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7

2008.12.30

방학이 걱정스런 ‘워킹맘’

  • 김소희 nancysohee@hanmail.net

    입력2008-12-22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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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추워지고 기말고사가 끝나면 겨울방학이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신나겠지만 일하는 엄마의 마음은 무겁다. 특히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방학 동안 아이의 생활 때문에 걱정이 많다.

    방학에는 아이가 점심밥과 저녁밥까지도 알아서 해결해야 할 때가 많다. 형제라도 있으면 배달음식이라도 시켜 먹을 수 있지만 외동이라면 혼자 밥 챙겨 먹는 게 쉽지 않다. 엄마가 김밥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사먹으라고 돈을 주더라도 부지런한 아이가 아니면 쥐어준 돈을 쓰지 않고 굶어버린다.

    게다가 최근 문제가 된 김밥 속 재료에 대한 뉴스는 더 큰 걱정거리를 안겨줬다. 아이들의 주요 간식거리인 김밥에 문제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일 수 있을까. 엄마가 신경 쓰지 않으면 점심은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가 될 게 뻔하다. 가끔 식당에서 어린아이 혼자 밥 먹으러 와서 주문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기특하면서도 매일 저렇겠지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작은아이 친구도 그런 처지다. 필자는 때때로 그 아이를 불러 우리 아이와 점심을 같이 먹인다. 물론 매일 먹이기는 힘들다. 한사코 사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학원에 가는 날이면 간식을 배로 싸주고 나눠 먹으라고 한다. 물론 그 아이도 분식집에서 순대, 떡볶이, 튀김 같은 음식을 사온다.

    또 평일에 박물관이나 미술관 체험활동을 하게 되면 그 친구를 함께 데리고 간다. 단, 체험활동을 떠나기 전 엄마와 같이 가는 우리 아이에게 이것저것 사달라고 조르지 말 것을 약속받는다. 엄마와 같이 못 가는 친구가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학이 걱정스런 ‘워킹맘’
    대신 주말에는 그 친구의 엄마가 우리 아이를 데리고 학원에 간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작은아이 친구는 이때 가장 기뻐한다고 한다. 활짝 웃는 그 아이를 보면 내 마음도 편해진다. 자신이 받은 것처럼 엄마에게 부탁해 우리 아이와 간식과 음료를 나눠 먹는다.

    엄마가 일을 하면 으레 ‘왕따’당하고 그 아이들은 놀 친구도 없이 방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남의 아이도 내 아이처럼 마음 쓰이게 마련이다. 그때마다 마음 가는 대로 엄마가 돌봐줄 수 없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일하는 엄마의 걱정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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