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6

2009.12.22

톡! 톡! … 풀터치 휴대전화가 대세

노트북은 ‘차가운 기계’에서 패션 소품으로 진화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9-12-18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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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중전화 박스 앞에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었다. 사무실 책상에는 큼지막한 데스크톱 PC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는 전자파 차단용 선인장이 놓여 있었다. 해외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외국에 가서 사면 비싸다는 말에 필름부터 몇 통 챙기고, 아끼느라 한 컷 한 컷 신경 써서 찍었다. 다녀오면 인화를 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고, 단체사진은 사람 수대로 찾느라 적지 않은 돈을 지불했다.

    격세지감. 이제 공중전화는 골동품처럼 귀한 존재다.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도시라도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 덕분이다. 또 PC 모니터는 날렵해지고,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의 등장은 사무실 풍경을 확 바꿔놓았다. 디지털 카메라가 순식간에 보급되면서 필름 카메라를 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모바일 기기는 이처럼 우리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5조4000억원 규모의 가전시장에서 모바일 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이 시장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만 니콘과 캐논 등 세계적인 업체가 강세를 보이지만, 대중성에서는 국내 업체에 밀린다.

    앞서 살펴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해당 기업과 시장통계조사업체, 대형 판매업체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와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 대표적인 모바일 IT기기 3개 제품별로 1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가장 많이 팔린 모델 Top 10을 뽑았다. 그중 각사 ‘최고 히트모델’을 선정해 소개한다.

    톡! 톡! … 풀터치 휴대전화가 대세

    1. 삼성 ‘연아의 햅틱’ 2. LG 쿠키폰

    휴대전화



    삼성 연아의 햅틱(SCH-W770, SPH-W7700) ‘피겨 여왕’ 김연아가 삼성 휴대전화 애니콜 모델로 광고한 첫 제품이다. 풀터치 스크린폰인 이 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로그처럼 편집이 가능한 ‘마이 다이어리’ 기능. 스케줄 관리를 위한 투데이,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 맛집·영화 등 유용한 정보를 기록하는 기록장 세 파트로 구성돼 언제 어디서나 일상을 기록할 수 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한 크기는 그립감을 높여준다. 휴대전화와 얼굴 사이의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터치 잠금·해제가 되는 근접센서 기술이 적용됐다. 카메라는 300만 화소. 오토포커스, 셀프 촬영, 지상파 DMB, SOS 기능 등이 있다. 연말까지 10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

    LG 쿠키폰(SU910) 3월 출시된 LG 3세대(3G) 풀터치 스크린폰이다. ‘풀터치폰 대중화’라는 기치를 내건 일종의 기획상품. 출시가격이 59만원으로 기존 풀터치폰들보다 7만~20만원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두께 10.9mm로 국내 풀터치폰 중 가장 얇다. 대기화면은 ‘위젯(Widget) UI’와 ‘헬로우(Hello) UI’로 구성돼 좌우 터치로 전환된다. 위젯 UI로는 자주 사용하는 기능 바로가기 아이콘을 설정하고, 헬로우 UI로는 자주 연락하는 사람을 아이콘으로 설정해 손쉽게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움직임과 방향을 자동 인지하는 3차원 가속센서가 있어 전화기를 가볍게 흔들면 아이콘을 자동 정렬해주고, 인터넷이나 사진을 볼 때 가로, 세로로 돌리면 그에 따라 화면이 회전한다. 김태희가 TV 광고에서 쿠키폰으로 즐기던 요리게임 ‘쿠킹마마’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아 LG가 내놓은 휴대전화 중 1000만대를 돌파한 5번째 휴대전화가 됐다.

    Top10

    삼성 연아의 햅틱(SCH-W770, SPH-W7700), 심플 · 슬림폴더폰(SCH-C330), 에나멜폰(SCH-S510), 고아라폰(SCH-W270), 미니멀2폰(SCH-W460), 내비게이션폰(SCH-W720), 햅틱팝(SCH-W750)

    LG 쿠키폰(SU910), 아이스크림폰(LH5000)

    톡! 톡! … 풀터치 휴대전화가 대세

    1. 삼성 미니노트북 센스 2. LG 엑스노트 아이스크림

    노트북

    삼성 미니노트북 센스(N310-KA16M) 3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삼성 구주포럼’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이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해 주목을 받았다. IT 제품의 차가운 느낌을 배제하고 개성 있는 색상과 편안한 촉감의 소재를 사용해 핸드백, 지갑 같은 패션 소품으로 느끼게끔 만들었다고 한다. 10.1인치 LCD의 작은 사이즈에 무게도 1.23kg(기본 배터리 장착 시)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본 배터리는 최대 5시간, 고용량 배터리는 최대 1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무선 랜을 기본으로 내장했으며 3G 인터넷 통신 서비스 모듈을 손쉽게 장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160GB HDD와 1GB 메모리, 블루투스 2.0, 130만 화소 웹캠, 3개의 USB 포트를 내장해 사용성을 극대화한 것이 인기몰이의 요인으로 꼽힌다.

