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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책,싫어도 읽어라! 05

책으로 아이들 생각 키워주기, ‘책따세’ 아십니까?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책으로 아이들 생각 키워주기, ‘책따세’ 아십니까?

책으로 아이들 생각 키워주기, ‘책따세’ 아십니까?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까. ‘읽기 교육’을 시작할 때 많은 부모가 부딪히는 고민거리다. 수많은 단체와 교육기관에서 ‘권장도서 목록’을 발표하지만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www.readread.or.kr·이하 책따세)의 추천도서 목록은 그중에서 믿음직스럽기로 정평이 나 있다.

‘책따세’는 1998년 청소년 독서교육을 고민하는 현직 중·고교 교사 7명이 만든 모임. 11년이 흐르는 동안 초등학교 교사·학부모·일반인에게까지 문호를 넓혔지만, 주축은 여전히 중·고교 국어교사들이다. 이들은 각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 도서를 찾아 읽은 뒤, 토론을 통해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창립 이래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금요일 토론 모임을 열어왔다.

노동절이던 5월1일 오후 7시에도 서울 서교동 ‘책따세 푸른도서관’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20여 명의 회원이 모여들었다. 30여 년간 국어교사로 일하다 3년 전 명예퇴직한 박윤주(61) 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해주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금요일 오후 시간을 반납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교사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 토론 … 저작권 ‘선물’ 운동도

‘책따세’ 교사들은 한 번 모임에 참가할 때마다 2만원씩 회비를 낸다. ‘책따세’ 이름으로 발간한 책(‘책따세와 함께하는 독서교육’ 등)의 인세도 고스란히 ‘책따세’에 기부한다.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추문을 피하기 위해서다. 2007년 10월 문을 연 ‘책따세 푸른도서관’은 이렇게 모인 자체 기금으로 운영하는 곳. 교실 2개를 붙인 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회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책으로 아이들 생각 키워주기, ‘책따세’ 아십니까?
‘책따세’ 대표인 허병두(48)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는 “이 자리에는 전교조 교사와 교총 교사가 함께 있다. 우리 아이들을 ‘읽고 쓰고 생각하고 느끼는 걸 즐기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교사들이 나이나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책따세’는 좋은 책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읽기를 기반으로 한 문화운동도 벌인다. 저작권을 뜻하는 단어 ‘카피라이트(copyright)’를 새롭게 만든 ‘카피기프트(copy gift)’ 운동, 일명 ‘저작권 공개’ 운동이다. 저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전자책 형태로 인터넷에 공개하자는 이 운동은 1984년 시작된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과는 다소 다르다. ‘카피레프트’는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도록 하자는 뜻을 담고 있지만, ‘카피기프트’는 저작권을 소유한 저자와 출판사의 자발적 동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저자와 출판사가 자발적으로 책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한다면 책을 사 읽을 형편이 안 되는 산간벽지나 오지의 청소년도 독서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게 이 운동의 출발점이다.

‘책따세’는 가장 먼저 직접 발간한 책을 인터넷에 공개했고, 한비야 이인식 홍세화 표정훈 등 많은 저자에게서 동의를 받아 이들의 저작물도 ‘책따세’ 홈페이지에 올렸다. 허 대표는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는 소설과 시를 통해 위로를 얻고, 친구가 결혼하면 축시를 써주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독자투고를 기고하며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글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다 가르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9.05.19 686호 (p27~27)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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