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유독 제구실을 못하던 둘째가 옷을 갈아입고 힘을 키워 ‘멋진 놈’으로 돌아왔다. 그를 아는 사람은 대부분 “많이 변했다”고 칭찬했다. 둘째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직접 만나서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했다. 마침 지인들과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로 한 6월 마지막 주말. 기대하던 BMW SUV 라인업의 둘째 ‘뉴 X3 xDrive 20d’(이하 뉴 X3)를 처음 만났다. 이틀간 뉴 X3를 타고 경기와 강원 곳곳을 누벼봤다.
BMW 코리아가 올 2월 출시한 뉴 X3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현금을 들고 가도 쉽게 사지 못한다고 한다. 소문이 진짜인지 7월 초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직접 BMW 코리아 강남판매장에 전화를 걸어 뉴 X3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 내년 6월까진 현금 줘도 못 사
“죄송하지만 뉴 X3는 물량이 달립니다. 지금 주문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딜러)
“내년 상반기요? 상반기 언제쯤인지 알 수 있을까요?”(기자)
“지금으로선 상반기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딜러)
“대략이라도 말해줘야 저도 구매 계획을 세우죠. 무조건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기자)
“약속은 못 드리겠습니다.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라…. 단정하긴 힘들지만 내년 6월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딜러)
뉴 X3를 출시하기 전까지 BMW X 시리즈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맏형 X5였다. X3 판매량은 X5와 비교할 때 3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월 뉴 X3를 출시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6월 말 현재 X 시리즈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X1 327대, X3 641대, X5 343대, X6 414대로 X3가 단연 으뜸이다. X3는 이미 올해 물량을 모두 팔았고, 내년 상반기 출고 물량까지 계약을 끝낸 상태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인기다.
# 볼륨 넘치는 몸매에 세련미까지 갖춰
얼마나 좋아졌기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볼륨이다. 길이 4648mm, 폭 1881mm, 높이 1661mm, 휠베이스 2810mm로 전 모델보다 길이 83mm, 폭 28mm가 커졌다. 반대로 높이는 13mm 낮아졌다. 길이는 이전 X5와 비슷하고 폭은 오히려 더 넓다. 일단 크기에서부터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외부는 직선에 평면 느낌을 줬던 전 세대와 비교할 때 곡선을 많이 써 부드럽다. 조금 커진 헤드램프는 바깥쪽으로 경사를 이루다 끝을 살짝 꺾어 내렸다. 보닛의 6개 굴곡선은 음각으로 5 시리즈와 닮았다. 범퍼를 낮추고 하단을 투톤으로 처리해 안정감과 세련미를 동시에 살렸다.
측면은 동급 SUV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앞바퀴 펜더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옆선이 역동적이다. 후면은 전형적인 ‘L자’형 램프에서 LED 램프를 채용한 ‘누운 T자’형으로 바꿔 시인성이 높아지고 입체적으로 변했다.
실내는 BMW의 최근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검은색 바탕의 대시보드에 우드장식이 들어갔으며, 센터페시아는 폭이 넓어졌다. 와이드 타입의 8.8인치 대형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다만 안전을 생각해서인지 주행 중에는 내비게이션 조작이 안 되고 터치스크린 기능도 없어 불편했다. 주행 중이라도 조수석에 탄 동반자가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면 되지 않을까.
앞좌석은 8방향으로 전동 조절이 가능하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550ℓ 트렁크를 1600ℓ까지 늘릴 수 있다.
# 연료통 가득 채우면 서울-부산 왕복
그러나 눈길을 더 끈 부분은 확 달라진 성능이다. 뉴 X3는 3.0과 2.0 터보 디젤 두 가지 모델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X5와의 간섭을 피하려고 4기통 2.0 터보 디젤만 들여와 판매한다. 공차 중량 1800kg의 가볍지 않은 무게를 2.0ℓ디젤엔진이 어떻게 감당할까 궁금했다.
밀폐된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걸자 엔진음이 카랑카랑했다. 같은 엔진을 쓰는 5 시리즈 520d와 비교할 때 좀 더 시끄러운 느낌이다. 세단과 SUV의 방음 차이 아닐까.
꽉 막힌 서울 도심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오토 스타트 앤드 스톱 기능을 장착해 시동이 정차 시에는 꺼졌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다시 걸렸다. 이 기능으로 평균 6%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불편하다면 버튼 하나로 기능을 정지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17.2km/ℓ. 67ℓ의 연료통을 가득 채우면 1152km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319km를 더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 리드미컬한 8단 자동변속기, 정교한 핸들링
도심을 빠져나와 한적한 고속화도로에 들어섰다. 184마력(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시험해볼 때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8단 자동변속기가 리드미컬하게 속도를 높여갔다. 변속시점을 알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속도계 바늘이 어느새 160km/h를 넘어섰다. 소음은 동반자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작았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커브에 그대로 들어섰다. 역시 무게중심이 높은 SUV라 어느 정도 쏠림은 있었지만 불안한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하게 바퀴를 움직여줬다.
