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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건강에 답하다

一日 一食만 하면 건강할까요?

‘예기’의 소식(小食) 예찬

  •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一日 一食만 하면 건강할까요?

一日 一食만 하면 건강할까요?

일일 일식을 실천해온 다석 유영모(가운데)와 함석헌 선생(오른쪽).

요즘 하루 한 끼로 건강을 챙기자는 게 유행인가 보다. ‘일일(一日) 일식(一食)’을 권하는 책이 독자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만 봐도 그렇다. ‘1日1食’ 저자(나구모 요시노리)는 지구상에서 오로지 사람만 음식을 양껏 먹고 또 살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는 짐승일 것이라며 개탄한다. 그는 이렇게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면서 건강을 해칠 게 아니라, 하루 한 끼만 먹을 것을 권한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공복 때가 바로 우리 몸에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뇌세포가 살아나는 시간인데, 이때 음식을 먹으면 살이 안찌고 몸도 젊어진다고 덧붙인다.

고전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중국을 통일한 진(秦) 이전 시기까지의 의례(儀禮)를 정리한 ‘대대례기(大戴禮記)’ 역본명(易本命)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고기를 먹는 사람은 용감하나 사납게 되고, 오곡을 먹는 자는 지혜로우나 작은 꾀로 약삭빠르게 되며, 기(氣)를 먹는 자는 정신이 맑아 장수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자는 죽지 않아 신(神)과 같은 존재가 된다.”

육식주의자나 채식주의자 모두 장단점을 가지는 데 비해 곡식은 먹지 않고 솔잎, 대추, 밤 따위만 날로 조금씩 먹는 벽곡이나 소식을 하는 사람은 장수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흡사한 내용의 글이 전한(前漢) 시대 작품 ‘회남자’에서도 발견된다.

춘추시대 인물인 공자와 그 제자들이 하·은·주 3대(三代) 이래 문물제도와 의례 등을 정리한 것이 ‘대대례기’(쉽게 말해 ‘예기’와 같은 종류)이고 보면, 벽곡 역사는 2500여 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벽곡법에는 하루나 사흘 정도 금식하거나, 수십 일 혹은 수 개월에 걸친 단식, 더 나아가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음식물을 일절 먹지 않고 기로만 사는 고도의 신선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전한다.



그런데 벽곡법의 원조는 공자의 유가(儒家)가 아니라 노자와 장자 등으로 대표되는 도가(道家) 계열이다. 도가 경전인 ‘태평경(太平經)’에서는 “소식을 근본으로 삼으면 진실로 정신이 맑고 깨끗해지지만 똥과 같은 쓰레기는 기를 탁하게 한다”고 설파했다.

이는 현대인의 과식 문제를 겨냥한 듯해서 마음이 좀 ‘뜨끔한’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음식이 필요 이상 들어오면 장내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유해물질인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독소가 호흡이나 땀, 배변 등을 통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여러 질병을 만들어낸다고 현대의학에서도 말한다. 바로 ‘기를 혼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때 몸속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일정 기간 음식을 먹지 않는 단식이나 소식이라는 것.

문제는 누구나 ‘일일 일식’을 실천하거나 ‘소식’을 하면 건강해지는가 하는 점이다.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단식하거나 소량의 특정 음식물만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영양소 결핍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 때문에 옛날 도가 계열 사람들이 벽곡하면서 병행한 것이 복기법(服氣法)이다. 벽곡법과 쌍둥이처럼 따라다니는 복기법의 핵심은 만물의 근본이자 생명 에너지인 기(氣)를 코로 들이마시고 묵은 기운은 입으로 토해내는 토고납신(吐故納新)이다. 복기법은 수련 전문가로부터 약간의 요령만 전해들으면 언제 어디서든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습게 볼 일은 아닌데, 꾸준히 하다 보면 벽곡하면서 생길 수 있는 몸의 부작용이나 부실한 부분을 메꿀 수 있다. 그러니까 벽곡만 해서는 건강 효과를 100% 누리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상용(철학박사) 인문기학연구소장은 수년째 ‘일일 일식’과 주기적인 단식, 복기법을 병행해 실천하는데 “몸이 가벼워지고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면서 기자에게도 권했다. 더불어 여성의 경우 탁월한 미용 효과와 체중 감소 같은 보너스도 곁들여진다고 귀띔한다.



주간동아 2012.12.03 865호 (p80~80)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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