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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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들 위해 멍석 깔아드릴게요”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7-08-22 1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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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예술가들 위해 멍석 깔아드릴게요”
    ‘고성방가’ ‘내부공사’ ‘이구동성’ ‘중구난방’.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서 8월14일부터 시작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이름들이다. 고성방가는 음악, 내부공사는 미술전시, 이구동성은 무대예술, 중구난방은 거리예술 축제를 뜻한다.

    이 축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인디와 언더그라운드, 비주류 등 기성 예술계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키워온 자신들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축제 공간은 비록 소극장, 라이브 클럽, 카페, 갤러리, 길거리지만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이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 축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축제를 총괄하는 축제감독 오성화(34) 씨의 설명이다.

    “축제는 예술가들이 자기 안에 분출하고 싶은 어떤 욕구가 있을 때 젊은 날의 치기라고 무시하지 않고 자신만의 표현방식으로 분출하도록 도와주는 방패막이자 울타리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 있어? 지금 저지르지 않고는 못 참을 것 같아? 그럼 해봐’라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거죠. 그 다음에 뭘 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오씨는 “이 축제는 ‘예술 생태계’나 다름없다”면서 “젊은 예술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축제를 통해 성장하고 풍성해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쁘고 즐겁다”고 말한다.



    축제 규모는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1998년에만 해도 축제에 참여한 단체는 84개에 불과했고, 관람객도 4~5만명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참가한 단체는 330개에 이른다.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 단체들도 참여했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최대 18만명 정도.

    오씨는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 축제 규모가 굉장히 커졌다. 이제 시작점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가와 대중의 만남에 치중하다 보니 예술가들 사이의 소통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 올해는 예술가들끼리 소통하고 서로 창작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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