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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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아한 여인’이 이 모습이구나

‘알폰스 무하 : 아르누보와 유토피아’ 展

  •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3-08-19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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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우아한 여인’이 이 모습이구나

    1 ‘백일몽’, 1897, 석판화, 72.7×55.2 2 ‘르페브르 위띨 과자 광고 포스터’, 1896, 석판화, 44×32.5

    우아하게 물결치는 드레스, 풍성한 머리칼, 꿈꾸는 듯한 눈동자. 알폰스 무하 작품 속 여인들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기품 있고, 섬세하며, 무엇보다 아름답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색색의 꽃과 여린 넝쿨식물은 여인의 매력을 한껏 고양한다.

    보는 이의 미감을 깨워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예술의 본령이라면, 무하만큼 그 구실을 충실히 한 화가도 드물 것 같다. 아무 설명 없이 그저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왜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인지 이해하게 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알폰스 무하 : 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은 아르누보(Art Nouveau)를 대표하는 화가였던 무하의 작품 235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회화, 포스터, 드로잉, 사진 등 그의 대표작이 고루 한국에 왔다.

    아, ‘우아한 여인’이 이 모습이구나

    3 ‘보헤미아의 노래’, 1918, 유채, 100×138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1890~1910년대 서구에서 유행한 사조다. 당시 예술가들은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평화를 만끽하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쳤다. 자연의 넝쿨과 파도 등을 본뜬 유연하고 감각적인 선을 작품의 모티프로 삼았다. 무하는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화가다. 화려한 꽃과 우아한 넝쿨식물을 배경으로 젊고 매혹적인 여인을 많이 그렸다.

    당대 프랑스 인기 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모델로 그린 연극 ‘지스몽다’ 포스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대중화가로 이름을 알렸고, ‘카멜리아’ ‘햄릿’ 등의 포스터를 연달아 제작한 뒤 맥주, 담배, 과자, 향수 등의 상업 광고도 만들었다. 오페라 ‘나비부인’ 무대와 셰익스피어 연극의 의상디자인을 맡는 등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했다. 당시 그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던지, 1904년 생애 최초로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현지 신문 1면에 크게 실릴 정도였다. ‘알폰스 무하 : 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에는 이 신문도 전시돼 있다. 무하가 말년에 고국 체코로 돌아간 뒤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형상화해 제작한 대작 ‘슬라브 서사시’도 감상할 수 있다. 9월 22일까지, 문의 1666-2775, www.mucha201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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