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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매거진D’- 대한전공의협의회 공동기획 전국 병원 수련환경 평가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전공의 3063명 설문조사 결과…PA가 의사만 가능한 처치나 약 처방, 수술까지 직접 해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 병실 앞을 지나가는 의료진. 전국 종합병원 대부분에는 전담간호사라 부르는
PA(Physician Assistant)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utterstock]

서울시내 한 유명 종합병원 입원 병동. 그곳엔 의사도 아니고 간호사도 아닌 모호한 신분의 의료진이 있다. 이른바 전담간호사라 부르는 ‘PA’(Physician Assistant·의사보조인력)다. 간호사자격증을 갖고 있으면서 의사 대신 환자를 상대로 간단한 처치나 처방을 하는 것은 물론, 의사의 처방을 가끔 바꾸는 구실도 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한 지방 대학병원 응급실에도 PA가 근무한다. 그는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를 초진한 뒤 교수에게 보고하고 그 교수의 아이디(ID)로 처방까지 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PA가 의사 대신 수술을 집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명백한 불법 의료행위다. 해당 병원 측은 의사와 전공의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병원 경영상 비용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같은 불법 의료행위를 일삼는 PA를 고용한 병원은 얼마나 될까.



전공의 성추행  ·  폭력 병원 대부분서 자행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일부 전담간호사는 의사를 대신해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스포츠 동아]

동아일보 디지털미디어 ‘매거진D’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공동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121개 수련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응답자 3063명, 응답률 20%)를 실시했다.



고려대 통계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비교분석 대상으로 선별한 66개 병원 가운데 PA를 고용하지 않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또 모든 병원에서 PA가 의사만 할 수 있는 처치나 약 처방을 직접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분석 대상 66개 병원 가운데 52개에서 PA가 의사 대신 수술을 직접 집도한 것을 봤다는 응답자가 나왔다. 특히 유경험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Y병원(41.7%)이었고 뒤이어 K병원(24.1%), E병원(22.2%), S병원(21.7%) 순이었다.

전공의 수가 500명 이상인 초대형 종합병원으로 이른바 ‘빅5’라 부르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제외한 나머지 4곳에서 PA가 의사 대신 수술을 집도하는 것을 봤다는 응답자가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병원 대부분에서 전공의를 상대로 한 성추행이나 폭력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대상 병원에서 교수 또는 상급 전공의에게 언어 · 신체적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31.2%나 됐다. 전공의 10명 중 3명 이상이 폭력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유경험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A병원으로 절반 이상(58.6%)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B병원(57.9%)과 C병원(54.8%), D병원(50%) 등에서도 폭력 유경험자가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폭력 경험자가 없는 병원은 없었다.

‘교수 또는 상급 전공의에게 불쾌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6개 병원 중 57개에서 236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8.1%에 해당한다.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보다는 적지만, 상당수 병원에서 성추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동훈 대전협회장은 “전공의들이 근로기준법이 무색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데다 의료계에 과거 도제식 구습과 타성이 남아 있어 성추행과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며 “이런 현상이 사라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그리고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련환경 1위 가톨릭중앙, 만족도 1위 서울아산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그렇다면 국내 병원 가운데 전공의 수련환경이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전공의 수를 기준으로 나눈 병원 규모별 비교분석 결과 ‘빅5’ 중에서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전공의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표 참조) 이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순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종합병원(전공의 수 200~499명) 중에서는 건국대병원, 중소형 종합병원(100~199명)은 단국대병원, 소형 종합병원(100명 미만)은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수련환경은 전공의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급여, 수당, 담당 환자 수 등 객관적 지표와 성희롱이나 성추행 경험, 언어·신체적 폭력 경험, PA의 불법 의료행위 유무 등 업무환경을 주요 항목으로 평가했다. 수련환경 평가지표에 대한 전공의들의 주관적 평가를 수치화한 ‘수련환경 만족도’ 조사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빅5 중 1위를 차지했다.

중대형 종합병원 중에서는 부산대병원, 중소형 종합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소형 종합병원은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소속 전공의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평가와 만족도 조사는 전공의가 주로 근무하는 응급실과 입원실 등 해당 병원의 의료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 회장은 “전공의만큼 병원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면서 “병원에 대한 외부의 평가보다 내부 전공의의 평가가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부회장과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임인석 중앙대 교수, 대전협 이사진, 고려대 통계연구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전공의 수련환경조사 평가위원회’에서 문항별 가중치를 조정해 조사 신뢰도를 높였다.



전공의 인당 환자  ·  월급 가장 많은 곳은?전공의 한 사람이 한 번에 담당하는 환자는 몇 명이나 될까. 인턴을 제외한 전공의 1~4년 차는 평균 14~16명을 담당해 병원 규모나 연차에 따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환자를 돌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인당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광주기독병원으로 28.3명이었다. 전북 전주 예수병원이 22.1명으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가천길병원 19.2명, 순천향대천안병원 18.7명, 순천향대서울병원 18.3명 순이었다. 전공의 인당 환자 수가 많으면 그만큼 전공의의 업무 부담이나 환자 상태 관리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

급여 수준은 실제 수령액을 기준으로 월평균 320만 원 선이었다. 수련 연차별로 보면 인턴 316.29만 원, 전공의 1년 차 328.65만 원, 2년 차 322.85만 원, 3년 차 321.06만 원, 4년 차 324.03만 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급여는 오르지만 그만큼 근무시간이 줄어든 데 따라 수당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종합병원인 ‘빅5’가 349.97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대형 종합병원 310.57만 원, 중소형 종합병원 311.62만 원, 소형 종합병원 310.89만 원으로 조사됐다. ‘빅5’ 중에는 서울대병원이 359.57만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아산병원 351.94만 원, 삼성서울병원 349.27만 원, 가톨릭중앙의료원 349만 원, 신촌세브란스병원 334.5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병원별 지급 방식과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가 연차별로 동일하지 않아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공의 특별법’ 주당 80시간 대책 시급

‘빅5’ 등 66개 병원 PA(의사보조인력) 불법 의료행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 지난해 12월 23일자로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전공의의 법정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으로 제한됐다.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정부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 특별법)을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자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 과연 전공의 특별법이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수련 연차별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인턴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114.21시간에 달했다. 이어 전공의 1년 차 102.27시간, 2년 차 92.86시간, 3년 차 81.97시간, 4년 차 70.63시간 등으로 대부분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턴의 경우 일주일(168시간)에 114시간 넘게 근무한다는 것은 수면과 휴식시간을 다 합쳐도 일주일에 54시간, 하루 평균 8시간을 채 못 쉰다는 뜻이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병원 규모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빅5’ 병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95.79시간인 반면, 소형 종합병원은 87.57시간으로 8시간 넘게 차이가 났다.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환자 수가 많은 데다 인력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규모와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가장 긴 곳은 주당 112.72시간으로 조사된 가천대길병원이었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05시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평균 근무시간이 가장 짧은 곳은 주당 69.75시간인 대동병원이었다







주간동아 2017.04.05 1082호 (p30~32)

  • 엄상현 디지털미디어팀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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