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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獨 메르켈 총리 재집권 확실시

9월 22일 제18대 연방 국회의원 선거…기민·사회당과 연정 파트너에 관심 집중

  • 박성윤 브레멘 통신원 bijournay@daum.net

獨 메르켈 총리 재집권 확실시


제18대 독일연방 국회의원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9월 22일 일요일 저녁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재집권 윤곽이 드러난다. 9월 초 독일 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인 기민기사당 39%, 사회민주당 23%, 녹색당 11%, 좌파당 10%, 자유민주당 6%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여당은 정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 모두에서 야당을 앞서 있다. 메르켈 총리는 후보 선호도에서 6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가 처음인 젊은이 사이에선 메르켈이 대세다.

늘어나는 부동층과 투표 무관심층

메르켈 총리의 연임이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이는 가운데, 어느 당이 연정 파트너로 내각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독일은 의원내각제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집권당 구성이 달라진다. 5% 이상 득표한 정당 가운데 득표율이 과반인 정당이 집권하고, 그렇지 않으면 2개 또는 3개 정당이 한 팀이 돼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통상 합산 결과가 47%를 넘는 팀이 승리한다고 보면 된다. 이때 2명 혹은 3명의 후보 중 누구를 총리로 앉힐 것인지는 각 정당이 합의해 결정하지만, 최다 득표 정당 후보가 총리가 되는 것이 관례다.

기민기사당은 현 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과 계속 연정을 꾸리고 싶어 한다. 문제는 자유민주당이 지지율 5% 주변에 머물며 고전한다는 점이다. 사회민주당은 좌파당과는 결코 손을 잡지 않는다는 오랜 방침을 고수하며 “동반자 녹색당과 연합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둘을 합쳐도 표가 너무 모자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의 투표율 71%가 보여주듯 부동층과 투표 무관심층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사회민주당은 부동층과 투표 무관심층을 잡으려고 유권자 가정방문 전략을 택했다. 9월 초까지 약 200만 가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22일이면 발로 뛴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판가름 날 것이다. 선거판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2005년에 이어 또다시 기민기사당-사회민주당의 대연정이 재연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사회민주당이 4년을 또 야당으로 머무느니 이번엔 내각에 들어가는 길을 택하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기민기사당의 정책은 사회민주당이 주장하는 최저임금제보다 임금 최저선 설정, 실업률 감소 등에 중점을 둔다. 증세에 대해서도 확고하게 반대한다. 그 외 다른 정책, 즉 동성혼 인정, 양육비 지원 및 탁아시설 확대, 여성임원 쿼터제, 외국인 전문인력 이민 수용 등은 야당 지지자도 동의할 만하다. 눈에 띄는 것은 독일을 디지털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정책으로, 이를 위해 학교의 디지털 장비와 자료부터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회민주당은 4년 전 득표율 23%로 참패한 후 여전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 초반 당 안팎에서 ‘잘못된 후보’론이 나온 것도 큰 걸림돌이다. 페어 슈타인브뤼크 사회민주당 후보는 메르켈 1기 내각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재임 당시 메르켈 총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장관직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회민주당 후보로 등장하자마자 그가 과거 3년 동안 강연회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총 200만 유로가 넘는 사례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터졌다. 여기에 “총리 월급이 은행장들에 비해 너무 적다”는 발언과 “5유로짜리 와인은 안 사먹는다”는 말실수가 이어지면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슈타인브뤼크 후보는 9월 1일 TV토론이 끝난 직후 시청자 여론조사에서 49대 45로 메르켈 총리를 눌러 분위기를 바꿨다. 사회민주당은 ‘사회정의’를 선거구호로 내걸었다. 세부적으론 탈세자 엄단, 재산세 및 상속세 증세 같은 부자증세, 8.5유로 최저임금제 확립, 통일된 시민의료보험제도 등을 내세워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옛 동독 지역에선 좌파당 강세

녹색당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하락해 고민이 깊다. 위르겐 트리틴과 카트린 괴링에카르트를 공동후보로 내세운 것이 무색할 지경이다. 녹색당은 2030년까지 모든 전력 생산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바꾸고 원자력은 물론 화력 발전도 전면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과연 바람과 태양열만으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모두 생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메르켈 정부가 원자력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후 전기요금이 치솟았기 때문에 특히 중산층의 거부감이 크다. 부자증세, 종일 수업제, 시민보험 등 다른 정책에서도 사회민주당이나 좌파당과 차별점이 없어 중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1주일에 하루를 채식의 날’로 정한다는 정책도 개인의 식생활까지 간섭한다는 불쾌감만 주고 있다. 이래저래 녹색당다운 면모를 잃은 상황이다.

좌파당은 옛 동독의 사회주의통일당에서 유래해 공산당 종파주의 세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 사라 바겐크네히트 후보를 앞세우며 옛 동독 지역에서 강세를 보여 10%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얻고 있다. 주당 40시간 노동, 세후 최소 1050유로 연금 지급, 백만장자 세금 도입 등의 정책은 중산층에게도 먹히고 있다. 그러나 ‘자가 소비용 대마초 재배’와 ‘비상업적 대마초 클럽 합법화’같은 정책은 유권자 정서와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

자유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4.6%라는 사상 최고 득표율로 기민기사당의 당당한 파트너로서 연방내각에 입성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기도 베스터벨레의 힘이었다. 그랬던 그가 외무부 장관이 된 후 당내 권력투쟁에서 밀려났다. 자유민주당은 새 지도부를 꾸렸지만 득표율 장벽인 5%를 넘기기도 힘들 정도로 쇠퇴했다. 여기에 라이너 브뤼덜레 후보의 말실수도 한몫했다. 올해 초 호텔 바에서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한 여기자에게 “(가슴이 풍만해) 드린들(바이에른 지방의 여성 전통의상)이 꽉 차겠다”는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자유민주당의 주요 정책은 모든 종류의 증세에 반대하고 중산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그 외에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띌 뿐이다. 지금 자유민주당에게는 7% 이상 득표율로 정권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독일 최대 선거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이름을 올린 베스터벨레가 보란 듯이 당선돼 자유민주당 당권을 탈환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간동아 905호 (p100~101)

박성윤 브레멘 통신원 bijourna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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