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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송화선의 아트 앤드 더 시티(Art and the City)

발칙한 상상, 튀는 작품 한눈에 조망

‘리:퀘스트(Re: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展

발칙한 상상, 튀는 작품 한눈에 조망

발칙한 상상, 튀는 작품 한눈에 조망

1 ‘초상(소년)’, 모리무라 야스마사, 1988. 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 2 ‘꽃의 미소’, 무라카미 다카시, 2011. ⓒTakashi Murakami/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3 ‘만세·코너’, 야나기 유키노리, 1991. Courtesy: YANAGI STUDIO

구도도 색채도,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과 똑같다. 그런데 이 그림, 뭔가 이상하다. 피리를 들고 선 사내 얼굴. 마치 ‘소년’인 양 천연덕스럽게 정면을 응시한 남자 얼굴이 영 마뜩잖다. 모리무라 야스마사(森村泰昌)의 ‘초상(소년1)’(1988) 얘기다. 이 작품 주인공은 작가 자신이다. 반 고흐나 렘브란트 명화에 자신의 얼굴을 박아 넣은 ‘서양미술사’ 시리즈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모리무라는 이후 메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등 인기 여배우로 분장하고 사진을 찍어 발표하기도 했다.

3월 5일부터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리는 ‘리:퀘스트(Re: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리:퀘스트’)전에서 이 ‘괴짜’가 그린 ‘초상(소년)’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끈 루이비통 ‘무라카미 가방’ 디자이너 무라카미 다카시(村上隆) 작 ‘꽃의 미소’(2011)도 눈길을 끈다. 일본 1세대 팝아티스트로 2008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그는 화사한 색상과 만화 같은 그림체로 유명하다. ‘꽃의 미소’ 역시 활짝 웃는 꽃이 만발한 꽃밭을 형상화했다.

전시장 구석에 있는 설치작품 ‘만세·코너’(1991)도 주목할 만하다. 작가 야나기 유키노리(柳幸典)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영웅 ‘울트라맨(The Ultra man)’ 인형을 부채꼴 형태로 촘촘히 세워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 빨갛고 작은 인형들이 하나같이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든 ‘만세’ 자세를 취하는데, 이들이 이룬 부채꼴 대형이 양 벽면에 설치된 거울과 만나면서 원 형태를 이뤄 ‘울트라맨으로 만든 일장기’처럼 보인다. 여러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가’라는 문제를 탐구해온 작가의 특징이 선명히 드러난다.

일본 작가 53명의 작품 112점을 선보인 ‘리:퀘스트’전은 잘 만든 종합선물세트 같다. 일본 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통시적으로 관객을 맞는다. 정통 회화부터 팝아트, 설치작품까지 장르도 총망라했다. 오진이 서울대학교 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일본 유명 작가가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 적은 있다. 하지만 일본 현대미술사를 관통하는 작가 수십 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를 함께 기획한 마츠모토 토우(松本透)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부관장도 “이번 전시는 일본 동시대 미술사 향방을 모색하는, 실로 오랜만에 주어진 기회”라고 평했다. 1970년대를 전시 시발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에 걸쳐 현대미술은 큰 전환기를 맞았다. 그로부터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이라고 하면 70년대 이후 미술을 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제목 ‘리:퀘스트’는 일본 현대미술을 ‘다시 탐구한다’는 뜻이다. 4월 14일까지, 문의 02-880-9504.



주간동아 2013.03.11 878호 (p73~73)

  •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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