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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윽한 문자향 인생 2막 아름다워라

한국서가협회전 초대작가 등단한 서예가 장의진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그윽한 문자향 인생 2막 아름다워라

그윽한 문자향 인생 2막 아름다워라

2011년 한국서예가협회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과 함께.

충청남북도 부지사와 대전시 부시장을 역임한 장의진(76) 씨가 공직에서 은퇴한 이후 활발한 서예 활동을 펼쳐 2011년 ‘한국서가협회전’ 초대작가에 선정됐다. 전시는 4월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렸다.

장씨는 2004년 ‘대한민국서예전람회’와 ‘대한민국서도대전’에 첫 입선한 이후 해마다 각종 대회에서 입선과 특선을 거듭하며 2010년 ‘한국서도협회전’, 올해 ‘한국서가협회전’ 초대작가가 됐다. 보통 초대작가가 되는 데는 서예를 시작하고 20년 이상 걸린다. 그런데 나이 지긋한 은퇴자가 10여 년 만에 해냈으니 화제가 될 만하다. 4월 21일 서예박물관에서 만난 장씨는 “은퇴 후 보람찬 일을 하고 싶어 서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예와 미술 사이에서 고민하다 우리의 전통과 역사성이 있고, 비용 부담이 적은 서예를 선택했어요. 2000년부터 혼자 쓰다가 2002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동아문화센터에서 본격적으로 배웠습니다. 10개월쯤 배웠을 때,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공부해보라고 권했어요. 수강생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데다 배운 기간은 가장 짧았는데, 저에게만 권하시더군요. 저에게 소질이 좀 있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웃음).”

그는 2003년부터 서울 혜화동 명혜서원에서 한국서가협회 이사장이자 한문 예서(隸書)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김성환 선생님에게 지도받았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분야 역시 예서다. 예서는 중국 한나라 때 서체로, 회화적 요소를 가미해 멋을 낸 글자체를 말한다. 우리가 쉽게 보는 정자체는 해서(楷書), 반흘림체는 행서(行書), 흘림체는 초서(草書)다. 그는 최근 해서와 행서도 힘께 하고 있다.

환갑과 칠순을 모두 넘긴 나이에 시작했는데도 남들보다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입선과 특선을 하고 초대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약간의 자질과 건강한 몸, 그리고 은퇴 후 몰두할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젠 좋은 글씨 후세에 많이 남기고파

“은퇴 후 건강이 무척 좋아졌어요. 스트레스 받을 일과 술 마실 일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얼굴색이 맑아집디다. 서예를 시작한 후부터 1주일에 닷새 이상 새벽에 1시간 정도 운동을 합니다. 건강하지 못하면 좋은 글씨를 쓸 수 없으니까요. 몸이 안 좋으면 바로 붓이 떨립니다. 또 은퇴 후 시간이 많으니 서예 연습에 몰두할 수 있었죠. 그런 절차탁마의 자세가 비결이지 않나 싶네요.”

“공직자로서 제1의 인생과 서예가로서 제2의 인생 가운데 어떤 것이 더 행복했는지”를 묻자 장씨는 망설임 없이 “공직자”라고 답했다. 국가 발전과 번영에 이바지한다는 게 엄청난 행복이었고, 이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서예가로서의 소소한 행복도 무척 소중하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예술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다”며 “많은 사람이 서예를 배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예는 장비가 간단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정신 집중을 훈련하면서 정서를 순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죠.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다면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금의 명언, 명시를 쓰기 때문에 배우는 것도 참 많습디다. 특히 일정 수준이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작품으로 써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선물로 나눠줄 수 있죠. 이렇게 좋은 취미가 어디 있겠습니까.”



주간동아 785호 (p47~47)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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