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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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참으라” 강요 대형 사고 부른다

군인의 범죄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입력2011-07-18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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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조건 참으라” 강요 대형 사고 부른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의 훈련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 남성에게 ‘군대’는 인생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그곳에서 보내야 하고, 병사로서의 임무 수행 역시 쉽지만은 않다. 군에서의 무용담을 자랑하는 사람에게 군에 다시 가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근래 군에서 또다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근절되지 않고 간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또다시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만 우리나라 현행법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군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법률에서 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는다. 실무적인 범죄수사는 군사법경찰관이나 군사법경찰리(일반 사회에서의 사법경찰관 또는 사법경찰리에 해당)가 담당하고, 군검찰이 이를 감독하며, 군판사를 포함한 군사법원이 재판을 한다(군사법원법 제2조, 제43조, 제45조). 조금 차이는 있지만 일반의 사법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군인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일반 사회인에게 적용하는 법에 추가적으로 군 형법을 적용한다. 군인이 폭행하면 폭행죄, 교통사고를 일으키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뇌물을 받으면 뇌물죄로 처벌한다.

    우리나라는 국군조직법을 기본으로 군 관련 법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마련해놓았다. 예를 들어, 군인사법은 장병의 근무를 규율하는데, 진급과 징계 등은 위원회를 둬 객관적으로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인보수법과 군인연금법은 군인에 대한 대우가 소홀하지 않도록 봉급과 수당, 퇴직금과 연금 등에 대해 규정한다. 군수 관련 법률에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군사기밀보호법이 있지만, 필요한 부분에 한정해 제한을 뒀을 뿐이다. 군에서도 다른 정부기관과 마찬가지로 사용을 마친 수용 토지에 대해서는 원소유자에게 환매한다.

    이렇게 잘 마련한 법률이 있음에도, 군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군에 자식 보낸 사람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법률 내용과 상관없이 군의 현실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혹자는 전시에 부하가 명령에 불복종하면 즉결처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병장이 이등병의 상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병은 서로 수직적 지휘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상관이 될 수 없다. 군기를 잡는 데 어느 정도의 체벌은 용인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체벌은 어느 경우에도 용인되지 않으며 폭행 또는 가혹행위로서 범죄가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국가에서는 범죄인일 경우에도 자유를 구속할지언정 신체적인 체벌을 형벌로 인정하지 않는다.



    법률과 현실의 차이가 많은 조직은 기존에 특별권력관계라고 불렀으며, 이는 교도소의 수용자와 교도관, 교사와 학생, 복무 중인 군인과 군인을 지칭하는 개념이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여전히 군대에서 처우 불만에 따른 자살이나 감정적 총기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병사에게 과도한 인내를 요구하는 상황도 한 원인이다. 병사에게 참으라는 말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군인을 민주시민으로 대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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