 피어나는 꽃잎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꽃잎 속에 멀리 있는 그대가 알몸으로 누워 있다. 그게 뭐든 자세히 손에 들고 보면 정말 큰 세상이 보인다. 꽃잎 한 장, 쌀 한 톨, 신생아의 눈동자. 올봄엔 뭐든 하나만 자세히 보자. 봄이 가기 전에. ─ 원재훈 시인



주간동아 2014.04.21 934호 (p5~5)

  • 허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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