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3

2007.09.18

‘발상의 전환’이 돈 버는 지름길

  • 장일 부동산 컨설턴트 jis1029@naver.com

    입력2007-09-12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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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만 해도 회사원 K(37)씨는 내 집 마련이 막막한 상태였다. 돈이라고는 전세금 5500만원과 청약통장 등 예금 1500만원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알뜰히 돈을 모아도 오르는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청약저축으로 작은 평수의 주공 아파트 물량을 분양받으려 해도 순위가 한참 늦고, 기존 주택을 사려 해도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수도권 외곽의 재개발 주택과 강원도 토지를 소유한 K씨는 희망찬 삶을 살고 있다. 총 9000만원의 자금을 마련해 절반은 재개발 지분을 전세 끼고 매입했고, 나머지 반은 중장기 토지에 투자한 것.

    그가 투자를 결행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늘 ‘돈이 없어’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돈을 깔고 앉았던 것이었다. K씨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조언을 처음에는 거북해했지만, 숙고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처가살이를 결정하자, 전세금이 종자돈으로 변했다. 그리고 모자라는 돈 2000만원은 부모와 형제에게 빌렸다.

    오늘날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을 쫓아가서는 승산이 없다.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 종자돈을 마련할 때까지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투자는 돈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은 부동산 투자 대상이나 방법이 달라짐을 의미할 뿐, 부동산 투자 자체를 결정짓는 요인이 결코 아니다.



    외곽 지역 부동산 소액투자 얼마든 가능

    부동산 투자를 망설이는 진짜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둑을 둬야 하는 순간에 오목을 두려 하기 때문이다. 소액 투자는 바둑처럼 변과 귀에서 출발해 중원으로 나아가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오목은 중앙에서 시작하면 ‘백전백패’하기 쉽다.

    또한 시행착오나 과정 없이 ‘한 방에’ 좋은 지역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처럼 집값이 많이 오른 시점에서는 장기적인 계획 아래 작은 집부터 출발하는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의 지혜가 필요하다.

    오산 재건축 예정 지역의 빌라 매입을 망설이다 놓친 S씨의 경우는 바로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한다.

    미혼 여성인 S씨는 전세 6000만원짜리 원룸에서 혼자 살았다. 그에게 젊은 나이에 6000만원짜리 돈다발을 깔고 편히 살 필요가 없다면서, 전세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짜리로 옮기거나 결혼한 언니 집에 얹혀살면서 5000만원의 투자금을 마련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쉽게 결심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는 고객을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산의 재건축 빌라는 대지지분이 많아 납부할 청산금 없이도 109㎡(33평형)의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었다. 이 빌라는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그로부터 두 달 뒤 ‘동탄2 신도시’ 발표로 가치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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