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4

2009.12.08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강남J비뇨기과 홀렙 수술법·KTP 레이저, 부작용 적어 인기

  • 유두진 주간동아 프리랜서 기자 tttfocus@naver.com

    입력2009-12-03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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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최신 레이저인 홀뮴레이저를 이용해 홀렙수술을 하는 강남J비뇨기과 박천진 원장.

    성인 전립선의 크기는 보통 가로 4cm, 세로 3cm, 높이 3cm 정도다. 무게는 약 20g으로 큰 호두알만 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은 조금씩 비대해진다. 그러다 전립선의 무게가 30g이 넘을 만큼 커지면 요도를 압박하는 전립선비대증이 생긴다. 비대증 환자의 전립선 크기는 최근 들어 날로 커지는 추세.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육식 위주의 서구화한 식생활,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를 든다. 약물치료가 전립선의 크기나 질환의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증세 완화에는 효과가 있으나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조직이 오히려 커질 위험이 있다는 것.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 현실에서, 오랜 기간의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라면 수술치료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수술 치료는 개복(開腹)을 통한 전립선 절제술, 그리고 전기전립선 분쇄칼을 내시경을 통해 요도에 넣은 뒤 커진 조직을 도려내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이 행해져왔다. 그러나 기술이 진보하면서 이 같은 전통적 수술법보다 부작용이 적고 시행이 간편한 이른바 ‘덜 침습적인 수술’ 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Tip 참조). 이 중 최근 가장 각광받는 수술법이 홀렙(HoLEP·홀뮴 레이저 전립선종 적출) 시술과 KTP(광선택적 전립선 기화) 레이저 시술이다.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간단, 무혈, 정확한 KTP 레이저 시술

    전립선질환 치료로 유명한 서울 강남J비뇨기과 박천진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을 통해 비대한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전통적 수술법들은 조직 제거에 따른 출혈과 통증, 그리고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불편함 등이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박 원장이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레이저 시술을 도입한 것도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레이저 시술은 말 그대로 전립선에 레이저를 쪼여 요도를 막고 있는 전립선 조직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의 초기 레이저 치료에 사용하던 NdYAG(앤디야그) 레이저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갖고 있었다. 우리 몸의 조직은 대부분 물로 구성됐는데, NdYAG는 물에 흡수되는 특성이 있어 불필요한 조직에까지 레이저가 깊숙이 작용했던 것. 또한 저출력 방식이라 레이저의 파워가 약해 불필요한 조직을 제대로 기화시키지 못했다. 결국 전립선 조직에 레이저를 쪼이면 주변의 정상 조직이 타거나 붓는 불편이 발생했다. 그래서 시술 후 부어오른 전립선 때문에 2주 이상 소변줄을 지니고 요양을 하기도 했다.

    박 원장의 강남J비뇨기과는 이런 기존 레이저 시술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보다 진보한 레이저 시술인 KTP 레이저 기법을 2004년에 도입했다. 아시아에선 세 번째. 그 후 KTP 레이저는 대학병원을 포함한 국내 각 병원으로 대중화됐다. 지금은 이 시술에 보험도 적용되는 상황이다.

    KTP 레이저는 기존 NdYAG 레이저에 비해 새로운 특성과 장점이 있다. 우선 레이저가 정상 조직에 침투되지 않는다는 점. KTP 레이저는 조직에 침투하는 두께가 1~2mm에 불과해 주변의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시술 후에 전립선이 붓거나 주변 조직에 열이 가해져 통증이 생길 위험이 매우 적다. 또 KTP 레이저는 물보다 혈관에 1만 배 정도 흡수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혈관 내 혈액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방식이다 보니 시술 중이나 후에 출혈이 거의 없다.

    파워가 강력한 고출력 방식이라 비대해진 전립선만 정확하게 표적으로 삼아 태워 없앨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레이저가 정상 조직을 훼손하지 않고 출혈을 최소화한다 해도 조직을 태워 없애는 속도가 느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KTP 레이저는 고출력 방식이기 때문에 전립선 조직을 신속하게 기화해 없앨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이후 단시간 내에 바로 소변을 볼 수 있으며, 심한 경우가 아니면 시술 후 소변줄을 달고 있을 필요가 없다. 박 원장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KTP 레이저가 활성화되면서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KTP 레이저는 시술이 간편하며 작은 크기의 조직을 제거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TP 레이저도 전립선 조직이 엄청나게 비대해진 경우에는 한계를 보이는 게 사실. 그런데 최근 국내에 소개된 레이저 치료법인 ‘홀렙 시술’은 아무리 큰 전립선 비대 조직도 한 번에 재발 가능성 없이 들어낸다.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홀렙 시술은 KTP 레이저 시술보다 한층 진보된 기법으로, 전문가 중에는 향후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이 시술을 꼽는 이가 많다.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그림1> 전통적인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그림2> KTP 레이저 수술 <그림3> 홀렙(HoLEP) 전립선비대증 수술법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깔끔, 간편, 재발 없는 치료술 홀렙