목적지를 300m가량 앞두고 급경사 오르막인 비포장 길을 만났다. 평소에 후륜구동으로 움직이다 필요에 따라 사륜구동으로 전환하는 ‘xDrive’ 기능이 돋보였다. 세 바퀴가 땅에서 떨어져도 나머지 바퀴 하나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뉴 X3의 국내 판매 가격은 5990만 원이다. X라인과 고급 네바다 가죽시트, 뒷좌석 히팅시트를 추가한 고급사양은 6390만 원이다.
BMW 코리아가 올 2월 출시한 뉴 X3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현금을 들고 가도 쉽게 사지 못한다고 한다. 소문이 진짜인지 7월 초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직접 BMW 코리아 강남판매장에 전화를 걸어 뉴 X3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 내년 6월까진 현금 줘도 못 사
“죄송하지만 뉴 X3는 물량이 달립니다. 지금 주문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딜러)
“내년 상반기요? 상반기 언제쯤인지 알 수 있을까요?”(기자)
“지금으로선 상반기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딜러)
“대략이라도 말해줘야 저도 구매 계획을 세우죠. 무조건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기자)
“약속은 못 드리겠습니다.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라…. 단정하긴 힘들지만 내년 6월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딜러)
뉴 X3를 출시하기 전까지 BMW X 시리즈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맏형 X5였다. X3 판매량은 X5와 비교할 때 3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월 뉴 X3를 출시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6월 말 현재 X 시리즈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X1 327대, X3 641대, X5 343대, X6 414대로 X3가 단연 으뜸이다. X3는 이미 올해 물량을 모두 팔았고, 내년 상반기 출고 물량까지 계약을 끝낸 상태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인기다.
# 볼륨 넘치는 몸매에 세련미까지 갖춰
얼마나 좋아졌기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볼륨이다. 길이 4648mm, 폭 1881mm, 높이 1661mm, 휠베이스 2810mm로 전 모델보다 길이 83mm, 폭 28mm가 커졌다. 반대로 높이는 13mm 낮아졌다. 길이는 이전 X5와 비슷하고 폭은 오히려 더 넓다. 일단 크기에서부터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외부는 직선에 평면 느낌을 줬던 전 세대와 비교할 때 곡선을 많이 써 부드럽다. 조금 커진 헤드램프는 바깥쪽으로 경사를 이루다 끝을 살짝 꺾어 내렸다. 보닛의 6개 굴곡선은 음각으로 5 시리즈와 닮았다. 범퍼를 낮추고 하단을 투톤으로 처리해 안정감과 세련미를 동시에 살렸다.
측면은 동급 SUV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앞바퀴 펜더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옆선이 역동적이다. 후면은 전형적인 ‘L자’형 램프에서 LED 램프를 채용한 ‘누운 T자’형으로 바꿔 시인성이 높아지고 입체적으로 변했다.
실내는 BMW의 최근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검은색 바탕의 대시보드에 우드장식이 들어갔으며, 센터페시아는 폭이 넓어졌다. 와이드 타입의 8.8인치 대형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다만 안전을 생각해서인지 주행 중에는 내비게이션 조작이 안 되고 터치스크린 기능도 없어 불편했다. 주행 중이라도 조수석에 탄 동반자가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면 되지 않을까.
앞좌석은 8방향으로 전동 조절이 가능하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550ℓ 트렁크를 1600ℓ까지 늘릴 수 있다.
# 연료통 가득 채우면 서울-부산 왕복
그러나 눈길을 더 끈 부분은 확 달라진 성능이다. 뉴 X3는 3.0과 2.0 터보 디젤 두 가지 모델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X5와의 간섭을 피하려고 4기통 2.0 터보 디젤만 들여와 판매한다. 공차 중량 1800kg의 가볍지 않은 무게를 2.0ℓ디젤엔진이 어떻게 감당할까 궁금했다.
밀폐된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걸자 엔진음이 카랑카랑했다. 같은 엔진을 쓰는 5 시리즈 520d와 비교할 때 좀 더 시끄러운 느낌이다. 세단과 SUV의 방음 차이 아닐까.
꽉 막힌 서울 도심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오토 스타트 앤드 스톱 기능을 장착해 시동이 정차 시에는 꺼졌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다시 걸렸다. 이 기능으로 평균 6%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불편하다면 버튼 하나로 기능을 정지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17.2km/ℓ. 67ℓ의 연료통을 가득 채우면 1152km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319km를 더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 리드미컬한 8단 자동변속기, 정교한 핸들링
도심을 빠져나와 한적한 고속화도로에 들어섰다. 184마력(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시험해볼 때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8단 자동변속기가 리드미컬하게 속도를 높여갔다. 변속시점을 알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속도계 바늘이 어느새 160km/h를 넘어섰다. 소음은 동반자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작았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커브에 그대로 들어섰다. 역시 무게중심이 높은 SUV라 어느 정도 쏠림은 있었지만 불안한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하게 바퀴를 움직여줬다.
목적지를 300m가량 앞두고 급경사 오르막인 비포장 길을 만났다. 평소에 후륜구동으로 움직이다 필요에 따라 사륜구동으로 전환하는 ‘xDrive’ 기능이 돋보였다. 세 바퀴가 땅에서 떨어져도 나머지 바퀴 하나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뉴 X3의 국내 판매 가격은 5990만 원이다. X라인과 고급 네바다 가죽시트, 뒷좌석 히팅시트를 추가한 고급사양은 639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