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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설 곳 없는 교과서

‘철수야 영이야 놀자’에서 ‘디지털과 함께 공부’로

시대에 따라 얼굴 바뀐 교과서 100년史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철수야 영이야 놀자’에서 ‘디지털과 함께 공부’로

‘철수야 영이야 놀자’에서 ‘디지털과 함께 공부’로
교과서는 한 나라의 사회상, 문화, 인재상 등을 반영한다. 교과서의 종이 질, 판형, 인쇄 상태를 통해 당시 경제 수준도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과서는 지금까지 어떤 변화를 거듭해왔을까.

01 친일과 반일 교과서의 공존-개화기(1890~1910)

이 시기의 교과서는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 둘로 나뉜다. 정부가 직접 발행한 국정교과서는 친일 내각의 영향을 받아 친일적 색채를 띠었다. 반면 민간 주도로 만들어 통감부의 검인정을 받은 교과서는 자주독립, 반일 사상을 강조했다.

02 일본어가 국어?-일제강점기(1910~1945)

조선총독부는 한국인의 언어와 문화 등을 말살하려고 교과서를 일본화했다. 일본어로 교과서를 썼을 뿐 아니라, 각 단원의 제목이나 내용, 그림 자료도 일본 문화와 생활상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 ‘일본어’를 ‘국어’로 해 교과서를 만들고, 우리말인 ‘국어’를 마치 외국어인 것처럼 ‘조선어’ 교과서라 칭했다.



03 바둑이와 철수의 등장-미 군정기와 교수요목기(1945~1955)

1945년 광복 이후,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목표였다. 특히 전 국민 문맹 퇴치에 역점을 두고 국어 교육에 힘썼는데, 민간 단체가 발간한 교과서가 큰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교과서가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첫걸음’이다.

교과서는 점차 발달해 ‘단어식’ 학습법에서 ‘문장식’ 학습법으로 변화했고, 단원제 교과서가 등장했다. 이런 특징을 담은 최초의 교과서가 ‘바둑이와 철수’다. 단원마다 철수, 영이, 순이, 바둑이의 소소한 생활상을 담았다. 6·25전쟁 때는 학생들의 전시생활을 지도하려고 전시 교재를 발간했는데, 판형이 작고 종이 질도 상당히 떨어졌다. 당시 어려웠던 경제 상황을 짐작케 한다.

04 실생활과 반공의 강조-제1차 교육과정(1955~1963), 제2차 교육과정(1963~1973)

제1차 교육과정의 교과서는 주입식에서 학생의 생활과 경험을 반영하는 형식으로 변화했다. ‘착한생활’ ‘사회생활’ ‘애국생활’ 같은 교과서 제목이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 진보주의 영향으로 생활 중심의 교육과정이 더욱 강조된 시기가 제2차 교육과정이다. 또한 5·16군사정변의 정신을 부각한 ‘반공’, 도덕생활을 강조한 교과서 ‘승공통일’ ‘국민교육헌장 독본’이 등장했다.

05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제3차 교육과정(1973~1981)

교과서 개편을 통해 민족 주체성을 강조한 시기다. 개인과 국가의 발전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사고도 중요하게 다뤘다. 교과서에 국민교육헌장, 태극기, 무궁화 그림을 실었다. ‘국사’를 독립해 교과화했고, ‘바른생활’을 ‘도덕’으로 변경해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광복 30여년 만에 ‘일본어’ 과목도 신설했다.

06 통합하고 다양화하고-제4차 교육과정(1981~1987), 제5차 교육과정(1987~1992)

교과서를 과목별로 나누지 않고 하나로 통합하기 시작했다. 전인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 ‘우리들은 1학년’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바른생활’ 등이 통합교과서에 해당한다. 제5차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서를 이전보다 더 다양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1교과, 1교과서 형식에서 탈피해 1교과, 다교과서가 등장했다. 예를 들어 국어는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로, 산수는 ‘산수’ ‘산수익힘책’으로 세분화했다. 또 남녀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기술·가정’ 교과서를 추가했다.

07 점점 수요자 중심으로-제6차 교육과정(1982~1998), 제7차 교육과정(1998~2007)

제6차 교육과정에 들어서면서 교과서는 수요자인 학생 중심으로 변화했다. 대단원별로 도입 부분에 목적, 학습 목표 및 방법, 선수학습과의 관계를 제시했다. 또 2종 교과서의 범위를 확대하고 합격 종수도 늘려 학생의 선택권을 넓혔다. 컴퓨터, 환경, 외국어 전문 교과서를 만들고 초등학교에 영어 교과를 신설했다. 제7차 교육과정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과 창의력 신장을 목표로 삼았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나 레이아웃, 그림에 더욱 공을 들였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만화나 삽화도 늘렸다.

08 나 홀로 능동적으로 공부-디지털 교과서

현재 교과서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태블릿 노트북을 통해 수십 권의 교과서, 참고자료, 사전, 문제집을 공부할 수 있다. 동영상, 화상 채팅,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입체 학습도 가능하다. 정부는 2008년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시범 적용하는 학교를 확대해왔다. 과거의 교과서가 학생이 알아야 할 모든 지식을 대변했다면, 이제는 학생이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는 학습 도구가 됐다. 유일한 학습 도구에서 여러 학습 도구 가운데 하나가 돼가는 것.

도움:KEDI 사이버교과서 박물관



주간동아 2011.05.02 785호 (p36~37)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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