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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선택 2012 02

“날 좀 보소!” 安 지지층 구애작전

안철수 사퇴 후 관망하는 2030세대 끌어안기 치열한 경쟁

  • 전예현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whatisnew@naver.com

“날 좀 보소!” 安 지지층 구애작전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등록 직전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2012년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두 후보를 애타게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철수 지지층’이다. 안 후보 사퇴 이후 이들의 움직임과 투표율에 따라 막바지 대선 판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11월 23일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 즉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가 판세를 완전히 바꾸진 못했다는 얘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지지층의 약 절반만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17∼25%는 오히려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한 예로, 안 후보 사퇴 다음 날인 11월 24일, SBS가 TNS에 의뢰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유무선전화 혼합조사 방식,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에서 후보 사퇴 전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응답자의 51.8%가 문 후보로 옮겨갔고, 24.2%가 박근혜 후보로 이동했다. 또 같은 날 MBC-한국리서치 조사(조사 대상 및 방식, 오차범위 등 동일)에서는 안 후보 지지층의 45.3%가 문 후보, 16.9%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 이른바 부동층은 SBS 조사에서 22.5%(‘모르겠다’ ‘무응답’), MBC 조사에서 31.6%(‘좀 더 지켜보겠다’)였다. 야권 기대와 달리 단일화 효과가 급등하지 않은 데는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단일화 과정에서의 상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은 “단일화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안철수 지지층을 더 흡수해 승기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단일화 효과가 커질 여지가 있다”고 기대한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부동층’으로 남은 이들을 얼마나 끌어안느냐에 따라 대선 판세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두 후보의 애정 공세를 받을 유권자는 어떤 사람일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부동층으로 남은 이들은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주를 이루며, 성향별로는 개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말하는 ‘개혁 성향’이란 이념적 보수나 진보를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 ‘새로움’ ‘탈 기득권’ ‘미래지향적’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이에 안철수 지지층을 잡으려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노력은 크게 세 가지다.

“날 좀 보소!” 安 지지층 구애작전

11월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캠프사무실에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못난이·이슈·이미지 전략

첫 번째는 ‘상대방 낙인찍기’다. 안철수 현상에 투영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을 역으로 활용해 상대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최근 박 후보의 강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안 후보 사퇴로 이룬 단일화에 대해 박 후보는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구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문 후보와 민주당 구태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박 후보의 이런 발언은 민주당에 심기가 불편한 안철수 지지층의 마음을 일정 부분 대변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구태로 몰아 안 지지층이 문 후보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갈라치기’ 전략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문 후보를 ‘안철수 보완재, 착한 정치인’이라고 부각하면서 새누리당을 구태로 몰아가는 전략을 구사한다. 문 후보가 안 후보 사퇴 후 약 이틀간 외부 일정 없이 ‘자숙’하는 가운데, 박광온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유권자) 틈 벌리기”라고 공세를 취했다. 김현 대변인도 “박 후보가 해야 할 일은 새누리당의 구태 정치를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 전략은 ‘쇄신 경쟁’이다. 안 후보에게 ‘새로운 정치 실현’을 기대했다가 낙담한 이들을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캠프에서는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새 정치 열망을 이루기 위해 안 후보의 쇄신안을 적극 보완하고 반영하겠다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할 것도 양측에 당부했다. 또 조원진 새누리당 불법선거감시단장은 막말 선거, 폭로 선거를 뿌리 뽑자면서 각 캠프 책임자가 참여하는 공명선거 협약을 야권에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문 후보 캠프에서는 ‘쇄신 브랜드’를 강화하려고 감성과 이성 전략을 동시에 쓴다. 문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안철수 눈물의 의미’를 강조한다. 또 “새 정치의 꿈, 내가 앞장서서 안 후보와 함께 반드시 이루겠다”고 주장한다. 11월 27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문 후보의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안경환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이 연설을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안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와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고, 민주당에 대해서도 그동안 날카롭게 쓴소리를 해왔다. 그는 “문재인을 통한 문·안 연대와 새 정치 실현”을 주장했다.

세 번째 전략은 ‘미래 이미지 강화’다. 인간적으로 따듯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는 젊은 유권자가 ‘안쌤’(안철수 후보)에게 투영했던 감성적 소통에 대한 욕구, 이성적 정치 혁신의 갈망을 두 후보가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인간 박근혜 드러내기’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평소 사생활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던 박 후보는 최근 이례적으로 ‘카카오 톡’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지인들에게 공개했다. 곰 인형을 들고 웃는 사진, 빨간색 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젊은이들과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는 사진 등이다. 반면 대선후보 등록 후 박 후보의 TV 광고에서는 얼굴에 자상을 입은 모습을 그대로 공개했다. 위기를 극복한 강인한 모습, 국민 성원을 실현하려는 의지 등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 옆에는 최근 ‘복동이’들이 등장한다. 복동이는 지난달 문 후보가 ‘다섯 개의 문, 정책발표’ 프레젠테이션에서 처음 언급한 가상 인물로 ‘미래’와 ‘복지국가 혜택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을 상징한다. 문 후보는 최근 지역 유세에서 ‘신생아 복동이’를 만난 데 이어 ‘어린이가 된 복동이’를 만났다. 또 최근 자원봉사자들이 퍼뜨리는 뮤직비디오에서 문 후보는 ‘훤칠하게 잘생긴’ 젊은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2030세대와의 소통을 은연중에 강조한다. 더불어 TV 광고에서 문 후보는 서민생활을 보여주면서도 ‘정의, 평등, 복지’ 등 국가 비전에 대한 강한 의지도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최근 박 후보와 문 후보 측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안철수 지지층의 정치적 열망을 두 후보 모두 담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철수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호와 이미지만으로는 안 후보 지지층의 마음을 온전히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간동아 2012.12.03 865호 (p16~17)

전예현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whatisn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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