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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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강물처럼 흐르면 이분법 사고의 정치 사라질 것

  • 현택수 고려대 교수·사회학

    입력2007-10-31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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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동아’의 다양한 기사 가운데 정치기사 중심으로 정치 읽기를 시작해보자. 608호는 ‘Zoom Up’ 사진기사에서 출발한다. 사진은 국정감사 첫날부터 욕설과 몸싸움을 벌이는 국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로가 서로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국회의원들이 나라 살림에 대한 감사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상대 당의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눈을 부라리고 목소리를 높이며 몸싸움을 하는 것이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혼탁해지는 진흙탕 선거전 모습과 우리 국회,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잘 담아낸 이번 사진은 여러 의미를 던져준다.

    이어서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세금탈루 의혹 기사가 실렸다. 과연 김경준 씨는 대선 물줄기를 바꿀 만한 비리를 폭로할까? 김씨의 귀국을 놓고 말이 많은 가운데 현재 여야 대치정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한 기사로 왜 ‘Zoom Up’에 국회의원 몸싸움 사진이 실려야 했는지를 설명한다.

    ‘건달정부’ ‘노빠’ 등 참여정부 5년간 우리 사회에서 생성되고 유포됐던 각종 신조어에 대한 사회면의 세태 기사도 본질적으로 정치 기사였다. 특히 ‘놈현스럽다’ ‘노빠’ 같은 대통령 관련 신조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식을 풍자적으로 나타내는 정치문화 현상이다.

    한때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하거나 ‘변태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온 적이 있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에서 이런 표현들을 못마땅해하고 이런 현상을 저지하려고 한다면 이는 새로운 권위주의 의식을 드러내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상상력이 강물처럼 흐르면 이분법 사고의 정치 사라질 것
    경직된 사고와 편견으로 대치정국을 이끌고 있는 정치인들이 눈여겨볼 기사는 바로 커버스토리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는 인문학적, 예술적 감수성과 상상력이 요구된다. 정치권처럼 경직된 사고로는 미래 선진사회의 도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인재가 정치권에 많다면 현재 같은 이분법적 사고에 의한 대치정국도 사라질 것이다.

    현택수 고려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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