    2007년 중순 배뇨에 이상을 느껴 비뇨기과를 찾은 이병기(가명·60) 씨.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은 이씨는 최근까지 약물로 전립선 크기를 줄여보려 노력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전립선이 무려 100g이 넘을 만큼 크다 보니 선뜻 수술을 선택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일반적인 전립선 제거수술법인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나 기존 레이저 시술의 경우 이처럼 큰 조직을 제거하는 데 무리가 따르기 때문. 이 경우 일부 조직만 제거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게 되는데, 제거되지 않은 조직이 다시 활성화돼 전립선비대증을 재발시킬 위험이 크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비대한 조직을 완전히 도려내야 하지만, 지금껏 이를 가능케 한 유일한 방법은 개복 수술뿐이었다. 재발 위험 때문에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을 선택하기도, 그렇다고 전신마취를 하고 배를 가르는 수술을 선택하기도 힘들었던 이씨는 결국 수술을 포기한 채 약물치료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씨의 고민은 홀렙 시술 덕분에 해결됐다. 내시경 시술만으로도 개복 수술과 비견될 만한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특수 레이저로 불필요한 조직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재발 위험이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이씨는 홀렙 시술을 통해 100g이 넘는 전립선 중 비대해진 부분을 완전히 제거했다. 그리고 시술 이틀 후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최근 홀렙 시술이 각광받는 것은 이씨의 사례에서 보듯 거대해진 전립선 조직의 완전한 제거와 개복하지 않는 안전한 시술법 때문이다. 배를 가르지 않고 어떻게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완전히 분리, 제거할 수 있을까. 이는 홀뮴(Holmium)이라는 특수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 피막(전립선을 싸는 맨 밖의 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 사이를 분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나 기존의 레이저 방식은 요도를 통해 기구를 삽입한 후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조직을 뜯어내거나 기화시키는 방식이었다(그림1, 2 참조). 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이럴 경우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힘들고, 100g 이상 전립선이 비대해진 경우 조직이 남아 재발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홀렙은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전립선 피막을 경계로 분리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그림3 참조)

    쉽게 말해 기존의 수술 방식은 수박을 숟가락으로 파먹던 식(수박 속을 완전히 걷어내기 힘들다)이나, 홀렙은 귤껍질을 완전히 벗겨내 알맹이를 통째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전립선 피막 자체는 혈관이 없는 무혈면(無血面)이므로 이 부분을 잘 벗겨내면 출혈 없이 시술할 수 있는데, 바로 이 피막을 박리하는 기술이 홀렙 시술의 핵심이다. 그리고 홀뮴 레이저의 경우 조직 침투 깊이가 0.4m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술 후 부종이나 조직 응고 등의 위험이 적고 출혈 시 지혈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박천진 원장은 “과거 수술법들은 심장질환으로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 때문에 수술이 어려웠던 반면, 홀렙은 지혈효과가 뛰어나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복용자도 시술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신 홀뮴레이저로 재발 없이 잡는다
    전립선암 발견도 가능

    홀렙 시술의 또 다른 장점은 제거된 전립선 조직을 확보할 수 있어 전립선암을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림3에서 보듯 홀렙 시술로 제거한 전립선비대 조직은 일시적으로 방광에 모아둔다. 이후 분쇄기로 조직을 잘게 조각내 몸 밖으로 빼내는데 이렇게 하면 조직검사를 할 수 있어 시술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전립선암을 발견하기가 쉬워진다. 우리보다 먼저 홀렙 시술을 시작한 의료 선진국에선 이런 식으로 발견한 전립선암의 비율이 전체 수술 환자의 5~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암 발생률을 감안할 때 결코 무시 못할 수치. 기존의 레이저 시술이 전립선 조직을 태우거나 기화시킴으로써 조직을 얻을 수 없었던 것과는 눈에 띄게 대조되는 대목.

    홀렙 시술은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시행돼 효과가 입증됐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여름쯤에야 도입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 홀렙 시술이 가능한 병원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국립의료원 등 대형병원 10여 곳에 불과하다. 개인병원으로는 강남J비뇨기과 등에서 시술하고 있다.

    홀렙의 국내 도입이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시술 기술 습득이 까다로워 아무나 할 수 없는 범주에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술 방법이 어려운 데 반해 시술받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출혈도 거의 없는 데다 시술 후 당일 혹은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고 빠른 시간 내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따라서 홀렙 시술은 해부학적 발생 원인에 근거한 가장 이상적인 내시경 시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비뇨기과에서 홀뮴 레이저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외에 요관 및 신장결석이나 방광결석, 전립선결석 등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Tips

    ‘최소 침습적’ 수술법들

    전립선비대증의 수술 치료에서 개복수술 같은 전통적 수술법이나 KTP 레이저, 홀렙 등과 같은 덜 침습적인 시술법보다 시행하기 간편하고 부담이 적은 치료법이 있다. 일명 ‘최소 침습적 치료법’. 주로 비대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는 이 치료법에는 내시경을 통해 전립선에 침을 찌른 후 방사주파를 쪼여 선종을 작아지게 하는 ‘경요도 침조작술’, 극초단파를 발생시키는 안테나를 전립선 요도에 설치한 후 열을 발생시켜 선종을 작아지게 하는 ‘경요도 극초단파 고온치료’ 등이 있다. 비대해진 선종세포를 죽게 만드는 무수 알코올(물이 포함되지 않은 완전 알코올)을 전립선 조직 내부에 직접 주사하는 ‘전립선 에탄올 주사요법’, 전립선비대증으로 좁아진 요도에 부목(副木)을 삽입함으로써 요도압박 해소효과를 노리는 ‘전립선 내 부목법’도 최소 침습적 치료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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