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4

2010.05.04

잔인한 봄, 슬픔아 가거라!

/숲/이/말/을/걸/다/

  • 고규홍 www.solsup.com

    입력2010-04-26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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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봄, 슬픔아 가거라!
    불온의 기미가 끊임없이 귓전을 지싯거리는 봄, 수선화 한 송이가 왜장치며 봄을 노래한다. 꽃잎 한가운데 나팔 모양의 부관(副冠)을 한껏 부풀린 수선화의 봄노래가 안쓰러운 사월이다.

    목동 나르키소스를 사랑한 요정이 있었다. 그러나 목동은 요정의 구애를 모른 체했고, 네메시스 여신은 교만에 빠진 청년을 저주했다. 여신의 저주로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하게 된 나르키소스는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을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빠져 죽었다. 죽은 목동과 요정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호숫가에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사람들은 그 꽃을 나르키소스, 수선화라고 했다.

    노란 수선화 한 송이가 이 불온한 봄날 상큼하고 고맙게 다가오는 건, 그가 뒤에 남은 사람의 슬픔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피어난 꽃이기 때문이다.

    ★ 숲과 길 ★

    이름 수선화



    위치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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