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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

내 다이어트 약법삼장 전격 공개합니다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내 다이어트 약법삼장 전격 공개합니다

내 다이어트 약법삼장 전격 공개합니다

김원곤 교수는 일주일에 3회 격일로 근육운동을 한다.

중국 첫 번째 통일국가인 진시황의 진나라를 불과 3대에서 멸망으로 이끈 한나라와 초나라 쟁패전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 권토중래(捲土重來), 건곤일척(乾坤一擲), 금의환향(錦衣還鄕) 등 우리 귀에 무척이나 익숙한 성어(成語)를 비롯해 지금도 여전히 한·초 두 진영으로 나뉜 장기에 이르기까지 초한의 패권 다툼은 우리 일상생활에 그 흔적을 뚜렷히 남기고 있다.

초한전에서 진나라 수도 함양에 먼저 입성한 이는 한 패공 유방이었다. 당시 진나라는 법률지상주의 나라로, 세세한 모든 일을 법률로 정했고 이를 엄격하게 시행했다. 백성이 힘들어 했던 것은 당연하다. 이에 유방은 민심수습책 일환으로 다음과 같이 ‘약법삼장’을 발표한다.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이고, 사람을 상하게 하거나 도둑질한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벌을 준다. 그리고 그 외 법은 모두 폐지한다. 이것은 그때까지 가혹한 법에 시달리던 백성의 마음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 건강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다이어트 정보가 홍수를 이룬다. 어떤 사람은 채식 위주 식단을 권하고 어떤 사람은 고기 위주 식단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전문가는 걷는 것이 좋다 하고 또 다른 전문가는 역시 뛰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다 과학적 방법을 내세운 칼로리 계산법은 다이어트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웬만한 의사도 돌아서면 가물가물할 정도다. 밥 한 공기는 몇 칼로리, 국은 몇 칼로리, 10분 걷는 것은 몇 칼로리 하고 매번 계산하다 보면 그 스트레스가 오히려 식욕 중추를 자극해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겠다.

왼쪽 사진은 60세에 가까운 필자가 바쁜 일상에서도 주위에 넘쳐흐르는 단백질 보충제는커녕 그 흔한 식이요법의 도움 없이 적당한 운동만으로 몸을 만든 뒤 찍은 것이다.

간단한 진리를 실천하지 못해



필자 사진첩이 공개되자 어떤 분이 은근히 물어왔다. “김 교수! 도대체 바쁜 사람이 그 나이에 그런 몸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이 뭡니까?” “특별히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게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다시 되묻는 말이 걸작이었다. “음, 그러면 특별한 비결 없이도 그런 몸을 갖게 된 비결은 뭡니까?”

그래서 어쩔 수없이 비결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그 비결을 공개하기로 하겠다.

일단 근육운동이든 유산소운동이든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그렇다고 매일 격렬한 운동을 쉼없이 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전문 운동가가 아닌 중·노년 일반인의 경우 무엇보다 부상 없이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는 자세다. 필자의 경우 근육운동을 예를 들면, 격일로 하되 일주일에 3회가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음은 필자가 창안한 다이어트 ‘약법삼장’이다. 첫째, 많이 먹지 마라. 둘째, 기름진 것을 삼가라. 셋째, 가끔은 충분히 먹어라. 아마 특별한 비법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이 약법삼장을 보고 그 단순함에 실망했으리라.

그러나 한때 유명했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 제목을 여기서 한 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결국 이론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간단한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어쩌면 복잡한 이론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핵심을 덮는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먼저 ‘많이 먹지 마라’는 평범한 진리에는 평생을 요요현상 없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다이어트 비법이 숨어 있다. 괜히 복잡한 칼로리 계산법으로 골치 아플 필요가 없다. 즉 평소 식습관보다 조금 적게 먹으면서 규칙적으로 체중을 점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술도 과음만 피하면 다이어트할 때 금기할 이유가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도의 문제다. 적당한 알코올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에 해가 될 뿐 아니라 나아가 정신적, 육체적 파멸로까지 이어진다. 인간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활용하는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렸고, 이런 면에서 술은 칼과도 같다.

‘기름진 것을 삼가라’도 마찬가지다. 동식물 지방이나 콜레스테롤까지는 그렇다 해도 고밀도·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알파, 오메가에 이르면 학창 시절 어렵게 느껴지던 화학시간이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냥 간단하게 ‘너무 기름진 것은 피한다’고 생각하라. 규칙적으로 건강진단을 받는 사람이라면 지방 관련 검사수치들을 통해 기름진 음식에 얼마나 더 신경 써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끔은 충분히 먹어라’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사람 몸은 오묘해서 다이어트를 위해 소식하면 우리 몸은 일종의 비상상태에 돌입한다. 즉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주인의 절실한 필요성이나 숭고한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단순하게 ‘아, 음식이 부족한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비상 체제를 갖추려고 우리 몸의 기본 칼로리 수요인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때때로 마음껏 먹는 효과

이렇게 되면 기껏 애써서 음식을 줄이더라도 그것과 비례해 대사능력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다이어트 효과는 신통치 않다. 이러한 현상은 수많은 다이어트 경험자가 흔히 정체기를 맞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만일 다이어트 중일지라도 일정한 간격으로 충분히 식사하면, 앞서 말한 이러한 신체방어기전을 기술적으로 속이는 효과를 보게 된다. 말하자면 우리 몸에게 지금의 음식 부족이 결코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릴 정도의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다이어트 중에 가끔 충분히 먹어주면 심리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때때로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장기적인 삶의 질을 유지해주면서 결과적으로는 다이어트 효과를 지속하는 데 결정적 밑받침이 되는 것이다.

자, 다이어트 비법이랍시고 약법삼장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설마 이렇게 묻는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김 교수, 그러면 다이어트 약법삼장을 제대로 지키는 비결은 뭐야?”

내 다이어트 약법삼장 전격 공개합니다
김원곤 교수 1954년생. 서울대 의대 졸업. 술병 미니어처 수집과 외국어 학습, 육체미 가꾸기가 취미다. 최근 1년 동안 4개 외국어(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능력평가시험에 순차적으로 합격했으며 육체미 누드사진집을 발간해 화제다. 저서로는 ‘50대에 시작한 4개 외국어 도전기’가 있다.



주간동아 2012.12.03 865호 (p78~79)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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