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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위조 쓰나미연예계 “나 떨고 있니”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학력 위조 쓰나미연예계 “나 떨고 있니”

학력 위조 쓰나미연예계 “나 떨고 있니”
“대표님, 안심하세요. 전 졸업증명서 챙겨놨어요. 포털사이트에도 확인해보니 정확히 맞아요. 긴장 푸세요.”

최근 모 연예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소속사 연예인에게서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다소 뜬금없는 듯한 이 메시지는 요즘 문화계, 특히 연예계를 휘몰아치는 연예인 학력위조 논란과 무관치 않다.

10여 명의 배우들이 속해 있는 한 중견 매니지먼트사 실장들은 소속 연예인들의 학력이 혹시 잘못 기재됐는지, 포털사이트 인명란에 틀리게 게재됐는지를 확인하고 직접 전화해 고치느라 분주하다. 행여 누군가의 제보나 언론사 검증작업에서 틀린 부분이 확인되면 뒷감당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기획사의 한 실장은 “이번에 학력위조로 걸리면 연예인이나 기획사가 입을 손해는 병역비리나 마약비리처럼 엄청난 후유증이 예고된다. 사전에 예방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연예인들의 학력위조 문제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연예계는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발칵 뒤집혔다. 사실로 드러난 연예인만 줄잡아 10명. 대부분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 충격은 더하다.

문제가 되기는 연예인 개인만이 아니다.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이나 작품을 만드는 방송사, 영화사, 매니지먼트사에까지 부정적 파장이 미치기 때문에 불안감은 전체 연예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강석은 연세대 졸업 학력위조 문제가 드러난 뒤, 23년째 진행하는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에서 눈물을 쏟으며 사과방송을 했다. MBC 라디오국은 방송 진행자들의 학력위조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자체 점검을 시작했다. 또 다른 MC 학력위조 문제가 생기면 그동안 사랑받았던 방송사의 간판 MC가 하차할 수도 있고 방송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타격 우려 전전긍긍… 소리 없이 자체 검증도

가을 개봉을 앞두고 막바지 촬영 중인 한 영화 제작사 프로듀서는 주인공 남녀 배우들의 학력위조 문제가 없는지 배우들에게 조심스럽게 확인작업을 마쳤다. 개봉 시기에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영화가 망할 수도 있기 때문.

포털사이트 인물란은 언론사 학력위조 검증의 실마리가 되는 탓에 쏠리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한 포털사이트 인물란 담당자는 “하루에도 수차례 연예 관계자들에게서 수정 요청이 들어온다”고 하소연했다.

연예인들 자신도 조바심을 내기는 마찬가지다. 한 중견 가수는 “우리 때는 학력에 대한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가수 활동을 하는 데 실력이 우선이었지 학력으로 인기를 얻고 성공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기자는 “차라리 과거에 솔직하게 고졸이라고 밝힌 것이 이제 와서 보니 후련하다”며 “사실 주변의 어떤 연예인이 어디를 나왔는지에 무관심한 분야가 바로 이 동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개인을 파탄으로까지 내모는 ‘학력위조’ 논란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관계자도 많다. SBS 한 고위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학력을 속인 공인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력위조 연예인들이 학력을 이용해 방송활동이나 연예활동에 이득을 취했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실력으로 승부해온 많은 연예인들에게 이제 와서 마녀사냥식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 영화감독도 “많은 연예인이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고 당당하게 활동하는 긍정적인 모습도 조명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30대 중반의 한 남자 연예인은 “차라리 학력위조를 했지만 말할 용기가 없어 불안해하는 연예인들에게 자수 기간을 주고 이들을 감싸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아쉬워했다. 많은 연예계 관계자는 지금 이 시간에도 마약이나 병역비리만큼 불어나는 ‘학력위조 검증 쓰나미’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주간동아 602호 (p84~85)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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