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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설’은 내가 만든다

201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돌입 ‘4인4색’ 감독 열전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가을의 전설’은 내가 만든다

‘가을의 전설’은 내가 만든다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9월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4강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올해는 김성근(68) 감독이 이끄는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SK와 선동렬(47)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2위 삼성, 김경문(52) 감독과 제리 로이스터(58)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고 있는 3위 두산과 4위 롯데가 가을잔치에 초대장을 받았다. ‘4인4색’ 4팀의 사령탑이 연출할 ‘가을의 전설’은 어떤 모습일까.

한일챔프전 그리는 김성근 감독

8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장자인 SK 김성근 감독은 전형적인 데이터 야구의 신봉자다. 일본야구 스타일의 스몰볼을 지향한다. 스몰볼은 홈런이나 장타 대신 단타와 도루, 번트를 중심으로 팀플레이를 하는 아기자기한 야구를 가리킨다. 화려하고 재미있는 야구라기보다 ‘이기는 야구’라고 할 수 있다. 그 밑바탕에 ‘야구는 전쟁이다’라는 강한 근성이 깔려 있다.

그러나 사령탑에 오른 지 24년 만인 2007년에야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김 감독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SK 사령탑을 맡은 4년 중 올해가 가장 힘들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선수 개개인에게 심어져 있는 근성 덕분이다. 선수들은 ‘그동안 흘린 땀을 생각해서라도 질 수 없다’는 독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했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우승 뒤 “앞으로 5승 더 남았다”고 했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제패와 일본시리즈 우승팀과 단판승부를 벌일 한일클럽챔피언전 승리를 목표로 내세웠다. 4년간의 공백을 딛고 2007년 SK 사령탑에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 3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1회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 주목할 선수로 단연 ‘안방마님’ 박경완을 꼽았다. 팀 공헌도로 보면 롯데 이대호나 한화 류현진이 아니라 박경완이 시즌 MVP에 뽑혀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그에 대한 김 감독의 신임은 절대적이다. 시즌 막판 ‘제대로 된 선발투수’는 김광현과 가도쿠라 2명뿐인 악조건에서도 SK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나, 4년 연속 팀 방어율을 3점대로 붙잡아둘 수 있었던 것도 박경완 힘이 컸다.

여유롭게 칼 가는 선동렬 감독

2005년 사령탑에 올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프를 차지했던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2007시즌이 끝난 뒤 팀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고, 올 시즌도 그 과정에 있었다. 과감한 세대교체 속에서 “우승은 꿈도 안 꾼다. 4강만 가도 만족”이라던 선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뜻밖의 대권 도전 기회를 잡았다.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젊은 피와 그가 추구하는 ‘불펜 야구’의 힘이 밑바탕이 됐다.

현역 시절 ‘국보 투수’로 불린 선 감독의 야구는 ‘지키는 야구’. 따라서 불펜을 핵으로 한다. 안지만-정현욱-권혁으로 이어지는 ‘안정권 불펜’은 올 시즌 ‘5회 리드 시 53연속경기 승리’라는 신기원을 열며 ‘선동렬식 야구’의 전형을 보여줬다.

올해가 두 번째 계약 5년 임기의 첫해인 그는 “사령탑 데뷔 초반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내겐 행운”이라고 말했다. 당장 올해 성적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강한 승부사다. 단기전에서 더욱 그렇다. ‘욕심내지 않겠다’는 말이 ‘기회가 와도 그냥 보고만 있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할 선수로 투타에서 1명씩 지목했다. 불펜의 핵인 안지만과 공수의 키맨인 내야수 조동찬이다. 안지만은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 선봉에 섰고, 조동찬 역시 생애 최고의 활약으로 ‘젊은 피’ 파워를 보여줬다.

‘가을의 전설’은 내가 만든다

가을잔치에 도전장을 던진 SK 김성근, 삼성 선동렬, 두산 김경문, 롯데 로이스터 감독(위부터).

한풀이에 도전하는 김경문 감독

두산 김경문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2004년 이후 단 한 번(2006년) 실패했을 뿐 매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동안 참여한 5번의 가을잔치에서 3번 한국시리즈에 올랐음에도 매번 아픔만 맛봤다. 2005년엔 삼성 선 감독에게, 2007~2008년엔 2년 연속 SK 김 감독에게 패했다.

2008년, 9전 전승의 신화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야구 역사를 새로 썼던 김 감독에겐 ‘마지막 남은 한 가지 소원’이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지만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기대 이하인 3위에 그쳤다. 그러나 감독이나 선수 모두 어느 팀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다.

흔히 ‘뚝심 야구’라 부르는 그의 야구 스타일은 초지일관 스케일 큰 공격 야구를 구사하는 것. 올 시즌에도 8개 구단 중 희생 번트가 가장 적었다. 더욱이 그의 야구에는 정신력과 기 싸움에서 상대를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끊임없이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하는 그의 지도력은 두산식 ‘화수분 야구’의 근간이 됐다. 올해도 그가 믿는 것은 선수뿐이다.

김 감독은 정규 시즌을 마치며 투타에서 맏형 노릇을 한 김선우, 김동주 두 선수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선우는 힘 위주의 단순한 피칭에서 탈피해 두산의 에이스로 우뚝 섰고, 김동주는 변함없이 중심 타선을 지켜주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시즌 뒤 운명 걸린 로이스터 감독

메이저리그식 선이 굵은 야구를 하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 생활 3년째를 맞은 올해 지난 2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상대 투수에 따른 라인업의 교체, 게임 상황에 따른 작전 변화 등 빅리그 스타일에 한국야구 스타일을 접목했다. 나머지 세 감독이 절대지위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것과 달리, 친구처럼 편안한 ‘수평적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끌어낸다는 점도 독특하다.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한 것 자체로 이미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올 가을잔치의 성적이 재계약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결과가 주목된다.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맥없이 무너졌던 로이스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에는 소홀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누구보다 자신의 야구에 자신감을 지닌 로이스터 감독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일찌감치 선발 라인업을 공개하는 등 최근 2년간의 가을잔치에서와 같이 ‘소신 행보’를 되풀이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뽑은 포스트시즌의 키맨은 이대호.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시즌 MVP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이대호는 단 한 번의 슬럼프도 없이 막강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이대호가 살면 그 전후로 조성환, 홍성흔, 가르시아, 강민호가 연쇄적으로 살아나 어느 팀도 쉽게 막을 수 없다.



주간동아 2010.10.04 756호 (p70~71)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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