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 ‘제네시스’ 2. 기아 ‘모닝’ 3. 현대 ‘YF쏘나타’ 4. 르노삼성 ‘SM5’ 5. 현대 ‘아반떼’ 6.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자동차 수요는 경기불황에도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자동차업계는 올 한 해에도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였다. 5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노후차량 세제지원 제도, 인기 차종의 새 모델 출시, 여기에다 내년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겹쳐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호조를 보였다.
베스트 모델은 ‘YF 쏘나타 2.0’
한국의 양궁 선수들이나 쇼트트랙 선수들이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휩쓸고 시상대 위에서 3개의 태극기가 나부끼는 모습을 바라볼 때의 느낌. 아마 현대·기아차가 요즘 그런 기분일 듯하다. 구름 위를 걷는 ‘묘한’ 기분.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차종 1~4위가 현대·기아차 모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기아차는 10위권 안에 무려 8개의 차종을 진입시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과시했다.
2009년 자동차 ‘왕중왕’은 단연 ‘쏘나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자료(1월1일~10월31일 기준)에 따르면, ‘NF쏘나타’는 8만2109대(배기량 모델별 총합), 9월 출시된 ‘YF쏘나타’는 2만7423대 팔려나가 총 10만953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 모델은 2.0으로 10만9324대가 팔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NF 2.4 모델과 YF 2.4 모델의 판매실적은 각각 187대, 21대에 그쳤다.
쏘나타는 한때 ‘소(牛)나 타는 차’ 취급을 받았다. 쏘나타는 1985년 10월 출시된 ‘소나타’와 핏줄이 같다. 현대차의 2000cc급 승용차의 대표 격이던 ‘스텔라’의 최고급 모델로 출시됐다. 그러나 당시 중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대우의 ‘로얄’ 시리즈에 밀렸고, 결국 2년 만에 단종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후 현대차는 이름부터 ‘쏘나타’로 바꾸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국내 중형차 최초로 앞바퀴 굴림방식을 채택하고 유선형 디자인을 뽑아내기 위해 실내공간을 재배치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부터 인기 차종으로 급부상했으며, 그 상승세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쏘나타Ⅰ, Ⅱ, Ⅲ, EF쏘나타를 이은 5세대 ‘NF쏘나타’는 지난해 12만3208대가 팔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에 올랐다. 올 들어선 판매가 다소 주춤했지만, 그 뒤를 이은 ‘YF쏘나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베스트셀러’의 위용을 다시금 확인했다.
쏘나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이유는 뭘까.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노하우와 오랜 기간 쌓인 브랜드 파워가 어우러져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신뢰가 다시 제품 혁신 의지를 불러일으켜 업그레이된 기술과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면에서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차량 관리도 쉽게 할 수 있도록 ‘YF쏘나타’에 ‘큐비스’(CUbiS·Car Ubiquitous System)를 도입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큐비스’는 차량 곳곳의 시스템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주유소 등에서는 무선으로 서버와 연동해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유비쿼터스 시스템. ‘내 차가 스스로 고장을 감지해 알려주고, 엔진오일이나 소모품들의 교환 시기도 알아서 체크해주면 좋겠다’는 운전자들의 바람을 현실화한 것이다.
‘아반떼’ HD 시리즈도 ‘쏘나타’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렸다. 10월까지 9만1570대(베스트 모델 1.6은 8만7826대)가 팔려나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 8만7579대를 뛰어넘었다. 기아의 경차 ‘모닝’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10월까지 8만4900대가 팔려 월평균 8000대라는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인 것. 그랜저 TG도 꾸준한 판매세(6만4732대)를 이어갔으며, 기아의 ‘포르테’ 또한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판매대수(4만3072대)가 늘었다.
각각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의 경쟁자인 르노삼성의 ‘SM3’ ‘SM5’ ‘SM7’ 역시 고군분투했다. SM 시리즈는 모두 9만6360대가 팔려 ‘현대 3형제’와 어느 정도 경쟁구도를 유지했다. 지난 9월 자동차 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 인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선 고객만족도 면에서 ‘쏘나타’ ‘그랜저’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의 틈바구니에서 힘겨워하는 GM대우는 ‘라세티’ 프리미어의 선전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지난해엔 2200여 대 판매에 그쳤으나 올해는 3만4423대를 팔았다. 승용차 전체로는 10월까지 95만885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82만4647대)보다 16.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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