    LG 미니노트북 엑스노트 아이스크림(X120-L) 부팅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다. 핵심은 ‘스마트 온(Smart on)’ 기능. 노트북 키패드 좌측 상단의 ‘스마트’ 버튼을 누르면 윈도 부팅을 하지 않고도 웹 검색은 물론 온라인 게임, 음악 감상, 채팅 등을 즐길 수 있다. 화면이 뜨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7초. 사용 편의성도 키웠다. 데스크톱 PC와 케이블을 연결해 간편하게 파일을 복사하거나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를 공유할 수도 있다. ‘스마트 링크 기능’과 ‘스마트 리커버리 기능’이 이런 작업을 도와준다. 키보드가 작아 오타가 많았던 기존 미니노트북 사용자를 위해 ‘시프트(Shift)’ 키를 넓히고, 터치패드도 10% 정도 키웠다. 책 한 권 무게인 1.26kg. 하드디스크 160GB에 화면은 10.1인치로 ‘6셀 배터리’를 사용해 충전 없이 영화 2편을 볼 수 있다. 히트상품인 LG 아이스크림폰과 비슷해 ‘아이스크림 넷북’으로 붙여진 이름 덕분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Top10

    삼성 미니노트북 센스(N310-KA16M), 넷북 센스(NC10-KC100), 센스(NC10-KA1, R410-BA210, R470-AS22, R509-BA21, R510-BS21A, R522-AS21)

    LG 미니노트북 엑스노트 아이스크림(X120-L.C76LK), 엑스노트(R510-L.A230K)

    톡! 톡! … 풀터치 휴대전화가 대세
    디지털 카메라

    삼성 블루미러(ST550) 듀얼 LCD 카메라인 이 제품은 카메라 앞면에 LCD 스크린을 장착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이 가장 바라던 기능이었기 때문. LCD 스크린은 단순히 ‘셀프 샷’에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애니메이션’ 기능까지 갖췄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는 카운트다운이 표시되는 등 다양한 활용법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Top10

    삼성 블루미러(ST550), 블루(ES55, i8, NV100HD, PL50, ST50, WB500)

    캐논 익서스(110IS, 870IS)

    니콘 쿨픽스(S220)

    전문가들이 본 2009 소비패턴 변화와 특징 | 가전제품

    반걸음 앞선 제품, 소비자 지갑 열었네


    톡! 톡! … 풀터치 휴대전화가 대세
    2009년 내수 소매가전 시장(1~10월)은 전년 동기(2008년 1~10월) 대비 판매금액 기준으로 0.7% 줄어든 10조원(38개 대표 품목)을 기록했으나 판매수량 면에서는 0.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냉장고, 세탁기 등을 포함한 대형 생활가전 제품군(群)이 전년 동기 판매금액 대비 5.7%가 하락했으나, LCD TV가 이끈 영상·음향가전 제품군이 0.8%, 노트북이 포진한 IT 제품군이 0.4% 성장세를 연출한 결과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 몇 가지 흥미로운 경향을 보였다. 첫 번째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장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규모의 경제로 형성된 판매가격 하락,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선제적인 제품 개발력 등에 영향을 받아 지갑을 연 소비자가 많았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LCD TV의 대형화와 LED TV 판매 증가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경향은 생활패턴 변화와 개인성향이 강해지면서 개인휴대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가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다. DMB 시청이 가능한 포터블 TV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금액 기준 43%, 판매수량 기준 22% 성장했다. 이와 연관된 헤드폰의 경우 판매금액, 수량 기준 모두 34%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헤드폰은 포터블 TV 및 MP3 제품을 통한 학습기능 활용에 필요할 뿐 아니라 근래에 미취학 아동 및 성인에게까지 판매된 휴대용 게임기에 필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아울러 넷북(미니노트북)의 등장으로 지원군을 얻은 노트북PC는 2008년과는 달리 2009년에는 졸업· 입학 성수기 이후에도 브랜드 및 조립 데스크PC에 주도권을 잃지 않은 형국이다. 이런 면에서 2009년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노트북PC로 확실히 돌아선 의미심장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 번째로, 소비자들이 소형가전 부문에서 DIY형 및 웰빙(Well-being)형 제품에 대해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DIY형 제품의 대표주자인 헤어드라이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금액 기준 15.2%, 판매수량 기준 13% 성장했는데 이는 불경기에 소비자의 자가 연출 선호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며, 외산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도 연관이 있다.

    이 밖에 전기주전자는 대형 유통사의 판매촉진 정책을 통해 소비자가 손쉽게 현장에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품인 동시에 소비자의 커피전문점 방문을 줄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리고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믹서기를 사용해 즉석에서 신선한 주스를 만들어 먹거나 여름철 빙수, 겨울철 김장에 활용한다.

    2010년 상반기에 소비자들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지금껏 고려하던 전통적인 요소 이외에 더 많은 요소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얇아지고(Slim), 작아지고(Small), 이동성이 용이(Mobility)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에는 기존의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는 유통업체들의 진화된 판매 전략에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민 GfK코리아 Account Management 부장 kevin.kang@gf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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